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것은 학생이 소유한 지식의 폭과 깊이다. 교과서와 EBS 교재에 매달려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했다면 자칫 지적 호기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입시 준비에 바빠도 독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동영상에는 왜 독서가 핵심 평가 요소인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관련된 독서를 하고 스스로 사고의 폭을 넓힌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찾으려는 인재상이다.”
즉 ‘공부→독서→사고력’으로 이어지는 학생의 지적 성장 과정을 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은 교과서와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더 깊게 탐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넓고 깊게 공부하는 최선의 방법은 독서다.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이를 다양한 활동과 연계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다.
독서활동은 대학뿐 아니라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 입시에서도 중시된다. 독서활동을 통해 학생의 관심사부터 자기주도적 학습 성향, 지적 수준까지 두루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눈에 띄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기보다 전공적합성을 감안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공계 학생은 수학이나 과학책, 인문계 학생은 인문 관련 책만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되 전공과 연관된 부분이나 소재에 주목해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신선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독서 후 자신의 변화를 기록하라
독서활동을 동아리활동이나 교내 논문대회, 프로젝트 탐구활동 같은 교과·비교과활동과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전공적합성뿐 아니라 진정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자기소개서, 논술시험, 심층면접까지 감안해 독서전략을 세우면 좋다.독서와 가장 쉽게 연계할 수 있는 활동이 토론이다. 목표하는 전공이 비슷한 학생끼리 토론 동아리를 만들어 책을 읽고 발제와 토론을 통해 생각을 교환하면 자연히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상대 의견을 듣고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면 대학 심층면접에도 대비할 수 있다.
어떤 책을 읽었느냐보다 독서를 하게 된 동기와 독서 후 변화가 더 중요하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다른 활동으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소양을 키웠으며, 전공 분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기록된다면 금상첨화다.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한다.
독서와 연관된 교과의 성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전공 관련 독서 기록은 화려한데 정작 해당 교과 등급은 밑바닥 수준이라면 독서 내용의 진위를 의심받을 수 있다. 교내상 수상이 제한된 상태에서 학교마다 독서활동을 장려하는 추세다. 수험생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략적으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