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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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설 연휴 ‘혼라이프’

설 연휴에 뭐 먹지? 편의점에 다 있다!

나홀로族의 ‘명절 식당’, 편의점 베스트 추천… 떡국, 잡채, 나물 등 예약 구매도 가능

  • 채다인 편의점 전문 리뷰어 totheno1.egloos.com

    입력2020-01-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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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GettyImages]

    시대가 변하면서 설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라테는’(꼰대를 지칭하는 속어) 아무리 바빠도 명절이면 고향집에 내려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1·2인 가구가 늘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이제는 이것도 옛말이 됐다. 회사일이나 학업 때문에 명절을 혼자 보내는 이도 꽤 있고, 설 연휴 초반 하루 이틀만 고향에 갔다 나머지 날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도 많다. 

    연휴에 혼자 있을 때 가장 의지가 되는 것이 편의점이다. 마트와 식당이 대부분 설 연휴에 문을 닫기 때문에 1년 365일 영업하는 편의점은 매우 고마운 존재다. 편의점은 솔로에게 ‘명절 식당’이나 다름없다. 나 홀로 보내는 설 연휴, 어떻게 하면 편의점을 100% 활용할 수 있을지 탐구해보자.

    ① 만두, 고기, 지단, 파 듬뿍 든 떡국

    사골떡만두 한그릇 도시락.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사골떡만두 한그릇 도시락.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요즘 편의점은 각종 도시락과 김밥, 즉석떡볶이 등 간편식이 가득한 ‘푸드 스토어(Food Store)’ 역할을 한다. 다양한 설날 음식도 출시되고 있다.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기분이 든다는 당신에게 세븐일레븐의 ‘사골떡만두 한그릇 도시락’을 추천한다. 사골국물에 떡과 왕만두, 각종 고명이 들어 있어 뜨거운 물을 부어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그럴싸한 떡국이 만들어진다. 밥과 반찬도 포함돼 있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GS25도 ‘직화 사골떡만두국’을 판매한다. 1회용 냄비에 만두와 떡, 육수를 넣고 그대로 물만 부어 끓이면 된다. 고기와 지단, 파 같은 고명도 들어 있어 직접 끓여 먹는 떡국 못지않은 맛을 자랑한다. 



    명절 때 혼자 만들어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컵라면이나 햄버거로 끼니를 때웠던 것도 이젠 안녕. 대다수 편의점에서는 전과 나물, 잡채, 불고기 등 설 음식으로 구성된 명절 도시락을 판매한다. 고향 큰집에서 먹는 푸짐한 한 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꽤 훌륭하다. 여기에 즉석 떡국까지 곁들이면 훌륭한 설날 밥상이 완성된다. 

    집 앞 편의점에 갔는데 설 음식이 똑 떨어졌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 말라. 세븐일레븐, CU, GS25 등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도시락과 신선식품을 예약할 수 있다. 미리 주문하고 근처 편의점에 가서 픽업하면 끝.

    ② 방구석 영화관 간식

    브라운 팝콘(아래)과 소이플라워 팝콘. [사진 제공 · GS리테일,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브라운 팝콘(아래)과 소이플라워 팝콘. [사진 제공 · GS리테일,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혼자 명절을 보내는 최고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거실에 누워 느긋하게 설 특선영화를 감상하는 것. 요즘은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원하는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뒹굴뒹굴할 때 간식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감상과 찰떡궁합인 편의점 주전부리로는 뭐가 있을까. 

    우선 팝콘. 편의점에는 영화관 팝콘 못지않은 다양한 종류의 팝콘이 구비돼 있다. CU의 ‘곰표 오리지널 팝콘’은 곰표 밀가루에서 영감을 받은 듯 북극곰이 그려진 큼지막한 패키지가 인상적이다. 소금만 살짝 뿌린 기본 맛. 양은 일반 편의점 팝콘의 3배나 돼 설 연휴 내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세븐일레븐의 ‘소이플라워 팝콘’은 이름 그대로 팝콘에 콩가루를 입혔다. 기본 캐러멜 팝콘에 콩가루를 더했을 뿐인데, ‘단짠단짠’ 캐러멜에 고소한 콩가루가 어우러져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GS25의 ‘브라운 팝콘’은 기본 팝콘에 요즘 ‘인싸’인 흑당 시럽을 코팅했다. 흑당 특유의 달달하고 쌉싸래한 맛이 바삭하고 고소한 팝콘과 잘 어울린다. 


