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경상북도청]
도지사 취임 100일이 지났다. 그간 도정을 이끌어온 소감은?
“도민과 함께 더 나은 경북의 미래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도지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마음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자 청와대, 중앙부처와 국회를 찾아가 현 상황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태풍 콩레이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영덕과 총기 사건이 일어난 봉화로 달려가 도민의 아픔을 함께했다. 무엇보다 지난 100일은 경북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설계도를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경북 경제를 다시 일으킬 사령탑으로 삼성 출신의 경제부지사를 임명했고, 기획재정부 출신 재정실장과 정책을 보좌할 정무실장 등을 임명했다. 투자 유치, 농식품 유통 혁신, 이웃사촌 시범마을 지정 등 민선 7기의 핵심 사업을 지원하는 전문가위원회도 신설했다. 이제 준비는 마쳤다.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치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
일터와 아이, 그리고 관광과 복지
이 지사가 펼쳐 보일 경북도정의 핵심 비전은 무엇인가.“한마디로 요약하면 ‘새바람 행복경북’이다. 변화의 새바람으로 행복한 경북을 만드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경북은 건국 이래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포항의 제철공단, 구미의 전자산업단지를 통해 산업화를 견인해왔다. 1970년대까지 인구 480만 명으로 경기도보다 큰 규모였다. 그러나 현재는 고령화와 산업 유출로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그래서 경북에 새바람이 필요하다. 과거 영광이나 체면, 권위를 벗어던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과 변화의 새바람을 주도하려 한다.”
경북도가 처한 경제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경북 경제를 이끌어온 포항과 구미의 두 축이 무너지고 있다. 산업용지를 기준으로 포항은 공단 분양률이 3.3%에 불과하고, 구미도 21%에 그치고 있다. 생산 규모도 크게 위축됐다. 2011년에 비해 2016년에는 생산 규모가 철강은 34.6% 감소하고, 모바일도 42.2% 줄었다.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청년의 경우 지난해 1만2600명, 올해 8월까지 1만여 명이 경북을 떠났다.”
저생산이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셈인데….
“처한 현실은 만만치 않지만 경북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저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경북은 개방과 소통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글로벌 포용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일자리 및 저출산 문제 등 국가적 난제를 앞장서 해결하고, 첨단산업에 집중 투자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함으로써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되겠다. 새바람 행복경북을 실현하고자 구체적으로 일터와 아이, 관광과 복지 등 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로드맵을 짰다. 도정운영 4개년 계획이 그것이다.”
이 지사가 세운 4대 도정운영 목표는 △일터 넘치는 부자 경북 △아이 행복한 젊은 경북 △세계로 열린 관광 경북 △이웃과 함께 복지 경북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고, 현재 1.25명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1.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를 설립해 신선한 마케팅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하고 이웃사촌 시범마을 지정, 경로당 행복도우미 도입 등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가 추진하는 277개 사업 가운데 신규 사업이 119개, 확대 사업이 85개로 전체 사업 가운데 75%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취임 100일 만에 경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4년짜리 실행계획표를 만든 셈이다.
좋은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도정 목표로 제시했다.
“일자리야말로 최고 복지다. 도지사 직속 일자리 상황실을 만들어 직접 일자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무엇보다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는 20조 원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유치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서 산업단지 분양가 인하 등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융·복합 신성장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
저출산은 경북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경북도는 어떻게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생각인가.
“누구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온종일 돌봄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성해 경북 어디서나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려면 안정된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농촌에서도 안정된 소득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해 저출산 극복의 성공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1000사업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드론을 직접 조종해 날려보고 있다. [사진 제공 · 경상북도청]
“제조업과 농어업 투트랙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 첫째는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1000사업은 제조업 공정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포스텍과 함께 블록체인센터를 만들어 경북에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공지능거점센터를 구축해 AI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다음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북의 농어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8월 상주에 스마트팜 혁신밸리 유치를 확정함으로써 성장거점을 마련했다. 어업에서는 스마트 양식어장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ICT를 적용해 양식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수산질병진단 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경북을 4차 산업혁명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이 지사의 강한 의지는 ‘2018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산업대전)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
11월 2~3일 개최되는 산업대전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나.
“올해 2회째를 맞는 산업대전은 국방뿐 아니라 다양한 드론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람회다. 어떤 산업이든 초기에는 공공기관이 주도해야 발전할 수 있다. 도 차원에서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갖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책은 도지사 한 사람의 의지로 성공할 수 없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도민 전체가 공감대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 이번 행사가 구미 시민뿐 아니라 경북 도민 전체가 드론산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지사는 도지사로 출마했을 때부터 드론과 드론산업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
“드론은 신소재를 활용한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가 집약된 4차 산업혁명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드론을 제작, 활용하는 것은 이 같은 기술을 모두 테스트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도정 차원에서 보자면 드론과 드론산업 자체도 중요하지만, 드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공공서비스 역시 중요하다. 일례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드론을 활용한 생육진단 기술을 개발했는데, 드론으로 얻은 농작물의 생육정보를 농민에게 제공하면 농민이 출하 시기를 조절해 적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드론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는 농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경북도는 드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첫 번째는 재난안전관리 플랫폼 구축사업. 경북 내 거점을 선정해 재난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의 재난 관제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는 공공시설 공사현장을 점검하는 데 드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도면을 3D로 만들어 경로를 입력한 뒤 드론을 활용해 공사감리를 실시하는 방안이 그 예다. 세 번째는 도로와 교통 분야에서 드론 활용 방안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건설공사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드론 활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 지사는 경북을 드론산업의 메카로 만들고자 국제적인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드론국제축구대회’가 그것.
경북도의 미래 먹을거리, 드론
[사진 제공 · 경상북도청]
“자동차 산업기술의 경연장이 F1(포뮬러 원)이라면 드론축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경연장과 같다. 드론축구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해야 하고,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자율비행 능력까지 요구된다. 드론축구대회를 국제대회인 드론월드컵으로 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경북도가 드론축구의 규칙을 만들고 이것이 세계 드론축구의 표준이 되도록 도지사인 내가 먼저 관심을 갖고 추진해나가겠다.”
이 지사는 드론축구를 하나의 이벤트가 아닌, 산업과 문화의 관점에서 접근해 경북도의 미래 먹을거리가 되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드론은 수요가 다양해 다품종-소량생산 방식으로 성장 중이다. 따라서 대기업보다 소규모 인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시행착오를 거쳐 연구개발을 하고 생산도 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이 같은 드론산업의 특징은 경북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술 축적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과제를 인내심을 갖고 지원해 드론 관련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 이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4차 산업혁명도 견인하는 경북도를 만들어가려 한다.”
경북도는 2월 ‘경상북도 무인항공기 등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경일대와 드론 활용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8월에는 경북도 무인항공기산업 전문가위원회를 출범해 드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을 ‘드론산업의 메카’로 만들려는 노력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드론 하면 경상북도’라는 말이 나오도록 드론산업 육성과 드론 대중화에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