주간동아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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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초생활수급자에서 20억 자산 일군 ‘단타 천재’ 대학생 원정연

100만 원 종잣돈으로 5년 만에… ‘나는 기계다’ 생각 후 수익 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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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7-2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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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생 대학생 원정연 씨는 종잣돈 100만 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5년 만에 20억 원 수익을 낸 ‘단타 천재’다. 2020년 처음으로 참가한 실전투자대회 100리그에서 수익률 1만1870%를 기록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본명보다 닉네임 ‘만쥬’로 더 유명하다. 대학을 휴학하고 현재 전업투자자 길에 들어선 그의 주무기는 전문 트레이더도 하기 어렵다는 초단기투자 ‘스캘핑’과 ‘짝꿍매매’다. 이른 나이에 주식투자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7월 15일 원 씨를 만나 주식투자 스토리를 들었다.

    그에게 주식투자를 시작한 계기를 물으니 “초등학생 때까지 서울 강남에 살며 풍족하게 지냈는데,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집이 쫄딱 망했다”면서 “중학생 때부터 알바를 하다보니 지치고 힘들었고 몸을 쓰지 않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 논현동에서 초교를 다니던 그는 4학년 즈음 집이 부유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 무렵 어머니에게 용돈을 받아쓰고 싶다며 5만 원만 달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매일 5만 원씩 주셨을 정도다. 원 씨는 한 달 용돈 5만 원을 말한 것이지만 어머니는 큰돈을 써보면 나중에 자라서 돈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하루 5만 원씩 주셨다고 한다.

    주식투자로 20억 자산 일군 원정연 씨. [지호영 기자]

    주식투자로 20억 자산 일군 원정연 씨. [지호영 기자]

    스무 살에 주식투자 시작

    이후 학교 갈 차비조차 없을 정도로 집안 사정이 안 좋아졌다. 중학교 입학 무렵에는 동생과 함께 보육원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원 씨는 중학생 때부터 알바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맥도날드에서 일해 번 돈으로 고시원에서 지냈다. 이때부터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매달 20만 원 정도의 생계비와 의료급여도 받았다.

    그는 생활을 유지하려고 쉼 없이 알바를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원 씨는 “고3 무렵 좋은 대학에 가서 과외를 하면 몸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며 “목표는 서울대였지만 열세 살에 손 놓은 공부를 고3이 돼서야 다시 시작하려니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대입에 좌절한 그는 다음 해 다시 도전해 건국대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목표했던 서울대는 아니지만 ‘인서울’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해서도 생활은 딱히 바뀌지 않았다. 서울대나 서울 상위권 대학생이 아니었기에 과외 자리를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예전처럼 알바를 하며 대학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인생의 전환점이 된 포스터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3만 원을 준다는 광고였다.

    원 씨는 “당시 3만 원은 나에게 큰돈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3만 원을 받았다”며 “그 돈으로 주식을 샀는데 초심자의 행운인지 몇천 원이 벌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주식을 잘하면 알바로 버는 돈만큼은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주식투자를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무 살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그는 단기투자를 주무기로 투자해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서 벗어났다. 그뿐 아니라 20억 원이라는 자산도 갖게 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만의 투자 철학을 담은 ‘원칙으로 수익 내는 단타의 기술’도 출간했다.

    투자 초기에는 어떤 방식으로 투자했나.

    “당시 위험한 매매를 많이 했다. 상한가 갔다가 다음 날 고점 대비 20~30%씩 떨어진 종목에 겁 없이 투자했다. 심지어 전 재산 100만 원에 레버리지를 사용해 500만 원까지 ‘미수 몰빵’도 했다. 100만 원이 50만 원까지 줄면 신용카드 대출이나 친구에게 빌려서 50만 원을 채워 넣기 일쑤였다. 그러다 350만 원까지 손실이 났다. 당시 재수 시절 은행에서 받은 대출까지 있어서 빚이 1500만 원 가까이 됐다.”

    일지와 영상으로 매매 과정 체크

    이후 투자전략을 어떻게 바꿨나.

    “매달 꾸준히 수익이 나는 투자자들은 어떤 식으로 매매하는지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찾아봤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매매하는지, 나와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게 됐다. 더불어 매일 매매일지를 썼다. 매매일지를 쓰다 보니 내가 하는 매매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매매 과정을 전부 녹화해두고 장이 끝난 뒤 다시 돌려보는 일도 매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하는 매매를 다시 체크하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당시 본인의 매매 단점은 무엇이었나.

    “제때 손절매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10만 원, 20만 원에서 손실을 확정했으면 되는데, 빌린 돈을 걱정하느라 50만 원, 100만 원까지 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심리적 이유였다. 이후에는 감정을 없애고 ‘나는 기계다’라고 생각하면서 매매할 때 정한 손절과 익절 기준을 칼같이 지키려 했다.”

