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최근 모바일 액션 RPG(롤플레잉게임) ‘다크어벤저3’를 출시하면서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일색인 모바일게임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불리언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액션 RPG 다크어벤저3는 게임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 150만 건을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7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다크어벤저3는 닷새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구글 플레이에서 주간 인기순위 1위 및 최고 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2위까지 올랐다. 모바일 게임계의 부동의 강자로 꼽히는 리니지 시리즈(1위 엔씨소프트 ‘리니지M’, 2위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를 바싹 추격하고 있는 것.
노정환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액션 RPG 장르인 다크어벤저3가 양대 마켓 순위권에 안착한 것은 최근 MMORPG 중심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앞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오래 유지하고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거 스마트폰 게임 맞아?”
기존 모바일 액션 RPG가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캐릭터의 성장과 수집 외 즐길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빈약했고 다른 유저들과 경쟁 요소도 적어 금방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 하지만 다크어벤저3는 이 같은 액션 RPG의 약점을 탄탄한 스토리와 새로운 콘텐츠로 극복했다.
다크어벤저3는 게임 내 스토리 모드를 따로 마련했다. 스토리 모드는 게임 초반에는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안내를 담당하고 후반부터는 흥미로운 서사로 유저를 몰입케 한다. 특히 스토리 모드 중간 중간에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에 비견할 만한 컷신(Cut-Scene·게임 내 스토리 진행을 위해 들어간 일종의 영상)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스토리 부분에 돌입하면 ‘스킵(skip)’ 버튼을 눌러 지나치던 유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식 인터넷 카페에서는 출시된 19장의 스토리를 전부 본 유저들이 개발사 측에 다음 업데이트를 재촉하고 있을 정도다.
수준 높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은 고성능의 휴대전화에서만 구동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유저층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다크어벤저3는 전작인 ‘다크어벤저2’부터 이어오던 장점인 ‘고품질-저성능’을 계승했다. 다크어벤저3의 권장 성능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2015년 8월 20일 출시) 이상으로, 출시된 지 2~3년 지난 스마트폰이라도 무리 없이 게임 구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공식 인터넷 카페나 애플리케이션(앱) 리뷰란에는 갤럭시노트3(2013년 9월 25일 출시) 등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데 지장이 없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반승철 불리언게임즈 대표는 “캐릭터 30명이 한 화면에 돌아다녀도 문제없을 정도로 최적화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러한 서비스 안정성을 기반으로 추후 글로벌 버전을 출시해 일본, 중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다크어벤저3를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저성능 휴대전화에서도 게임이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네트워크 기반이 불안정한 해외 국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크어벤저3의 독창적인 액션 연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액션 RPG가 대부분 위에서 캐릭터와 배경을 내려다보는 ‘쿼터뷰’ 방식의 시점을 채용한 반면, 다크어벤저3는 캐릭터 뒤에 시점을 두는 ‘백뷰’ 방식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캐릭터가 펼치는 액션을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지루할 틈 없는 콘텐츠
이 밖에도 ‘피니시 액션’과 ‘무기 탈취’ ‘몬스터라이딩’ 등의 액션 연출이 추가됐다. 특정 상황에서 발동하는 이 같은 특별 연출은 캐릭터의 역동적 움직임에 따라 시점과 원근이 바뀌는 형식으로, 고성능 PC게임과 유사한 연출을 보여준다.탄탄한 콘텐츠도 다크어벤저3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모바일 액션 RPG를 즐기는 유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냥을 통한 캐릭터의 성장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붙잡고 오래 게임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보니 모바일 액션 RPG는 대부분 ‘자동전투’ 시스템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편하게 사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는 재미가 떨어지는 단점도 가진다.
이를 최소화하고자 다크어벤저3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일단 던전을 최고 점수로 클리어해야 해당 던전의 자동전투가 가능하다. 또 거대 보스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에서도 자동전투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유저들은 수동 조작을 추천한다. 자동전투에서는 캐릭터가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지 않아 부지불식간에 체력을 소진하고 바닥에 눕기 십상이기 때문. 유저와 유저의 대결 콘텐츠인 결투장에서는 아예 자동전투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크어벤저3의 다양한 전투 콘텐츠는 편한 육성을 선호하는 유저와 직접 조작의 손맛을 추구하는 유저를 한번에 만족시킬 수 있다.
계속되는 전투에 염증을 느끼는 유저를 위해 다크어벤저3는 휴식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현재 유저 사이에서 가장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외모 설정)이다. 고성능 PC게임에서만 구현되던 커스터마이징을 모바일게임에 도입해 각자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 수 있게 한 것. 공식 인터넷 카페나 인터넷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등에는 다크어벤저3의 커스터마이징을 이용해 연예인의 얼굴을 만들거나 영화 ‘아바타’처럼 구현한 사진이 대거 게시돼 있다.
캐릭터는 전투 외 낚시, 온천 등 휴식형 콘텐츠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휴식형 콘텐츠라고 단순히 휴식만 취하는 것은 아니다. 두 콘텐츠를 통해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