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군 달맞이산 자작나무숲에서 열린 삼양그룹 창립 94주년 기념 산행. [사진 제공 · 삼양그룹]
김윤 회장은 매년 계열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물론 신임 팀장, 퓨처 리더(Future Leader), C&C(Change & Challenge)위원, 신입사원 등과 함께 산을 오르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김 회장과 함께 이번 산행에 참가한 직원들은 그룹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퓨처 리더는 차세대 리더로 양성하는 직원들이다. 업무 성과뿐 아니라 역량, 리더십 등을 다면평가해 선정한다. C&C위원회는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모임으로, 5년 차 이상, 10년 차 이하인 젊은 직원들로 구성됐다. C&C위원들은 임기 1년 동안 정기 미팅을 갖고, 김 회장에게 다양한 혁신 방안을 직접 발표한다.
그룹 전 분야에서 혁신과 투자 진행
삼양그룹 김윤 회장(가운데)이 산행을 출발하며 임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왼쪽). 기념 산행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윤 회장. [사진 제공 · 삼양그룹]
삼양그룹의 ‘윈 2020’ 프로젝트는 기업문화에서부터 사업 포트폴리오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전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것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인 식품, 화학, 패키징, 의약바이오 등에서 매출 5조5000억 원을 달성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윈 2020’의 지향점은 ‘스페셜티(고기능성)화, 글로벌 시장 진출, 신사업 추진’이다. 식품 사업의 경우 범용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냉동생지(제빵 반죽)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삼양사의 냉동생지는 호텔, 레스토랑, 카페, 케이터링 서비스 업체 등에 공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발효 사업에 대한 투자도 시작했다. 이 사업은 효소 개발을 통해 새로운 스페셜티 소재를 발굴, 상업화하는 것이 목표다.
화학 사업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건설 중이다. 삼양사는 EP를 중심으로 콤파운드, 복합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EP는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항공기, 전기전자 부품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음료 패키징 분야 1위 업체인 삼양패키징은 기존 아셉틱(무균충전) 생산 설비 확대와 함께 신규 설비에 투자해 카토캔이라는 새로운 포장 용기를 도입했다. 카토캔은 종이 소재로 제작된 캔 형태의 음료 용기로, 중량이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나고 종이 재질이라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용기와 대비해 생산 및 재활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꾀할 수 있어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앞서 삼양패키징은 카토캔 생산을 위해 글로벌 특허권을 가진 독일 회라우프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7월 신제품 5종을 선보였다.
삼양바이오팜은 미국 보스턴에 해외법인을 마련하고 바이오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중심지에서 개방형 혁신 전략을 실행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기존 사업의 융 · 복합 통한 시너지 효과 이어져
삼양그룹 내 기존 사업의 융·복합을 통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사의 화장품 사업 브랜드 ‘어바웃미’는 그룹의 의약바이오 사업 계열사인 삼양바이오팜과 협력해 ‘메디앤서 콜라겐 리프트업 밴드’(메디앤서)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메디앤서는 턱선 관리를 위해 특화된 제품이다.2014년 개발한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물질도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 물질은 전분 같은 식품 소재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만든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식품과 화학 분야에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플라스틱 소재로 사용 가능한 수준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삼양사를 포함해 두 곳뿐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은 창업 이래 지금까지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며 “윈 2020 목표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비롯한 기업문화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사업 간 융합과 개방형 혁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변화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약 4시간에 걸친 산행 후 인근 식당에서 창립 94주년을 기념하는 간단한 행사와 함께 축하 떡을 자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