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영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동아DB]
그런 그가 이번에 김오수 검찰총장과 박은정 성남지청장 등 검찰 지휘부에 대한 항의성 사표로 파문을 일으키자 법조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검찰 내부에서는 “누구보다 윗사람과 조화롭게 근무해온 박 차장이 정치적 파장이 예상되는 행동을 한 것을 보면 이번에 본인이 단단히 서운했던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박 차장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여의도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9년 사시 41회에 합격해 2005년 검사로 임관했다.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거쳐 현 정부 들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 범죄예방기획과장, 법무과장 등 법무부 과장으로 3번 연속 재직한 뒤 김오수 총장 취임 직후 단행된 지난해 7월 인사에서 성남지청 차장에 임명됐다.
지난달 25일 박 차장이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 글을 올리기 전 친정부 성향의 박은정 성남지청장과, 박 차장 이하 수사팀 사이에는 이 사건의 재수사 또는 보완 수사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박 차장과 수사팀 부장검사, 주임검사는 경찰의 무혐의 종결 사건을 보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던 반면 박 지청장은 직접 기록 검토 등을 이유로 4개월 간 시간을 끌면서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박 차장과 가까운 한 법조 관계자는 4일 주간동아에 “박 차장과 수사팀 부장검사, 주임검사 등 수사라인은 나중에 어떤 결론이 나든 간에 일단 해당 의혹이 실체가 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금융자료 조회를 해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한 것도 자금 흐름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의심스런 자금 흐름을 파악해 보자는 기초적인 요구조차 지청장 및 검찰 지휘부에 의해 거부되며 수사 진척이 안 되자 수사팀이 답답해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간 지휘권자로서 후배 검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이 사표 밖에 없다고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동아DB]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로 재직하던 2015~2017년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기업 6곳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 원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2018년 6월 경찰 고발사건으로 시작됐고, 이후 3년여 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지난해 9월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으나 고발인이 이의해 성남지청으로 송치됐다. 2월 3일에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 성남FC 의혹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김오수 총장과 박은정 지청장 등 검찰 고위 관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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