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이 좋지 않은데, 그냥 둬도 괜찮을까요.”
6개월 전 필자의 추천으로 A펀드에 가입한 B씨의 말이다. 실제로 이 펀드의 수익률은 -6%. 6개월 동안 매월 20만 원씩 120만 원을 부었으니, B씨는 당시 7만2000원을 잃은 셈이었다. 그런데 A펀드에 가입할 당시에도 해당 펀드는 직전 3개월 수익률이 -3%였다. 그럼에도 가입 후 수익률이 더 나빠지자 고객은 필자에게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을 내비쳤다. A펀드는 소비재 중심의 성장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 내수시장 침체와 경기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이슈로 중국과 갈등이 불거지자 내림세가 더욱 심해졌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 하지만 나는 B씨에게 펀드를 계속 유지할 것을 권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A펀드를 처음 시작할 때 B씨와 필자가 세운 목표는 기대수익률 연 5% 이상, 3년 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펀드 외 B씨가 보유한 2개의 펀드를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A펀드를 지금 당장 해지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A펀드는 상황을 길게 내다봐야 할 상품이다. 바꿔 말하면 종목 교체를 자주하지 않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즉 펀드에 담아놓은 종목(개별 주식)을 쉽게 팔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래를 자주 하면 거래 수수료 등 부가비용이 발생하고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교체한 종목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도 없다. 모든 것은 분석에 의한 예측일 뿐이다. 어쨌든 B씨가 소유한 3개 펀드의 총투자수익률은 -2%였다.
또한 오랜 세월 수많은 협약으로 다져진 세계경제의 근간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공고한 믿음은 앞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에서도 입증됐다. 결국 투자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분다 해도 일정의 공고함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외부 변수가 다양해질수록 투자자가 확신을 얻기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렇다면 한 치 앞도 모르는 투자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투자 자세를 지녀야 할까.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성격이 매우 급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오늘 투자한 돈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불안해한다. 그러니 기다림이 필요한 장기투자는 어렵다. 또 이런 유형은 대체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여 주로 주식에 직접투자하고 거래 회전율도 높은 편이다. 심지어 하루 수십 번 거래하는 초단타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당일치기 매매 등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쩌다 지인의 부탁으로 장기 저축성 금융상품에 가입해도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중도 해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오르내리는 수익률에 늘 집중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탐욕과 공포’의 이중적 투자심리의 지배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사람은 거래 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인 증권사에서 VIP 대접을 받는다. 증권사는 이런 유형의 사람(수익률과 상관없이 거래 회전율이 높은 경우)을 위해 거래 수수료를 할인하는 식의 특별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편 이 유형의 사람은 관심이 재테크에 쏠린 나머지 자칫 본업이나 직장에 소홀할 수 있다. 또한 돈을 불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돈을 쓰는 데도 인색하다. 재정문제를 배우자와 잘 상의하지 않으며 재정컨설턴트의 말 역시 듣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는 재테크에 무심한 사람이다. 대체로 돈 관리를 배우자에게 맡기지만 손해 보는 것은 싫어한다. 물론 돈이 불어나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다 보니 주로 원금보장형 상품을 좋아하고, 그 결과 돈이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 어쩌다 가입한 적립식 주식형 펀드가 조금만 손해나도 금세 중단해버린다. 하지만 대체로 해약은 하지 않는다. 원금이 회복되기를 막연히 기대하면서 그저 방치해둔다. 주변 사람을 따라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이 많이 몰려 가격이 비쌀 때 투자를 시작하고 가격이 떨어져 중단할 때 같이 그만둔다. 그러니 수익이 날 리가 없다.
이 유형의 사람은 대체로 장기저축 또는 장기투자상품을 선호한다. 장기투자를 할수록 위험은 줄어들고, 복리와 절세 효과를 통해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어 마음도 편하다. 금융회사, 특히 은행과 보험사는 이런 고객을 좋아한다. 잘 따지지 않는 데다, 자기가 가입한 상품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으니 고객 민원에 시달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로 본업에 충실하고, 돈을 쓰는 데도 인색하지 않다. 재정컨설턴트에게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받기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더 선호한다.
결국 우리가 닮아야 하는 유형은 바로 세 번째다. 현 직업에 충실하되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대체로 1년마다)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경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유형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필자의 고객 중에도 ‘머니데이’(필자가 임의대로 붙인 말로, 1년에 한 번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날)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현 수익률이 -6%인 펀드 때문에 필자에게 전화를 건 B씨는 세 번째 유형에 속한다. 스스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전문가를 일하게 만든다. 변동성 장세에서 협력과 조언만큼 중요한 항목도 없다.
