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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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코너링, 아버지는 리피팅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6-12-23 17: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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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출두 이후 한 달 보름 만에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12월 22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 대부분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느냐는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의 질문에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횡령 및 탈세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그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거의 모든 질문에 부인(否認)만 반복하는 우 전 수석의 태도에 한 누리꾼은 “민정수석이 최순실을 몰랐다니 차라리 물고기가 물을 몰랐다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 듯”이라며 지탄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용자는 “아들은 신들린 코너링 실력을 자랑하고 아버지는 모르쇠 리피팅(repeating) 실력이 대단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이를 지켜보던 김성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이 자리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다. 나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청문회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박 대통령을 존경하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존경한다. 대통령이 항상 내게 하신 말씀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진정성을 믿었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행동을 몇 번 더 하면 대한민국이 망할 판”이라며 우 전 수석의 답변을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박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하는 우병우의 발언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저 질문을 한 의원이다. 우병우를 어렵게 국정감사장에 부른 만큼 흔들기 식 질문보다 국회의원들이 확실한 사실을 준비해 증인을 압박했으면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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