    언제부터 수익이 발생했나.

    “6개월 후부터는 적은 금액이지만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매매일지를 쓰고 매매 영상을 복기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또한 당시 코로나19 사태 이후라 유동성이 넘쳐나 시장이 무척 좋았다. 운도 따랐다.”

    현재까지 총 얼마 정도 수익을 냈나.

    “지난해 말까지 대략 20억 원가량이다.”

    하루에 2억2000만 원까지 수익을 냈다고 하던데.

    “지난해 이차전지 섹터가 상한가 근처까지 갔다가 하락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인 날이 있었다. 그날 2억2000만 원 정도 수익을 냈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장은 5년 가까이 투자하면서 그날 하루밖에 없었다. 대부분은 한 달에 몇천만 원 정도 수익을 낸다.”

    다양한 매매를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추천하는 매매법이 있나.

    “내가 주력으로 하는 짝꿍매매, 상따, 스캘핑은 위험한 매매법이다. 이런 매매법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나도 휴대전화로 이런 초단타매매를 하라고 하면 수익을 낼 자신이 없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재료가 있거나 실적이 좋은 저평가 종목을 중장기적으로 매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력인 짝꿍매매는 어떤 매매 방법인가.

    “이슈 테마에서 대장주가 상한가를 갈 때 2등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원전 테마에는 대장주 한전산업과 2등주 우리기술이 있다. 원전 테마가 강한 날 대장주 한전산업이 상한가까지 강하게 올라가면 2등주 우리기술도 따라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우리기술을 매수한다. 한전산업이 상한가에 들어간 후에는 우리기술이 짧으면 2~3분, 길면 5분 정도 더 올라가는데 이때 1~2분 시점부터 분할 매도를 시작해 길어도 5분 내로 2등주를 전량 매도한다. 2등주가 대장주를 따라 올라가는 이유는 대장주를 못 산 사람들이 ‘2등주라도 사야지’ 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종목 선택 시 고려하는 부분이 있나.

    “한 번에 몇천만 원, 많으면 억 단위로 매수하는데, 이 정도 들어갈 물량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외에 다른 특별한 기준은 없다.”

    투자 금액 규모가 궁금하다.

    “단타 이용 자금은 1억 원 정도다. 나머지 돈은 부동산이나 자동차,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했다.”

    익절과 손절 기준이 있나.

    “내가 생각한 대로 주가가 올라 기대만큼 수익이 나면 그때부터 분할 매도한다. 다만 정해진 퍼센트는 없고 매매 방법마다, 자리마다 기준이 다르다. 짝꿍매매의 경우 대장주가 크게 오르거나 상한가를 치는 순간에 2등주를 매수하는데, 만약 대장주가 상승하지 못하고 빠지면 바로 손절한다.”

    2022년 약세장에서도 수익을 냈나.

    “2022년 초부터 4월까지는 수익이 괜찮았다. 단타는 큰 거래대금과 큰 변동성이 필요한데, 당시 금리인상이 막 시작돼 유동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종목에는 거래대금이 크게 들어오기도 했다. 2022년

    5월부터 거래대금이 마르고 시장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연말까지 매달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5월 하락장이 오자마자 그동안 벌었던 수익의 90%가량을 빼서 대출금을 갚고 자동차를 사 손실 규모는 작았다. 결론적으로 그해에도 손실보다 수익이 많았다. 어렸을 때 경험했던 가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욕심 안 부리고 돈을 빼서 대출금을 갚았는데 그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된 것 같다.”

    수익금은 어떻게 관리하나.

    “단타 수익금은 대부분 출금해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처음에는 전세대출 2억 원 정도를 갚았다. 지난해에는 부동산시장에도 기회가 왔다 싶어 인천 청라에 아파트를 구입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처라 생각해 투자하고 있다.”

    전업 트레이더는 생각보다 리스크 커

    전업투자를 시작한 이후 일과는 어떤가.

    “일찍 일어나서 밤사이 이슈를 살펴보고, 암호화폐나 원자재 흐름도 확인한다. 장이 개장하기 전 관심 종목을 정리한 뒤 매매를 진행한다. 보통 오전 9시부터, 늦으면 오후 6시까지 매매한다. 다만 시장이 안 좋을 때는 오전 10시나 11시쯤 매매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장이 마감하면 술 한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투자 영상을 보면서 오늘 매매를 복기한다.”

    중장기투자를 해볼 계획이 있나.

    “2022년 미국 주식에 중장기투자했다가 한 달도 안 돼 팔아버렸다. 단타 위주로 하다 보니 수익이 날 때 챙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만약 2022년처럼 긴 하락장이 와서 지수가 저점인 시기가 오면 그땐 10년 이상도 바라보는 장기투자를 해볼 생각이다.”

    전업 트레이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솔직히 말하면 전업 트레이더는 안 하는 게 좋다. 현실은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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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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