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괌은 스페인이 미국과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1898년 미국 영토가 됐다. 1941년 태평양전쟁 때는 일본군이 31개월간 점령했다. 미국은 44년 괌을 탈환하고 일본 본토를 공격하고자 B-29 폭격기를 배치했다. 앤더슨 공군기지는 6 · 25전쟁 때 B-29, 베트남전쟁 때는 B-52 폭격기의 발진기지가 됐다. 이후 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가장 중요한 전략요충지가 됐다. 북한이 괌을 화성-12형 미사일로 포위 타격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늘의 저승사자’ B-2의 위력

반면 B-52와 B-2는 핵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하늘의 요새’로 불리는 B-52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km에 달한다. 최대 상승고도가 16.8km인 B-52는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폭탄 최대 탑재량이 31t에 달해 ‘융단폭격’을 할 수 있다. 특히 사거리 2500km인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과 사거리 3000km인 AGM-129 ALCM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목표물 타격 정확도가 100m 이내다. 이들 미사일의 폭발력은 200kt(1kt은 다이너마이트 1000t)에 달한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15~22㏏)보다 훨씬 파괴력이 크다. 게다가 지하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GBU-57MOP)를 탑재하고 있다. GBU-57은 61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 있다. 단점은 속도(시속 957km)가 느리다는 것. 레이더에 포착되면 적 지휘부가 피신할 수 있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폭격기는 ‘하늘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B-2다. 길이 20m, 폭 52m, 무게 71t으로 전투기보다 훨씬 크지만 스텔스 성능으로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는다. 속도는 마하 0.9(시속 약 1100km)이며, 최대 비행고도는 1만5000m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1100km로 중간 급유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복귀할 수 있다. ‘W’자 모양의 외관 때문에 ‘검은 가오리’라고도 부르는 B-2는 대당 가격이 20억 달러(약 2조2800억 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이 때문에 20대만 운용되고 있다. AGM-86, AGM-129 ALCM 등 핵무기와 GBU-57 등 폭탄 23t을 적재 가능하다. 특히 B-2는 B61-11 핵폭탄 16발을 장착하고 있다. B61-11은 지하관통형으로 북한의 지하시설을 무력화하기에 적합하다. B61-11의 최대 폭발력은 340kt으로 지하 100m에 있는 벙커를 파괴할 수 있다. B-2는 2020년부터 차세대 디지털 핵폭탄인 B61-12를 탑재할 계획이다.
B61-12는 스마트 전술 소형 핵폭탄으로 산악지대나 지하 60m에 은신한 적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게다가 4개 수준(0.3kt, 1.5kt, 10kt, 50kt)으로 폭발력 조절이 가능해 불필요한 살상도 막을 수 있다. 원형 공산 오차(CEP)는 기존 핵폭탄의 20% 수준인 30m에 불과하다.

미니트맨-III 타격 오차 200m에 불과

김정은이 두려워할 또 다른 전략무기는 LGM-30G 미니트맨-III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무게 35t, 최고 속도 마하 23(시속 2만8152km), 3단 고체연료 추진형의 다탄두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1만3000km이다. 미니트맨-III 431기는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와 노스다코타 주 미노프 공군기지 등의 지하격납고에 분산 배치됐다. 발사에는 5분이 걸리고 30분이면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 3개를 탑재해 3개 도시를 완전 파괴할 수 있다. 폭발력은 475kt으로 히로시마 원폭의 22배나 된다.
오차는 200m에 불과할 만큼 정밀도를 자랑한다.
미 공군은 8월 2일 미니트맨-III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미니트맨-III는 6759km를 날아가 태평양 동부 마셜군도의 콰절린 환초를 명중시켰다. 미니트맨-III는 말 그대로 진정한 ‘게임 체인저’다. 미 공군은 올해 들어 4차례나 미니트맨-III의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하겠다”면서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그것은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ICBM을 실제로 발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런 압도적인 핵전력을 볼 때 미국과 치킨게임을 하려는 김정은의 도발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