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월 8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1만2000명 규모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팬클럽 운영자는 최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당면 과제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닷새 만에 두 자릿수 지지율
회원 수 1만2000명 ‘위드후니’
주간동아는 6월 14일 위드후니 운영자를 서면 인터뷰했다. 해당 운영자는 “내 개인 신상은 국민이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 보기에 이름, 나이, 직업 등 사적 정보는 일절 공개할 생각이 없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위드후니 결성 배경은 무엇인가.
“검사장 신분인 사람(한 장관)조차 억울하게 모함을 받는 사회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최소한 한 장관을 응원하는 국민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무너진 상식과 원칙이 회복되길 바라며 한 장관의 행보를 응원했다고 본다.”
팬클럽 회원 수와 연령, 성별 등 구성은 어떤가.
“6월 14일자 기준 회원 수는 페이스북 3644명, 네이버 카페 8072명, 인스타그램 1988명, 유튜브 7070명이다. 일부 중복 회원도 있기에 대략 1만2000명 내외로 추정한다. 최근 하루 평균 50명가량 꾸준히 가입하고 있는 추세다. 회원 가입 시 개인정보를 일절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연령이나 성별 통계는 없다. 다만 댓글에서 본인을 소개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커서 검사가 되고 싶다는 10대부터 검찰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는 20대, 한 장관과 같은 연령대라서 더 응원한다는 40대, 자식 같은 느낌이 들어 꼭 원직 복귀되길 기도한다는 70,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한 장관을 응원하고 있다고 느낀다.”
“韓, 응원에 ‘감사합니다’ 짧은 답장”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그리고 회원 신청 자격과 강퇴 조건은?“정권교체 이전엔 한 장관의 원직 복귀를 응원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 장관 취임 후에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법무부 장관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회원 가입 자격은 따로 없으며 한 장관을 응원한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카페 내에서 반말이나 욕설을 (게시 글이나 댓글로) 달거나 회원 간 시비를 걸거나 하는 경우 활동을 정지한다. 아무리 팬이라도 한 장관을 우상화하거나 다른 이에게 지지와 응원을 강요할 경우도 활동을 할 수 없다. 모금 행위나 상업적 판매 행위도 일절 금지돼 있어 이를 어기면 즉시 퇴장당한다.”
한 장관이 팬클럽 회원과 직접 소통하나.
“간혹 페이스북 메신저(페메)로 응원 문자나 질문을 보내면 한 장관이 직접 답장을 주는 것으로 안다. 즉각 응대는 못 해도 일주일 뒤에라도 꼭 답장을 해와 그 정성에 더 감동한다는 글이 올라오곤 한다. ‘감사합니다’ 정도의 단답형이지만 고위 공직자의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모습만 보아온 국민 입장에선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늘 똑같은 ‘감사합니다’라는 답장에 이제는 보내는 분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장관 업무가 많을 테니 예전처럼 답장을 해주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나 역시 (한 장관의) 개인 연락처는 모르기에 연락을 나누지도 않는다. 특별히 연락할 상황이 없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기에 앞으로도 연락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한 장관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 됐다. 이 시점에 5년 뒤 대통령이 누가 될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이런 조사에 관심을 두는 건 오로지 정치인과 이슈를 쫓기 바쁜 언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한 장관에게 필요한 건 법무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 지난 5년간 무너진 법치를 바로세우는 것, 그동안 중단된 수사를 공정하게 원칙대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런 당면 과제를 완수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고, 국민이 관심 갖는 부분이며, 팬클럽도 이런 행보를 응원할 것이다. 다만 이번 조사를 통해 많은 국민이 한 장관을 차세대 지도자이자 역량 있는 국가적 인재로 인정한 부분은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정치 팬덤이 맹목적 지지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팬덤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으로 국가를 몰고 간 책임감 없는 다수의 정치인과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고위 공직자들이 반성해야 한다. 국민으로 하여금 좌천된 검사들 이름까지 외우게 한 건 문재인 정부다. 물론 문자 테러나 다른 정치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등 국민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건 본인이 지지하는 대상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이다. 진짜 팬이라면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은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드후니는 한 장관을 응원하는 것 외에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어떤 관심도 없다.”
향후 한 장관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한 장관을 임명한 건 윤 대통령이지만 충성해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만약 국민을 위해 다시 한 번 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오직 국민만을 위해 결단하길 바란다. 한 장관을 2년 가까이 변함없이 응원한 건 초심을 잃지 않고 공직자로서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하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이 취임식에서 밝힌 생각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우리 응원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장관 취임 후 ‘탈권위 행보’까지
5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왼쪽)으로부터 국무위원 임명장을 받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동아DB]
한 장관의 차기 대권 주자 부상에 대해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젊은 이미지와 야권에 강경한 모습이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한 장관은 실제 그런지 여부를 떠나 사실상 2인자로 주목받고 있기에 여권 지지자 중에는 그를 차기 대권 주자로 보는 이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차기 대선이 5년이나 남은 시점의 여론조사에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한 정치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큰 의미가 없는 여론조사 결과”라면서 “한 장관이 윤 대통령 측근이고 절제된 언행으로 눈에 띄는 측면이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업적도 없는 상황에서 의미를 크게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한 후 정치인으로서 몸집을 키우기를 원할 경우 그에게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특수통 검사 출신 ‘검찰주의자’ 이미지와 대중 정치인의 간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교수는 “한 장관은 윤 대통령과 판박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주의자로서 면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때론 대통령에게 따끔하게 직언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청출어람’해 자신도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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