6개월 전 필자의 추천으로 A펀드에 가입한 B씨의 말이다. 실제로 이 펀드의 수익률은 -6%. 6개월 동안 매월 20만 원씩 120만 원을 부었으니, B씨는 당시 7만2000원을 잃은 셈이었다. 그런데 A펀드에 가입할 당시에도 해당 펀드는 직전 3개월 수익률이 -3%였다. 그럼에도 가입 후 수익률이 더 나빠지자 고객은 필자에게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을 내비쳤다. A펀드는 소비재 중심의 성장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 내수시장 침체와 경기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이슈로 중국과 갈등이 불거지자 내림세가 더욱 심해졌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 하지만 나는 B씨에게 펀드를 계속 유지할 것을 권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A펀드를 처음 시작할 때 B씨와 필자가 세운 목표는 기대수익률 연 5% 이상, 3년 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펀드 외 B씨가 보유한 2개의 펀드를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A펀드를 지금 당장 해지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A펀드는 상황을 길게 내다봐야 할 상품이다. 바꿔 말하면 종목 교체를 자주하지 않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즉 펀드에 담아놓은 종목(개별 주식)을 쉽게 팔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래를 자주 하면 거래 수수료 등 부가비용이 발생하고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교체한 종목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도 없다. 모든 것은 분석에 의한 예측일 뿐이다. 어쨌든 B씨가 소유한 3개 펀드의 총투자수익률은 -2%였다.
조급함이 투자를 망친다
얼마 전 치른 미국 대통령선거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우리 경제와 연관성이 큰 일본 엔화가 2% 이상 폭등하고, 금값도 수직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하루 만에 평정을 되찾았다. 차기 대통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기조가 선거 전과 비교해 다소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 후 당선인의 태도가 변할 것이란 예측은 결코 새삼스럽지 않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과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건 분명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세월 수많은 협약으로 다져진 세계경제의 근간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공고한 믿음은 앞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에서도 입증됐다. 결국 투자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분다 해도 일정의 공고함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외부 변수가 다양해질수록 투자자가 확신을 얻기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렇다면 한 치 앞도 모르는 투자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투자 자세를 지녀야 할까.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성격이 매우 급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오늘 투자한 돈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불안해한다. 그러니 기다림이 필요한 장기투자는 어렵다. 또 이런 유형은 대체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여 주로 주식에 직접투자하고 거래 회전율도 높은 편이다. 심지어 하루 수십 번 거래하는 초단타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당일치기 매매 등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쩌다 지인의 부탁으로 장기 저축성 금융상품에 가입해도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중도 해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오르내리는 수익률에 늘 집중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탐욕과 공포’의 이중적 투자심리의 지배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사람은 거래 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인 증권사에서 VIP 대접을 받는다. 증권사는 이런 유형의 사람(수익률과 상관없이 거래 회전율이 높은 경우)을 위해 거래 수수료를 할인하는 식의 특별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편 이 유형의 사람은 관심이 재테크에 쏠린 나머지 자칫 본업이나 직장에 소홀할 수 있다. 또한 돈을 불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돈을 쓰는 데도 인색하다. 재정문제를 배우자와 잘 상의하지 않으며 재정컨설턴트의 말 역시 듣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는 재테크에 무심한 사람이다. 대체로 돈 관리를 배우자에게 맡기지만 손해 보는 것은 싫어한다. 물론 돈이 불어나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다 보니 주로 원금보장형 상품을 좋아하고, 그 결과 돈이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 어쩌다 가입한 적립식 주식형 펀드가 조금만 손해나도 금세 중단해버린다. 하지만 대체로 해약은 하지 않는다. 원금이 회복되기를 막연히 기대하면서 그저 방치해둔다. 주변 사람을 따라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이 많이 몰려 가격이 비쌀 때 투자를 시작하고 가격이 떨어져 중단할 때 같이 그만둔다. 그러니 수익이 날 리가 없다.
이 유형의 사람은 대체로 장기저축 또는 장기투자상품을 선호한다. 장기투자를 할수록 위험은 줄어들고, 복리와 절세 효과를 통해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어 마음도 편하다. 금융회사, 특히 은행과 보험사는 이런 고객을 좋아한다. 잘 따지지 않는 데다, 자기가 가입한 상품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으니 고객 민원에 시달릴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로 본업에 충실하고, 돈을 쓰는 데도 인색하지 않다. 재정컨설턴트에게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받기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더 선호한다.
본업에 충실하되 투자 궁금증 충만해야
세 번째는 위 두 가지 유형의 중간쯤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직장생활이나 직업에 충실하며 필요한 소비에 한해서는 결코 인색하지 않다. 투자성향도 중간쯤에 속한다. 주식에 직접투자하기보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하지만, 어쩌다 직접투자를 하게 되면 오랫동안 유지한다. 재정문제를 상담받을 때도 부부가 함께 오거나 혼자 오더라도 배우자와 상의한 후 최종 결론을 내린다. 금융회사는 이런 고객에게 가장 많이 신경 쓴다. 경제환경이나 투자시장이 급변할 때마다 “내 돈이 어떻게 됐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를 물어보기 때문이다.결국 우리가 닮아야 하는 유형은 바로 세 번째다. 현 직업에 충실하되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대체로 1년마다)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경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유형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필자의 고객 중에도 ‘머니데이’(필자가 임의대로 붙인 말로, 1년에 한 번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날)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현 수익률이 -6%인 펀드 때문에 필자에게 전화를 건 B씨는 세 번째 유형에 속한다. 스스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전문가를 일하게 만든다. 변동성 장세에서 협력과 조언만큼 중요한 항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