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투자 맛집’ 미래에셋 글로벌 ETF

전기차·반도체·IT·비트코인…테마형 상장지수펀드 약진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21-10-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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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사진 제공 · 미래에셋자산운용]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사진 제공 · 미래에셋자산운용]

    첫 ETF(상장지수펀드)인 SPY(SPDR S&P 500 ETF Trust)가 금융시장에 등장한 지 28년이 넘었다. ETF가 더는 낯선 투자법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동안 ETF는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단순히 정해진 지수를 추종하던 초기에서 벗어나, 현재는 거의 모든 글로벌 자산에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의 ETF 비즈니스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경쟁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한국,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상장해 운용한다. 9월 말 기준 해외 전체 순자산 규모는 87조5052억 원으로, 63조6000억 원인 국내 ETF시장 합계보다 크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해외법인별로 전문 인력을 배치해 현지에 특화한 글로벌 ETF 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다.

    미래에셋 ETF 역사는 2006년 한국거래소에 3개 TIGER ETF 시리즈를 상장하면서 시작됐다. TIGER ETF는 해당 ETF만으로도 글로벌 자산배분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0월 18일 종가 기준 순자산 21조4700억 원, 시장점유율 32%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ETF 브랜드로 성장했다. 5월에는 액티브 ETF 2종 ‘TIGER 퓨처모빌리티 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BBIG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테마형 ETF에서도 자금 유입 및 수익을 주도하고 있다. 4월 상장한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 순자산은 10월 18일 종가 기준 8314억 원으로 한국 기술주 ETF 7종 중 규모 면에서 2위, 한국거래소 3개월 기준 수익률은 1위를 기록했다(표1·표2 참조).

    반도체 ETF 시리즈에서 두각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는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콘텐츠,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자율주행, 반도체 등 혁신 테마가 주목받는 가운데, ETF는 혁신 테마 내에서 독보적 지위를 바탕으로 지속성장이 기대되는 우량주만 선별해 집중 투자한다. ETF 추종지수는 ‘INDXX US Tech Top10 Index’다. 9월 말 기준 지수 구성 10개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엔비디아, 페이팔, 어도비, 컴캐스트다.



    7월 상장한 ‘TIGER 글로벌 리튬&2차전지 SOLACTIVE ETF’는 상장 나흘 만에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6806억 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상장한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는 7월 국내 해외주식형 ETF 중 최초로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한 지 2달여 만에 2조 원을 넘어섰다. 10월 18일 종가 기준 2조3200억 원으로, 이는 국내 상장된 전 ETF 중 ‘KODEX 200 ETF’ 다음으로 2위 규모다. 6개월 수익률 또한 73.42%를 기록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 지수는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전기차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시가총액 상위 20종목으로 구성되며, 중국 최대 리튬 광산업체 강서강봉이업(Ganfeng Lithium),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이자 세계 3위 기업 CATL(닝더스다이), 중국 리튬전지 와인딩 머신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선도지능장비(Wuxi Lead Intelligent Equipment)를 편입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전기차 1위, 세계 2위 기업이자 중국 배터리시장 2위 기업 비야디(BYD), 중국 리튬 2차전지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이브이이에너지(EVE Energy), 중국 컨버터·서보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선전이노밴스(Shenzhen Inovance) 등도 구성 종목으로 편입해 그야말로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다양한 테마형 ETF 시리즈 중에서도 미래에셋은 반도체 ETF 시리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 ‘TIGER 반도체 ETF’ ‘TIGER 200 IT ETF’ ‘TIGER Fn반도체TOP10 ETF’ ‘TIGER 차이나반도체 FACTSET ETF’ 등 5종으로, 총 순자산은 10월 18일 기준 1조6000억 원이며 최근 1년간 1조3000억 원이 증가했다. 국내 기타 운용사들의 반도체 및 IT(정보기술) 관련 ETF 순자산을 합한 규모인 7323억 원을 크게 상회한다.

