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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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 지속…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반등할까

SK하이닉스, 영업손실에도 AI 반도체 출하 증가로 실적 개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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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07-02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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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캠퍼스 전경.[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캠퍼스 전경.[뉴스1]

    “반도체 수요가 안 좋은 건 맞지만, 얼마나 안 좋은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2분기 실적 전망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감산을 얼마나 했는지도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요·공급량은 미지수다.”

    삼성전자 8200억 원 영업손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6월 29일 두 기업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한 말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완전히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자/흑자 여부부터 그 폭까지 예측이 제각각인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올해 1분기 바닥을 다졌으며 2분기부터 차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도 2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손실이 82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8200억 원은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올해 1분기 영업손실(6402억 원)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더불어 SK하이닉스도 2분기에 1분기와 거의 유사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삼성전자에 대해 가장 암울한 예측을 내놓은 증권사는 BNK투자증권이다(표1 참조).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3200억 원가량 낮춰 잡았다. 기존 5000억 원에서 8200억 원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지리라 예측한 것이다. 이유는 D램 이외 변수다. 이 연구원은 6월 19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D램 실적이 소폭 상향됐음에도 스마트폰 수요 악화 영향이 2분기에도 지속됨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연간 실적 전망도 하향

    다만 증권사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KB증권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5배 상회하는 9012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6월 23일 보고서를 통해 “D램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반도체 재고 감소가 시작돼 예상보다 빠른 원가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며 “특히 D램 출하 증가는 재고평가손실 축소로 이어져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추가 이익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도 삼성전자가 2분기 240억 원에서 4220억 원 사이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분기 조 단위 영업손실이 확실시된다(표2 참조). 6월 28일 금융정보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조124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달리 순수 반도체 사업만 영위하는 SK하이닉스의 특성상 반도체 경기악화에 따른 실적 충격이 배로 큰 것이다. 적자폭도 1분기(3조4023억 원)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흑자 전환이 어려울 뿐, AI 반도체 출하량이 늘면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5일 “(SK하이닉스의) 2분기 공격적인 판매 기조 속에서 고용량 DDR5(DDR D램의 5번째 업그레이드 버전) 판매 효과로 평균판매단가(ASP)는 우려와 달리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26일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연산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충북 청주시 반도체 공장 ‘M15’.[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충북 청주시 반도체 공장 ‘M15’.[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3).[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3).[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모두 2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하반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딘 탓에 실제 두 기업이 실적을 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더해진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27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902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4조4189억 원, 연초 7조9593억 원으로 예측됐던 것에 비하면 각각 7287억 원, 4조2691억 원 줄어든 수치다. 같은 날 4분기 컨센서스는 5조389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 또한 3개월 전(5조9930억 원)과 연초(9조2169억 원)에 비하면 각각 9541억 원, 4조1780억 원 급감한 수치다. 연 단위 영업이익 전망치도 크게 감소했다. 3개월 전과 연초에는 모두 올해 10조 단위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6월 27일에는 영업이익이 9조6006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6월 27일 2조2903억 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 전(2조306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초(5098억 원)에 비해서는 적자폭이 급격히 커졌다. 같은 날 기준 4분기는 1조1913억 원 영업손실이 전망됐다. 이 또한 3개월 전(1조1503억 원)과는 별 차이가 없으나 연초 4602억 원 흑자가 예상되던 것에 비하면 전망치가 확연히 낮아진 것이다. 연간 영업손실 전망치는 6월 27일 9조8971억 원으로 3개월 전(10조772억 원)보다 약간 늘었지만 연초(2조438억 원)보다는 줄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신고가 경신

    일각에서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가 특정 분야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 규모도 재고 감소를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예상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26일 보고서에서 “AI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재고 감소를 위해서는 전년 대비 비트그로스(생산량 증가율)가 -10%는 돼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5%, SK하이닉스는 -5.6% 정도로 보여 연내 D램 가격 반등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D램 가격은 1월 4달러대에서 3달러대로 곤두박질친 이후 아직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28일 기준 ‘DDR4 16GB 2G×8 3200’의 현물 평균 가격은 3.010달러다.

    그럼에도 두 기업 주가는 굳건하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모습이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순환형 산업이기에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반도체 산업이 최소 내년에는 상승 기류를 타리라는 예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자료|네이버 증권]

    [자료|네이버 증권]

    삼성전자 주가는 5월 26일(종가 기준) 7만 원을 돌파한 뒤 한 달 넘게 해당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그래프1 참조). 6월 29일에는 주가가 장중 7만34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7만27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5만 원대 주가를 기록하던 연초와 비교해 30% 이상 상승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연초 7만 원대에서 10만 원대로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그래프2 참조). 5월 25일 올해 처음 10만 원을 넘어선 SK하이닉스 주가는 6월 15일 장중 12만1100원을 터치하고 11만 원대에 안착했다.                                                                                                                                                                                    

    “투자자는 당장 아닌 내년 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더라도 주가 상승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 29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금 두 기업 주가가 상승한 건 눈앞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연말, 내년을 내다본 투자심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이어 “그렇다고 올해 ‘9만 전자’가 가능하냐고 하면 그 부분은 다른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사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투자자 중 반도체 수요가 안 좋다는 사실을 모르고 뛰어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보다 나빠지겠냐’는 생각으로 내년 반도체 경기에 투자한 것이기에 설령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주가가 내리거나 휘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 이사는 “또 AI 붐이 향후 반도체 수요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두고 봐야 아는 일이기에 그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큰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금리인하 사인까지 확실하게 준다면 아마 반도체주 투자자 이탈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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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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