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목걸이. [골든듀]
남자 주인공(배용준)이 드넓게 펼쳐진 하얀 설원에서 여자 주인공(최지우)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눈 뭉치 속에 목걸이를 넣어 선물한다. 목걸이에는 폴라리스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별들은 다 자리를 옮기지만 폴라리스(Polaris, 북극성)는 움직이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 있어, 길을 잃었을 때 찾으면 된다는 별자리다. 2002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이다. 결혼을 앞둔 한 여자에게 죽은 첫 사랑과 닮은 남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겨울연가’는 ‘욘사마’와 ‘지우히메’를 탄생시킨 히트작이자 한류 열풍의 효시로 꼽힌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발길이 뜸하지만 서울 청담동 명품 거리는 겨울연가 발(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코스로 각광받아왔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청담역 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백화점에 이르는 대로변으로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되어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건물 전체를 한 브랜드가 사용함으로써 브랜드의 개성과 가치를 공간으로 재현해 놓은 거대한 홍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명품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체험공간이다.
샤넬, 루이 비통, 구찌, 까르띠에, 디올 등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즐비하게 늘어선 이곳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05년부터 16년째 당당히 자리를 함께 한 대한민국 대표 주얼리 브랜드가 있다.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은 골든듀다. ‘겨울연가’의 폴라리스 목걸이가 바로 골든듀 작품이다. 폴라리스 목걸이로 한류의 첫 장을 연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의 31년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1989년 골든듀 론칭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골든듀]
골든듀는 금으로 제작한 골드 코인에서 모티브를 얻은 ‘금이슬’이란 단어에서 탄생했다. 1990년대에는 주얼리 소비가 증가한 20~30대 젊은 층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점차 다이아몬드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합리적인 예물 주얼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국제기준에 근거한 독자적 감정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 다이아몬드의 등급을 투명화하는 데도 앞장섰다.
1999년에는 세계적 다이아몬드 회사인 영국 드비어스 사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골든듀를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2000년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면서 ‘골든듀 밀레니엄 홀마크 2000 다이아몬드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했고. 이후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펼쳤다. 예물에 한정하지 않고 심플한 디자인의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선보이면서 골든듀는 예물은 물론 패션 주얼리 시장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겨울연가의 인기와 함께 욘사마 배용준이 최지우에게 선물로 준 골든듀 폴라리스 목걸이는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목걸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당시 폴라리스 목걸이는 500만 달러 수출탑을 달성했다. 한류제품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첫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선 일본의 단체관광객이 줄이어 골든듀 매장과 본사를 방문하는 일도 일어났다. 골든듀 제품은 도쿄에서 개최된 제15회 국제도쿄보석박람회에서 주얼리 관게자와 일반 관객에게 호평을 얻었다. 시모노세키 다이마루 백화점으로부터 공식초청을 받기도 했다. 한류열풍이 동남아로 확산되면서 폴라리스 목걸이와 함께 골든듀는 인근 아시아 국가에도 주얼리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미스코리아 왕관과 프로야구 우승반지
2000년 미스코리아 왕관. [골든듀]
2007년 SK우승반지. [골든듀]
베스트 셀러 모닝듀. [골든듀]
2020 헤리티지 컬렉션
31 헤리티지 로드 행사. [골든듀]
한국 전통의 숨결이 살아 있는 한옥에서 처음 공개된 ‘2020 헤리티지 컬렉션’은 브랜드 탄생의 시초가 된 ‘코인 주얼리 컬렉션’과 신비로운 정원을 연상시키는 ‘로맨틱 가든 컬렉션’, 이탈리아의 오랜 주얼리 제조 전통을 지닌 도시 비첸차에 남아 있는 안드레아 팔라디오(1508년~1580년, 건축가)의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팔라디오 컬렉션’으로 이루어졌다.
코인 주얼리 컬렉션 중의 하나인 ‘빌헬미나 코인 주얼리’는 20세기 초까지 네덜란드에서 실제로 통용되던 10길더 금화가 들어간 팬던트 4종으로 선보였다. 품격을 유지하고, 우아한 금속 빛이 발현되도록 옐로우 골드 세팅을 고전적으로 해서 중후한 멋이 나게 했다. 금화 주위를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조화롭게 둘러싸 화려함을 극대화한 것도 특징이다.
‘로맨틱가든 컬렉션’은 자연이 빚어낸 풍부한 색채와 깊은 자연의 색을 연출하기 위해 오팔, 핑크, 사파이어, 라벤더 스피넬, 탄자나이트, 아쿠아마린, 그린 투어말린 등 다양한 유색 보석을 치장했다. ‘팔라디오 컬렉션’은 16세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고전 건축물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담아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2020 헤리티지 컬렉션’은 대부분 단 한 점 밖에 없는 한정품이다.
골든듀 관계자는 “31헤리티지 로드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헤리티지 컬렉션 론칭은 골든듀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까르띠에나 샤넬 같이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다. 그 속에서 창립 31주년을 맞은 골든듀가 한국을 대표하는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잡은 상태다. 폴라리스 목걸이처럼 K-주얼리가 다시 한번 한류 열풍을 불러오면서 주얼리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까. 그런 골든듀가 나아가는 길은 한국 주얼리 역사의 중요한 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