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꿀조합’이다. ‘아이돌 스타 육상선수권 대회’(아육대)가 그랬고, ‘우리동네 예체능’(예체능)이 그랬다. 9월 중순 첫선을 보이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새 예능프로그램 ‘우리도 국가대표다(우국대)는 ‘연예인의 스포츠 대결’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우국대’의 도전 종목은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예능계 입담꾼 이수근이 메인 MC를 맡고 소녀시대 써니와 효연, 강남, 정진운이 진행을 돕는다. 맏형 격인 토니안과 손호영이 각각 도전 팀을 이끌고, 샘 오취리와 타카다 켄타, 리키(틴탑), 조현(베리굿), 일라이(유키스), 이호연, 오운(헤일로), 크리샤 츄 등 예능 꿈나무가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3주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뒤 개인전 500m와 계주 등 실제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승부를 가린다. 최후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고된 훈련으로 멍투성이 … 재활치료도 받아”
8월 29일 ‘우국대’가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녹화 현장을 공개했다. 첫 공개인 만큼 스타들도 긴장감을 드러내며 쇼트트랙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이수근은 “먼 길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분위기 메이커 구실을 자처했다. 쇼트트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만큼 ‘우국대’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부담감도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일반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느끼는 경기 부담감이 우리에게도 전해지더라고요. 재미와 즐거움은 물론, 쇼트트랙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과정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우국대에 웃음이 3이면 감동은 7이에요.”
출연자는 대부분 스케이트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다. 훈련이 고된 만큼 고충도 클 수밖에 없다. 토니안은 “체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아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리가 풀린 상황에서는 진짜 힘들었어요. 쇼트트랙이 발목에 무리가 많이 가는 스포츠라는 걸 알게 됐죠. 훈련할 때는 몰랐는데, 연습이 끝나고 샤워할 때 알았어요. 온몸이 멍투성이라는 것을.(웃음) 그럼에도 다들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개인 연습에 매진하고, 재활훈련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손호영은 하마터면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그는 “왜 헬멧을 쓰는지 알았다. 넘어져서 머리를 크게 다칠 뻔했다”며 “엉덩이에는 보호대가 없어 더 아팠다”고 호소했다. 켄타는 “무대에서 춤추는 것에 비하면 쇼트트랙은 훨씬 더 어렵다. 특히 코너링할 때 중심을 잡는 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우국대’ 출연진은 주 3회 집중훈련을 받았다. 안현수를 키운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박세우와 쇼트트랙의 여제 진선유 단국대 코치가 스타들의 훈련을 책임졌다. 강도 높은 훈련 덕에 스타들의 허벅지 둘레가 평균 2cm씩 늘어났다고. 축구선수 출신인 이호연은 “쇼트트랙을 하면서 축구 훈련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연예인의 스포츠 대결’이라는 점에서 ‘아육대’나 ‘예체능’과 비교가 불가피하다. ‘예체능’에 출연했던 이수근은 “굳이 따지면 아육대보다 예체능에 가깝다”며 “한 종목을 배우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많이 담고 있다. 보이지 않게 부상을 많이 입었는데, 다들 각자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설명했다.
배드민턴이나 수영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이 많았던 ‘예체능’과 달리,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을 택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인 만큼 쇼트트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람 의향도 조사에서 쇼트트랙은 67%를 기록해 국민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종목으로 꼽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벌써부터 쇼트트랙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관람 의향도에 따라 가격이 산출되는 비싼 입장권 또한 이슈다.
‘우국대’가 바라는 것은 시청자가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것이다. 켄타는 “쇼트트랙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방송이 끝나더라도 쇼트트랙을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우국대’는 단순히 경기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스타들의 열정과 노력, 자신과 싸움을 벌이는 이들의 땀 한 방울 한 방울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들을 주목하라 … 조현부터 샘 오취리까지
출연자 가운데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뽐낸 아이돌이 있어 눈길을 끈다. 조현은 초등학교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다른 출연자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여 출연진의 부러움을 샀다.
조현은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정말 꿈만 같다”며 “예전에 비해 실력이나 체력은 부족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특히 선배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 좋다”고 설렌 마음을 한껏 드러냈다. 같은 팀 리더인 토니안은 “전체 에이스인 조현이 우리 팀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빙판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조현의 활약은 시청자의 흥미를 한껏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샘 오취리의 참여는 이색적인 재미가 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그는 평소 얼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다 ‘우국대’에 출연하면서 난생처음 빙판을 밟게 됐다. 184cm 큰 키에 모델을 능가하는 긴 다리를 지닌 그는 남다른 신체 구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쇼트트랙은 자세를 낮출수록 안전하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데, 다리가 길다 보니 무릎과 허리가 너무 아팠다. 장르가 예능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큐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지원 채널A 전략기획본부 기획위원 겸 문화과학부 부장급 기자는 “6개월도 안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붐업을 위해 기획했다”며 “여름인데도 내내 입김이 나오는 추운 아이스링크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이들의 승부를 보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