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웅감독원장이 1월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원장은 1월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전날 ‘채권단 설명회’에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등이 빠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채권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내각에 대한 내용이 빠지면서 분노한 일부 채권단 관계자는 발표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 원장은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의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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