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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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릴레이 인터뷰 ❷

이상대 | 서광성결교회 목사 “대형교회 병 고쳐야 한국 교회가 산다”

100~200명 작은 교회 많아져야…‘이명증서’ 운동으로 교계 정화할 것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7-05-30 16: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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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한국 교회, 특히 일부 목회자가 ‘대형교회 병’에 걸렸다. 목회의 내실보다 외형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 교회가 외형은 커 보이지만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신도 100명 이하인 교회가 전체 90%이다.”

    5월 24일 만난 이상대 서광성결교회(서울 은평구) 목사(사진)는 “한국 교회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신도가 100~200명인 작은 교회가 많아져야 한다”며 “목사는 목사답게, 교회는 교회다워져야 기독교계가 사회적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래목회포럼 대표로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 준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 단체가 많다. 서로 흩어져 마음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데,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만이라도 교계가 연합해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했다. 지난해 9월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눈에 띄는 행사를 열었다. 전 세계 석학을 초청해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이 일어난 원인이 무엇인가’ ‘결국 가톨릭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어떻게 반성해야 하는가’ 등을 논의했다. 기독교계도 올해 포럼이나 각종 행사를 통해 스스로 반성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진정한 의미는.
    “본질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서 본질이란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고 루터가 세상을 향해 외친 것이다. 지금 우리는 ‘교회가 새롭게 바뀌었는가’ ‘오직 성경대로 됐는가’라는 물음에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결국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존재의 이유, 구원의 문제, 삶의 문제가 제대로 해석되지 않았다. 초대 교회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진정한 의미 아니겠나.”

    ▼몸소 정직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종교개혁 운동은 영적 갱신인 동시에 생활 갱신을 뜻한다. 야고보서에 따르면 ‘행하면 믿음이요, 행하지 않으면 죽음’이라 했다. 삶의 모습이 달라지지 않으면 종교개혁 운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올해는 나부터 정직운동을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거짓말 때문에 오늘날 교회가 안팎으로 위기에 빠진 것이다. 가장 작은 일을 실천하는 것이지만 가장 큰 변화를 부를 수
    있다.”

    ▼한국 교회 위기의 본질과 해결책은.
    “교회는 예수가 흘린 피 위에 희생과 거룩함으로 세워진 곳이다. 피는 생명이며, 생명은 움직이고 움직이면서 성장한다. 한국 교회는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개신교세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목회자가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워낙 이름이 알려진 대형교회가 많다 보니 겉으로는 커 보이지만 교회의 90%가 신도 100명 이하인 데다 교회 취급도 받지 못한다. 신도 100~200명의 작은 교회, 건강한 교회가 활성화돼야 한국 교회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작은 교회의 장점은 무엇인가.
    “신도가 적으면 목회자는 교인 모두에게 눈을 맞추고 영성을 제대로 돌볼 수 있다. 하지만 신도가 500명이 넘어가면 의도와 상관없이 자칫 목회가 아니라 ‘비즈니스’가 될 수도 있다.”

    ▼계층과 빈부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힘 있고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내주고 양보해야 한다. 능력이 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기부를 더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기 수준에 맞춰 기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성경주의이며 초대 교회의 모습이다.”

    ▼매월 1일 아침 금식기도회를 갖는다고.

    “벌써 10여 년 됐는데, 우리 교회에서는 매월 1일 아침 ‘금식(禁食)기도회’를 연다. 이를 통해 통일에 대비하는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돈이 통일을 여는 일에 귀중하게 쓰이기를 기도하고
    있다.”

    ▼성령에 지배받는 목회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있고, 하나님이 하는 것이 있다. 내 생각과 머리로 하는 목회는 한계가 있다. 하나님이 주는 힘으로 하는 목회가 곧 성령의 은혜를 받는 것이다. 또 교회는 성도들이 찾아왔을 때 즐거워야 한다. 교회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누가 또 나오려 하겠는가. 즐거운 목회를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 



    ▼‘이명증서’ 운동은 무엇인가.
    “‘이명(移名)증서’란 교인이 교회를 옮길 때 이전 교회에서 직분과 이명 이유 등을 표시해 발급하는 문서다. 교회를 옮기면서 구두로 내가 장로였다고 하면 장로가 되고, 목사였다고 하면 목사가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근거도 없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이명증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새로 오는 신도가 3분의 1로 줄었다. 예수를 모르던 사람과 2년 이상 다니다 안 다닌 사람만 그냥 올 수 있고 기존 교회에서 세례교인 이상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겐 반드시 이명증서를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신도를 더 품어야 좋은 것 아닌가.
    “일부 신도는 교회를 쇼핑하듯 옮겨 다닌다. 한국 교회는 이런 전입 성장을 통해 오늘날 같은 모습이 됐다. 전입 성장은 하나님의 나라로 볼 때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인원이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큰 교회가 나타나면 주변 작은 교회는 다 죽어버린다. 이명증서 운동이 확산되면 한국 교회도 굉장히 투명해질 것이다. 신도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920년대 우리나라에서 어느 살인사건이 있었는데 정황도 증거도 없고 증인만 있었다. 그런데 당시 판사가 재판 중에 ‘저 증인이 어느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니 그것은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그 증인이 바로 그리스도인이었다. 그만큼 신뢰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목사가 목사다워지고, 교회가 교회다워지면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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