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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의 food in the city

실력 검증된 곰탕, 냉면, 이탤리언 요리

서울 여의도의 새로운 식당들

실력 검증된 곰탕, 냉면, 이탤리언 요리

실력 검증된 곰탕, 냉면, 이탤리언 요리

‘하동관’의 곰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는 몇 년 새 새로운 식당이 둥지를 틀고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 상당수는 다른 곳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여의도로 진출한 경우다. 최근 국회의사당 근처에 곰탕계 지존격인 ‘하동관’이 직영점을 냈다. 식당가 1층에 자리 잡은 ‘하동관’ 여의도직영점 입구에도 어김없이 곰탕 가격이 붙어 있다. 보통이 1만2000원, 특이 1만5000원이다. 특보다 고기꾸미가 더 들어간 20공(2만 원), 25공(2만5000원)도 있다. ‘하동관’의 곰탕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태와 양지, 사골 같은 고급 부위로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에서 주로 활동하는 필자에게 여의도 ‘하동관’의 등장은 가뭄 끝에 단비처럼 고마운 일이다. 명동본점과 맛이 다르면 어쩔까 했는데 차이가 없다.

진하고 기름진 국물은 여전하다. 반쯤 먹다 보면 고깃국물이 느끼해진다. 이때는 깍국(깍두기 국물)을 넣어 먹는다. 진하고 느끼한 고깃국물이 달고 매콤하며 개운한 국물로 변한다. ‘하동관’ 깍두기는 서울 양반가에서 주로 먹던 것으로, 젓국에 버무려 담근 김치인 섞박지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낸 것이다. 담그고 3~4일 보관한 후 내놓아 섞박지 특유의 무른 식감이 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근처에는 최근 신흥 냉면 명가로 이름을 날린 ‘정인면옥’이 자리를 잡았다. 가게 입구에 1972년부터 시작됐다고 쓰여 있다. 72년 평양 선교리 출신인 지금 사장의 아버지가 냉면집을 시작했고, ‘정인면옥’은 2012년 경기 광명에서 셋째아들인 지금 사장이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에서 테이블 7개로 시작했지만 서울의 냉면 마니아 사이에서 다른 냉면집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주는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메밀 80% 정도에 고구마전분 20%를 섞은 냉면을 주로 팔지만, 100% 메밀로 만든 순면도 있다. 여의도로 오면서 매장도 커지고 가격도 올랐다.

여의도공원 인근에는 ‘오키친(O Kitchen)5’가 자리를 잡았다. 입구에 드라이에지잉(건조숙성)을 하는 고기가 진열돼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요리사인 일본인 스스무 요나구니 씨와 부인 오정미 씨가 1999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낸 식당이 ‘오키친’이었고 이후 이태원동에 ‘오키친2’, 광화문에 ‘오키친3’, 여의도에 ‘오키친5’와 ‘OK버거’를 연달아 오픈했다. 여의도의 ‘오키친5’는 고기 요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탤리언 요리를 기본으로 하는 ‘오키친’에서는 대개 코스로 먹는다. 고기는 숙성해야 깊은 맛이 더 나지만 채소나 허브는 방금 딴 것들의 향을 따라올 수 없다. ‘오키친’은 도봉산에 있는 OK농장에서 허브나 채소를 직접 길러 요리로 만든다. 텃밭에서 직접 기른 바질에 올리브유를 넣어 만든 바질 페스토 파스타도 맛있고 샐러드들도 좋다. 고기 요리에 신경을 꽤 썼고 이탈리아식의 특이한 고기 요리가 많다. ‘오키친5’와 함께 있는 ‘OK버거’의 햄버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건너편 먹자골목에 ‘고봉삼계탕’이 문을 열었다. 2007년 안동에서 상황버섯과 청송 달기약수를 이용한 삼계탕으로 얻은 큰 인기를 업고 2012년 서울 명동에 진출한 식당이다. 노란색이 감도는 국물은 ‘호수삼계탕’의 삼계탕처럼 진하고 걸쭉하다. 걸쭉한 물성과 달리 국물은 개운하고 깔끔하다. 밥과 국물, 풀어진 닭고기의 물리적 결합은 닭죽처럼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섬 아닌 섬 여의도에 근무하는 직장인에게도 제대로 된 식당의 연이은 출현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력 검증된 곰탕, 냉면, 이탤리언 요리

‘정인면옥’의 냉면.(왼쪽) ‘오키친’의 숙성육.(오른쪽)





주간동아 2015.09.14 1005호 (p76~76)

  • 박정배 푸드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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