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에게 환절기 반려동물 보양식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GETTYIMAGES]
반려동물만을 위한 성찬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바뀜에 따라 국내외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양적·질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반려동물 먹거리 시장은 ‘우리 아이’에게 기왕이면 더 좋은 것을 먹이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지난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CU)는 반려동물 전용 보양식을 출시했다. 정성 가득 한 그릇 3종(삼계탕·오리탕·북어탕)으로, 반려견이나 반려묘 모두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반려동물의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CU에서 반려동물 관련 용품 매출이 전년 상반기보다 48.7% 늘어난 게 제품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
SSG닷컴은 추석 전용 코너를 통해 반려동물 전용 삼계탕과 한우 쇠고기탕, 황태탕, 오리탕 등 보양식을 선보였다. 쿠팡도 지난여름 ‘로켓 펫스티벌 서머 한정특가’를 진행하면서 반려동물 보양식을 비롯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했다. 마켓컬리는 추석 명절 음식을 반려동물이 맛볼 수 있도록 반려견용 갈비탕과 전, 한과, 송편 세트를 출시했다. 사람이 먹는 메뉴 모양을 재료만 바꿔 재현했다. 2020년과 2021년 해당 선물 세트의 추석 연휴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579% 늘었다. 반려동물 보양식과 특별식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고급 재료도 아낌없이 사용
이외에도 반려동물 보양식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강아지용 삼계탕부터 전복 오리죽, 낙지 쇠고기죽, 북엇국, 오리와 황태를 넣은 보양식 육수, 장어탕, 고양이 전용 전복해신탕, ‘출산냥’을 위한 황태 쇠고기 육수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레토르트 제품은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운 후 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소 허파나 상어 연골처럼 사람조차 잘 먹어보지 못한 재료도 반려동물 간식과 보양식에 아낌없이 쓰인다.북엇국이나 닭죽처럼 사람이 먹는 메뉴 중 일부는 집에서 만들어 반려동물에게도 줄 수 있다. 말 그대로 정성스레 죽 쒀서 개나 고양이에게 주는 것이다. 마침 이렇게 날이 쌀쌀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에는 반려동물 건강도 걱정되게 마련이다. 반려동물 보양식도 기성품 말고 ‘집밥’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에게 반려동물 보양식을 만들 때 신경 써야 할 부분과 추천 메뉴를 물었다(상자기사 참조).
전문가에게 듣는 홈메이드 반려동물 보양식 꿀팁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동아일보DB]
집에서 반려견이나 반려묘 보양식을 만들 때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나요.
“전처리 과정이 중요합니다. 최대한 잘게 자르거나 분쇄해야 하고, 염분 및 유당기를 제거하는 게 중요하죠. 두부나 황태는 음식 만들기 하루 전 물에 담가 염분을 제거해야 하고, 특히 황태는 염분 제거 후 바짝 말려서 써야 합니다. 반려동물 전용 황태를 써도 되고요.”
사람 몸에는 좋지만, 반려견과 반려묘에게는 먹여서는 안 되는 재료가 있을까요.
“초콜릿의 경우 반려동물이 분해하지 못하는 독성이 있으니 먹여서는 안 됩니다. 양파, 포도, 밀가루 등 이스트 성분이 있는 재료도 피하세요. 레몬이나 라임은 반려견이 테니스공으로 착각해 가지고 놀다가 맛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영양가가 전혀 없고 특히 레몬의 산성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레몬의 소랄렌은 일정량 이상 섭취하면 문제가 됩니다. 이외에도 자몽, 감귤 등도 섭취에 주의해야 하는 재료들입니다.”
우리 집 반려동물이 날이 추워져서인지 몸이 안 좋아 보이는데, 만들거나 사서 먹일 만한 보양식 메뉴가 있을까요.
“바짝 말린 북어채를 이용한 요리, 닭가슴살을 이용한 요리를 소개해드릴게요. 두부의 염분을 빼고 끓는 물에 데친 후 식혀 믹서에 곱게 갈아 볼에 담고, 바짝 말린 북어채를 믹서에 곱게 갈아 두부 크림과 골고루 섞어주면 됩니다. 닭죽은 보양식으로 반려견, 반려묘 할 것 없이 기호도가 높은 자연식입니다. 닭을 요리할 때는 뼈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닭가슴살은 통째로 끓는 물에 넣어 익힌 후 큼직하게 썰어두세요. 그리고 애호박과 당근을 작게 다져 넣고, 으깬 쌀과 물을 넣은 다음 저으면서 뭉근히 끓입니다. 여기에 달걀을 풀어 마무리합니다.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과 글루코사민을 함유해 뼈와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