    미국 ETF 라이징 스타 ‘Global X’ 인수

    2011년에는 한국 운용사 최초로 홍콩거래소에 ETF를 상장했다.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를 인수하며 한국 ETF의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액티브 ETF에서 강자인 호라이즌스 ETFs는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ETF 100개를 상장했고 총자산 규모는 17조5046억 원에 달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로벌시장에 투자하는 MIND ETF를 세계 최초로 상장했다. 2019년에는 호라이즌스 ETF 4개가 세계적 펀드 평가사 리퍼가 시상하는 2019 펀드대상에서 분야별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3개가 액티브형 ETF라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4월에는 비트코인 ETF(HBIT, BetaPro Bitcoin ETF)와 비트코인 인버스 ETF(BITI, BetaPro Inverse Bitcoin ETF)를 상장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을 통해 투자한다. 추종지수는 ‘Horizons Bitcoin Front Month Rolling Futures Index’로, ‘BetaPro Bitcoin ETF’는 지수 일간 수익률 1배, ‘BetaPro Inverse Bitcoin ETF’는 -1배를 추종한다.

    2018년 미래에셋은 전 세계 ETF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며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했다. Global X는 ‘Beyond Ordinary ETFs’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차별화된 테마형, 인컴형 상품을 공급한다. 운용 규모는 미국에서만 ETF 92개, 45조 원 이상 수준이다. 특히 기술발전, 인구구조, 인프라 등을 주제로 나눈 다양한 테마형 ETF가 장점이다. 주목받는 상품은 ‘BOTZ ETF(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다. 로봇 및 인공지능 활용 수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한다. 2016년 9월 상장 이후 연평균 20% 이상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X 리튬&배터리 ETF(LIT, Global X Lithium&Battery Tech ETF)’는 10월 18일 기준 50억8000만 달러(약 5조9715억 원) 규모로 3개월과 1년 수익률이 각각 13.25%, 107.81%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확장 중인 원격의료로 눈을 돌려 글로벌 원격의료 및 디지털 헬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원격의료 및 디지털 헬스 ETF(Global X Telemedicine & Digital Health ETF, 티커 ‘EDOC’)’를 글로벌 지수업체 솔랙티브(Solactive)와 지수를 공동개발해 상장했다. 해당 ETF는 ‘글로벌X 비디오게임 및 e스포츠 ETF(Global X Video Games & Esports UCITS ETF, 티커 ‘HERU’)’와 함께 지난해 12월 18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됐다.

    이외에도 홍콩 상장 ETF는 중국 신성장 테마 ETF를 중심으로 성장해 9월 말 기준 3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차이나 바이오텍 ETF(Global X China Biotech ETF)’ ‘차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ETF(Global X China Cloud Computing ETF)’ ‘차이나 전기차&배터리 ETF(Global X China Electric Vehicle and Battery ETF)’ ‘차이나 클린에너지 ETF(Global X China Clean Energy ETF)’ ‘차이나 컨슈머 브랜드 ETF(Global X China Consumer Brand ETF)’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 중 ‘차이나 전기차&배터리 ETF’는 10월 18일 1조2000억 원 이상을 운용 중이다.

    2019년에는 다이와증권그룹과 일본 현지에 합작법인 글로벌엑스 재팬(Global X Japan)을 설립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지난해 8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MSCI 고배당 일본 ETF (Global X MSCI SuperDividendⓇ Japan ETF)’ ‘로지스틱스 J리츠 ETF(Global X Logistics J-REIT ETF)’를 들 수 있다. 10월 18일 종가 기준 순자산은 3500억 원 규모다. 향후 글로벌엑스 재팬은 재간접 ETF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마를 중심으로 일본 자체 ETF 상품도 개발하게 된다. 향후 Global X의 투자 솔루션을 활용한 EMP 자문 서비스도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

    전 세계 운용사 중 순자산 규모 15위

    미래에셋은 선진 시장뿐 아니라 ETF 산업 초기 단계인 이머징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진출해 이듬해 아시아 계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에 ETF를 상장했다. 2018년 9월에는 현지 진출 10년을 맞아 브라질 증권거래소(BM&F Bovespa)에 브라질 최초로 채권 기반의 ETF를 상장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니프티(Nifty)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인도 현지에 상장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외국계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에 ‘미래에셋 VN30 ETF’를 상장했다.

    글로벌 ETF 리서치업체 ETFGI에 따르면 미래에셋 글로벌 ETF는 전 세계 운용사 중 순자산 규모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자금 순유입 규모 역시 10위권을 차지했다.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금융 수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글로벌 ETF를 활용해 EMP펀드(ETF Managed Portfolio)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한국 자산운용업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미래에셋 글로벌 ETF 비즈니스의 성장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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