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렬 작가]
외할머니는 으름이 한국 바나나라고 알려주셨다. 군것질거리가 많지 않던 시기엔 맛있는 간식이었다고 한다. 처음 맛봤을 때 든 생각은 “바나나랑 전혀 다른데?”였다. 새하얀 과육은 씨가 무척 많고 달았다. 또 바나나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오늘 소개할 메뉴의 주인공이 으름이다. 시장에서 마주친다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말길. 쉽게 보기 어려운 과일이니 꼭 한 번 맛보길 권한다. 으름은 깊은 산속 개울이 흐르는 곳 근처에 서식하는 넝쿨식물의 열매다.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과일이며, 항염작용이 뛰어나 약재로도 쓰인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온몸의 12경락을 서로 통하게 해 ‘통초(通草)’라고도 한다.
으름을 체에 올려 으깨면 씨와 과육이 분리되고 크림처럼 부드러워진다. 이것으로 만든 ‘으름 팬케이크’와 ‘으름 우유’는 맛도 맛이지만 진귀한 음식을 먹는 듯한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조선시대 임금과 신하가 나눠 먹은 과일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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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 팬케이크
재료으름 5개, 밀가루 180g, 베이킹파우더 3작은술, 베이킹소다 약간, 백설탕 2큰술, 소금 한 꼬집, 달걀 2개, 우유 240㎖, 오일 2큰술, 버터 약간
만드는 방법
1 유리 볼에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베이킹소다, 백설탕, 소금을 체로 내린 다음 달걀, 우유, 오일을 넣어 잘 섞는다.
2 다른 볼에 체를 올리고 껍질을 깐 으름을 숟가락으로 으깨어 씨와 과육을 분리한다.
3 1번 내용물과 2번 으름 과육을 섞는다.
4 달군 팬을 약불에 올리고 오일을 살짝 뿌린다.
5 팬에 반죽을 올려 한 면당 2분가량 익힌다. 이때 버터를 조금씩 넣어 풍미를 더한다.
으름 우유(3병 분량)
재료으름 우유 베이스(으름 360g, 설탕 60g, 우유 150g), 토핑(으름 150g), 우유 750g
만드는 방법
1 껍질을 깐 으름 과육 360g을 체에 올려 숟가락으로 으깨어 씨와 과육을 분리한다.
2 설탕, 우유를 넣고 함께 간다.
3 토핑용 으름 150g을 잘게 다져서 준비한다.
4 유리병은 열탕 소독하고 병당 으름 우유 120g, 다진 으름 50g을 넣는다. 그리고 우유를 250g씩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