    와사비맛 아몬드(위)와 모두의 만두. [사진 제공 · GS25리테일, 사진 제공 · 길림양행]

    와사비맛 아몬드(위)와 모두의 만두. [사진 제공 · GS25리테일, 사진 제공 · 길림양행]

    팝콘 다음으로 좋은 주전부리는 오징어와 땅콩. 세븐일레븐에서는 오징어에 달콤하고 고소한 허니버터 맛을 더한 ‘허니버터 오징어’를, GS25에서는 얼얼한 마라 맛을 입힌 ‘마라 오징어’를 판매한다. 땅콩 이외에 고소한 견과류를 선호한다면 요즘 편의점업계에서 핫한 길림양행의 아몬드 시리즈를 추천한다. 일반 아몬드는 물론 허니버터, 티라미수, 인절미, 와사비, 김 등 다양한 맛의 아몬드를 맛볼 수 있다. 

    조금 출출하다면 핫도그는 어떨까.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쟌슨빌 핫도그’는 미국 유명 브랜드 쟌슨빌 소시지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소시지 맛이 느껴진다. 빵, 소시지와 함께 불고기, 칠리소스가 토핑돼 있어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영화를 볼 때 따끈따끈한 만두도 간식으로 훌륭하다. GS25의 ‘모두의 만두’는 둥글납작만두, 고추군만두, 왕교자, 갈비만두 등 여러 종류의 만두를 한데 모아놨다. 맥주에 곁들여 먹기 딱 좋다.

    ③ 설날 포틀럭 파티

    (왼쪽부터)서울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의 ‘4캔에 1만 원’ 수입맥주. GS25에서 판매하는 밀키트 제품. 써머스비. 사이더 음료인 애플폭스. [뉴스1, 사진 제공 · GS리테일,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사진 제공 · 하이네켄]

    (왼쪽부터)서울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의 ‘4캔에 1만 원’ 수입맥주. GS25에서 판매하는 밀키트 제품. 써머스비. 사이더 음료인 애플폭스. [뉴스1, 사진 제공 · GS리테일,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사진 제공 · 하이네켄]

    설에 혼자라서 외롭다는 당신. 그렇다면 역시 혼자인 친구들을 소집(?)해 파티를 즐겨보기를. 다들 바쁘다 보니 파티 음식은 각자 하나씩 구해오도록 한다. 어디서? 편의점에서. 

    파티에는 술이 빠지면 섭섭한 법. ‘편의점의 꽃’은 단연 ‘4캔에 1만 원’인 수입맥주다. 우리에게 친근한 미국 맥주부터 독일, 체코, 프랑스, 중국까지 집에 앉아 술로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달달한 술을 좋아한다면 사과로 만들어 주스처럼 달콤한 애플사이더 ‘써머스비’와 ‘애플폭스’를 추천한다. 다만 맛있다고 많이 마시다간 한순간에 훅 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편의점에서도 밀키트를 주문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프레시지 밀키트 제품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 앱에서 상품을 예약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픽업하면 된다. 프렌치프라이에 매콤한 붉닭소스를 곁들인 ‘데빌치즈 후라이’와 ‘까르보 불닭파스타’ ‘소고기 샤브샤브’ 등 파티에 어울리는 일품요리가 다양하다. 재료를 손질할 것도 없이 레시피만 따라 조리하면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한 상을 차릴 수 있다. GS25는 ‘심플리쿡’이라는 자체 밀키트 브랜드를 운영한다. 하지만 현재는 파티 음식보다 불고기나 치즈닭갈비, 부대볶음 등 한식 메뉴가 주를 이룬다. 파티 이튿날 아침식사 메뉴로 활용할 만하다.

    ④ 기름진 명절 음식 뒤엔 떡볶이

    맵칼 어묵 떡볶이. [사진 제공 · GS리테일]

    맵칼 어묵 떡볶이. [사진 제공 · GS리테일]

    맛있는 설 음식도 한두 번이지, 계속 먹다 보면 질리기 마련이다. 특히 한민족의 명절 음식은 기름진 것이 많아 얼큰한 음식이 당긴다. 이럴 땐 편의점표 떡볶이가 제격. 

