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냉면 가격이 평균 1만 원을 넘어서자 집에서 냉면 가정간편식(HMR)을 만들어 먹는 이가 늘고 있다.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인플레이션 여파로 서울 냉면 가격이 평균 1만 원을 넘어섰지만 ‘냉면러’들은 올해도 냉면 맛집을 찾아다니며 ‘도장깨기’가 한창이다. 살얼음 동동 떠 있는 시원한 육수와 메밀향 가득한 면이 어우러진 냉면 한 그릇을 즐기기 위해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서비스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냉면 가격은 1만269원으로 평균 1만 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9.87% 오른 가격이다. 냉면 한 그릇 값이 1만6000원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우래옥, 을밀대, 필동면옥 등 유명 냉면집은 이른 점심부터 대기 줄이 길다.
중독성 강한 평양냉면
서울 시내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뉴스1]
냉면은 크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나뉜다. 평양냉면은 뚝뚝 끊기는 메밀면을 시원한 육수에 말아 먹는 물냉면이고, 함흥냉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쫄깃한 면에 매운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 비빔냉면이다. 여름마다 냉면러들은 ‘슴슴(심심)한’ 평양냉면과 ‘매콤·달콤한’ 함흥냉면 맛에 대해 논쟁을 벌이곤 한다. 이때 등장하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맛집이 있다.
평양냉면 맛집 ‘을밀대’의 물냉면(왼쪽). 육향 가득한 육수 맛이 일품인 ‘우래옥’ 평양냉면. [동아DB]
평양냉면 정통 맛집으로는 서울 중구 우래옥과 필동면옥, 서울 마포구 을밀대가 대표적이다. 신흥 맛집은 서울 영등포구 정인면옥이다. 1946년 ‘서북관’이라는 이름으로 개업한 이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우래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집이다. 우래옥 냉면은 진한 한우 육수가 특징이다. 다른 평양냉면집에 비해 육수 맛이 간간해 평양냉면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냉면에 곁들여 나오는 참기름 향 솔솔 나는 겉절이도 별미다. 을밀대 냉면은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메밀에 녹말 전분을 섞어 면을 뽑아 다른 집에 비해 식감이 쫄깃하다. 육수는 양지머리, 사골, 채소를 오랜 시간 끓여 만든다. 육수 첫맛은 심심하지만 먹을수록 중독되는 맛이다. 같은 가격에 면과 육수를 더 주는 ‘양많이’와 얼음을 뺀 ‘거냉’은 메뉴판에는 없는 시크릿 메뉴다. 정인면옥은 여의도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는 평양냉면집이다. 정인면옥은 찰기가 있으면서 뚝뚝 끊기는 면발이 특징으로, 메밀 100%로 만든 ‘순면’도 맛볼 수 있다.
함흥냉면은 서울 강남구 경성면옥, 서울 중구 오장동 흥남집에서 즐길 수 있다. 경성면옥은 가는 면발과 달콤하면서도 개운하게 매운 양념이 어우러진 회냉면이 유명하다. 산낙지 한 마리가 들어가는 ‘산낙지냉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전복냉면’도 별미다. 오장동 흥남집의 대표 메뉴는 비빔냉면에 홍어회가 올라가는 ‘회비빔냉면’이다. 일반적인 함흥냉면과 달리 국물이 자작하게 고여 있고 간장으로 맛을 내 짭짤한 것이 특징이다.
집에서 즐기는 냉면 간편식 인기
취향에 맞게 매운맛을 조절해 즐길 수 있는 CJ제일제당의 ‘청양초 매운 물냉면’.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비싼 가격에도 냉면 인기가 치솟자 식품업계는 앞다퉈 냉면 가정간편식(HMR)을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매운맛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 ‘청양초 매운 물냉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스테디셀러인 ‘CJ 동치미 물냉면’의 면과 육수에 청양초 양념장을 넣어 취향에 맞게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밀의 구수한 풍미를 살린 풀무원식품의 ‘메밀냉면’. [사진 제공 · 풀무원]
풀무원식품은 메밀 함량을 늘려 구수한 풍미를 살리고 높은 압력으로 뽑아내 탄력 있는 면발이 특징인 신제품 ‘메밀냉면’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밀냉면’은 메밀을 83% 함유해 본연의 구수한 풍미를 극대화한 생면 HMR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