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드 코로나’ 수혜주로 아이폰 부품 공급 업체들이 꼽히고 있다. [뉴스1]
12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이같이 말한 이후 중국과 홍콩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방역 완화를 요구한 전국적인 ‘백지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급선회한 것이다. 12월 7일에는 중국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가 ‘진일보된 코로나19 방역·통제 최적화에 관한 통지’를 통해 10개 항의 방역 최적화 조치를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감염자 발생에 따른 고위험 지역은 아파트 동과 층, 가구 단위로만 지정하고 이를 임의로 확대하거나 임시 봉쇄 조치 등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로 상시적인 PCR 검사도 실시하지 않는다. 중국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것이다.
홍콩H지수 한 달간 15.8% 상승
중국 증시는 코로나19 방역을 유연화하는 조치를 내놓은 11월 11일부터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다. 11월 11일부터 12월 7일까지 상하이지수는 5.2%, 선전종합지수는 5.9% 상승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50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같은 기간 15.8% 올랐다.국내 증권가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전환하고, 리오프닝 수혜주 분석에 나섰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성장 방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방역 완화는 해외 수요 비율에서 중국이 7.5%를 차지하는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과 글로벌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여행 재개 시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점업체들의 매출 및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 측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아이폰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주를 주목하라고 권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아이폰 중국 시장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힘입어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15% 감소했지만 애플은 4%만 감소했다”며 “프리미엄 아이폰 모델 중심의 수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2023년 중순 이후 전면적인 리오프닝 정책을 시행한다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3년간 부진했던 중국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이에 아이폰 부품 공급 업체인 삼성전자, LG이노텍, 비에이치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방역 완화가 증시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리오프닝 테마에 집중해야 한다”며 “레스토랑, 여행, 면세점, 카지노 등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중화권 리오프닝 관련주로 레스토랑 부문에서 염 차이나 홀딩스와 지우마오지우, 여행 부문에서 트림닷컴, 숙박 부문에서 화주그룹과 상해금강국제호텔, 카지노 부문에서 샌즈차이나와 갤럭시엔터테인먼트 등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2023년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실적도 점차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향후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정책 수혜 대표주에 대한 투자도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리오프닝 관련주 이미 크게 올라
중국 증시가 리오프닝 수혜 기대감으로 상승한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향후 경기 회복 속도가 정책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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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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