    GS25의 ‘파튀김 떡볶이’는 떡볶이에 건조 파 블록과 미니 채소튀김 토핑이 들어 있어 떡과 소스가 전부였던 기존 편의점 떡볶이와는 다른 만족감을 준다. 순대가 들어간 ‘순대 떡볶이’도 나와 있다. 세븐일레븐의 ‘얼큰 떡볶이’는 이름 그대로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소스를 사용해 매운맛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유명 떡볶이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도 있다. 차돌박이가 들어간 ‘청년다방 떡볶이’가 그것. 기본 떡볶이에 건조시킨 차돌박이가 들어 있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골라 먹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본 떡볶이에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 나만의 떡볶이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보통 전자레인지에 돌려 익히는 방식인데, 이때 소시지, 핫바, 게맛살, 만두 등 토핑을 추가하면 된다.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스트링치즈를 넣자. 

    떡볶이 떡을 다 건져 먹고 남은 소스에 삼각김밥과 스트링치즈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1분간 돌리면 썩 훌륭한 볶음밥이 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인의 디저트는 떡볶이를 다 먹은 후 볶는 볶음밥 아니겠는가. 이때 핵심은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넣는 것. 마요네즈가 떡볶이소스의 매운맛을 중화해 볶음밥 맛이 부드러워진다. 

    2030세대라면 마라 맛 제품도 추천한다. 장년층은 질색하지만 젊은이들은 열광하는 마라탕. 특유의 중국 향신료 때문에 싫어하는 이도 많지만, 한 입만 먹어도 땀이 뻘뻘 나는 얼큰함이 한국인 입맛에 묘하게 맞는다. 삼양에서 나온 ‘마라탕 컵라면’은 특유의 얼큰함과 산초의 알싸한 맛을 그럴듯하게 재현했다. 세븐일레븐의 ‘마라떡볶이’도 고추장양념과 마라소스의 조합이 입맛을 당긴다.

    ⑤ ‘급 다이어트’를 위한 채식 메뉴

    편의점 샐러드. [사진 제공 · GS리테일]

    편의점 샐러드. [사진 제공 · GS리테일]

    긴 연휴의 끝, 기름진 설 음식으로 삼시세끼를 먹다 보면 체중계가 두려워진다. 가벼운 음식이 절실한 순간이다. 

    최근 모든 편의점에 샐러드 코너가 마련돼 마음에 드는 샐러드를 간편하게 사 먹을 수 있게 됐다. 냉장고에 싱싱한 채소가 없다면 편의점 샐러드로 가볍게 한 끼를 때워보자. 채소와 드레싱만 들어 있는 기본 샐러드부터 닭고기, 크루통(주사위 모양으로 작게 잘라 튀긴 빵조각), 견과류 토핑이 들어가 식사 대용으로도 좋은 든든한 샐러드까지 마련돼 있다. 

    군고구마도 추천한다. 예전에는 한겨울 길거리에 자리한 드럼통에서 장작을 피워 고구마를 구웠지만, 요즘은 편의점의 돌구이 오븐에서 고구마가 모락모락 익어간다. 하지만 모든 편의점에서 군고구마를 팔진 않는다. 동네 편의점에서 군고구마 굽는 냄새가 난다면 얼른 사 먹길.

    # 번외 편 : 설날 편의점에는 정이 흐른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명절을 쇤다. 이 때문에 편의점 점주들은 명절을 앞두고 일할 사람을 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대학 시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설날 아침, 편의점 점주가 비번인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설날에 일하기로 한 아르바이트생이 연락도 없이 결근했고,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고향으로 내려가 부를 수 없다고. 마침 우리 집 차례가 끝나 나는 대충 준비한 뒤 편의점으로 향했다. 학교 근처 주택가에 있던 편의점은 동네 사람들이 모두 고향으로 떠났는지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한가했다. 점주와 교대해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데, 평소에도 자주 들르던 할머니가 두부를 사러 왔다. 

    “학생, 설인데 고향 안 내려갔어?” 

    “저희 집이 큰집이라 그냥 알바해요.” 

    할머니는 비타민 음료 2개를 계산하더니 하나를 내 손에 쥐어줬다. 

    “그래도 설에 혼자 일하면 안 되는 건데…. 이거라도 마시고 일해요.” 

    차가운 음료였지만 어쩐지 따뜻하게 느껴졌다.

    채다인은… 편의점 전문 리뷰어이자 번역가. 편의점 상품 데이터베이스에 가까운 블로그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약 870종의 삼각김밥을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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