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천명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전통 산업에 접목하고, 제조업 설비를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는 등 산업 전반을 일신하자는 게 뼈대다. 증기기관으로 상징되는 인류 첫 산업혁명과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 및 자동화 기술 중심의 3차 산업혁명에 이은 4차 산업혁명 구상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담론이 나온 지 10년이 채 안 된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챗GPT 쇼크는 정보기술(IT) 산업에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했음을 알렸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IT 각 영역이 각개 약진하는 분위기였다. 챗GPT 등장은 서로 다른 디지털 기술이 한데 통합돼 발전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인공지능(AI)도 세부 목적에 따라 맞춤형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챗GPT를 가능케 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AI는 대규모 멀티모달모델(LMM) 형태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임바디드(embodied) AI를 토대로 AI는 이제 현실 세계에 물리적 실체까지 갖게 됐다. AI와 산업의 가장 큰 접점은 최근 대두한 대규모 행동모델(LAM)이다. LAM은 로봇, 자동차 같은 장비를 실제 가동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 AI 강화학습 모델이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업처럼 AI가 기계에 본격적으로 접목되면 자동화를 넘어선 ‘지능화’가 기대된다. 매개변수가 LLM에 비해 적은 소규모 언어모델(sLM)의 발전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 드론처럼 콤팩트한 디지털 장비에 적합한 sLM은 온 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모든 디지털 장비에 AI가 탑재되는 날이 머잖은 것이다.
이 같은 AI의 발전은 5차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AI에 의해 새로운 디지털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산업의 디지털화였다. 이에 비해 5차 산업혁명은 AI를 매개로 현실과 가상,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계가 무너지는 혁신을 의미한다.
AI 보편화는 컴퓨터의 등장에 비견될 정도로 혁명적이다. 지금이야 엄청나게 발전해 간과하기 쉽지만, 컴퓨터는 말 그대로 계산하는 장치에 불과하다. 인간이 미리 입력했거나 인터넷을 통해 내리는 실시간 지시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하는 게 본질적 역할이다. 반면 AI는 컴퓨터를 비롯한 여느 IT와 달리 인간처럼 홀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췄다. 5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은 미래에 AI는 명령을 일방적으로 수행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과 협업하는 능동적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공개한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 [일론 머스크 엑스(X)]
IT 기술적 특이점 알린 챗GPT 쇼크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회장은 2015년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경영, 기술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미래 디지털 혁명이 인류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에 관해 ‘포린 어페어스’에 연쇄 기고했다. 이듬해 다보스포럼은 아예 ‘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로 열려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4차 산업혁명 담론의 핵심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 덕에 모든 산업이 자동화·지능화되고 각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전통 산업 경계가 흐릿해졌고, 각 기업은 생존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모색했다.4차 산업혁명 담론이 나온 지 10년이 채 안 된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챗GPT 쇼크는 정보기술(IT) 산업에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했음을 알렸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IT 각 영역이 각개 약진하는 분위기였다. 챗GPT 등장은 서로 다른 디지털 기술이 한데 통합돼 발전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인공지능(AI)도 세부 목적에 따라 맞춤형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챗GPT를 가능케 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AI는 대규모 멀티모달모델(LMM) 형태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임바디드(embodied) AI를 토대로 AI는 이제 현실 세계에 물리적 실체까지 갖게 됐다. AI와 산업의 가장 큰 접점은 최근 대두한 대규모 행동모델(LAM)이다. LAM은 로봇, 자동차 같은 장비를 실제 가동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 AI 강화학습 모델이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업처럼 AI가 기계에 본격적으로 접목되면 자동화를 넘어선 ‘지능화’가 기대된다. 매개변수가 LLM에 비해 적은 소규모 언어모델(sLM)의 발전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 드론처럼 콤팩트한 디지털 장비에 적합한 sLM은 온 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모든 디지털 장비에 AI가 탑재되는 날이 머잖은 것이다.
AI, 아날로그-디지털 경계 허물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볼리’. [삼성전자 제공]
AI 보편화는 컴퓨터의 등장에 비견될 정도로 혁명적이다. 지금이야 엄청나게 발전해 간과하기 쉽지만, 컴퓨터는 말 그대로 계산하는 장치에 불과하다. 인간이 미리 입력했거나 인터넷을 통해 내리는 실시간 지시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하는 게 본질적 역할이다. 반면 AI는 컴퓨터를 비롯한 여느 IT와 달리 인간처럼 홀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췄다. 5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은 미래에 AI는 명령을 일방적으로 수행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과 협업하는 능동적 파트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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