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영향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말에 7% 수준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ETTYIMAGES]
가처분소득 대비 월 상환액 비율 70% 육박
1월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0억6156만 원이다. 대출 기간은 30년, 비거치 원리금상환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까지 주담대를 받을 때 필요한 자기자본은 6억6925만 원이고, 대출금은 3억9231만 원이다. 매매 가격이 올해 말까지 유지되고, 대출금리가 7%까지 상승한다면 12월 기준 월 원리금상환액은 261만 원, 5.5%까지 상승할 때는 223만 원, 4%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187만 원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가 7%가 되면 4월과 비교했을 때 월 원리금상한액은 67만 원 상승하게 된다.면적별로 59㎡ 소형아파트는 평균 매매 가격이 9억4604만 원으로, LTV 상한까지 대출을 받으면 필요한 자기자본은 5억7683만 원, 대출금은 3억6921만 원이다. 매매 가격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대출금리가 7%까지 상승하면 월 원리금상환액은 246만 원, 5.5%까지 상승할 때는 210만 원, 4%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176만 원으로 전망된다.
서울지역 전용 84㎡ 중형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12억8582만 원으로 LTV 상한까지 대출 시 필요한 자기자본은 8억4866만 원, 대출금은 4억3716만 원이다. 마찬가지로 금리가 7%까지 오를 경우 월 원리금상환액은 291만 원으로 매달 내야 할 금액이 300만 원 가까이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21년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 가처분소득은 418만9000원인데, 가처분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 매입 시 주담대 월 상환액 비율은 전체 면적 아파트에서 금리 4%일 때 45%이지만, 금리가 7%까지 상승할 경우에는 62%로 평균 소득의 절반을 넘는다는 게 직방 측 설명이다. 특히 84㎡ 중형아파트에서는 69%로 계산돼 가처분소득의 70% 선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외 대출상품도 오를 듯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영끌족’의 원리금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GETTYIMAGES]
6월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4.33~6.88%로 최고 금리가 7%에 달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55~5.429%였다. 지난해 말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88~5.63%대였다. 6월 9일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기준금리가 2.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지금 형성돼 있는 기준금리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각 주요국이 물가상승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 시장금리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월 14~15일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하는 정례회의를 진행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0.75%p 금리인상이라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물가 폭등에 대비해 11년여 만에 7월과 9월 정책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보험사와 캐피털업계까지
초장기 주담대 확대
5월 하나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주담대 상품의 최장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5대 시중은행이 모두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보험사와 캐피털사까지 가세하며 초장기 주담대 도입이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하게 된다.주담대 상품의 상환 기간이 늘어나면 매달 갚을 상환액이 줄어 가계 부채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전체 대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총 이자액은 증가한다.
현대캐피탈은 6월 말 위험관리운영위원회에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리스크를 점검하고 주담대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5월, KB손해보험이 6월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 다른 주요 보험사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