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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떴다 ‘또봇’, 날아라 ‘카봇’

국산 캐릭터 완구산업, 콘텐츠 날개 달고 세계로 비상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떴다 ‘또봇’, 날아라 ‘카봇’

떴다 ‘또봇’, 날아라 ‘카봇’

변신로봇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완구업체 손오공의 ‘헬로 카봇’.

‘우리 아기가 너무 좋아하네요.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ㅠㅠ 인형 사달라고 할까 봐. ㅠㅠ’

2월 26일 SBS 애니메이션 ‘로봇트레인’ 1회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로봇트레인’은 우리나라 콘텐츠업계 ‘큰손’ CJ E·M이 제작한 첫 TV용 애니메이션이다. 이날부터 매주 1회씩 안방극장을 찾는다. 주인공은 기차 모양 변신로봇들. ‘어둠의 세력’에 맞서 기차마을을 구하고 새로운 삶의 공간을 개척해간다. 주인공 각각의 특징은 스위스 산악열차(알프),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륙양용열차(덕), 프랑스 파리 노면전차(샐리), 러시아 제설기차(빅토르) 등에서 따왔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고봉종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한류 1.0은 ‘별은 내 가슴에’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의 해외 수출을 뜻한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빅뱅’ 등 아이돌그룹이 주도한 케이팝(K-pop) 열풍이 한류 2.0. 한류 3.0은 다양한 장르의 문화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세계에 진출하는 현상을 일컫는 단어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최근 영화, 예능프로그램, 게임 등과 더불어 그 중심에 있다. 고 연구원은 “특히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캐릭터 사업과 연계돼 한류의 또 다른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무적의 변신로봇 시장

떴다 ‘또봇’, 날아라 ‘카봇’

최근 ‘제1회 대한민국 토이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인 서울산업진흥원장상을 받은 영실업의 ‘또봇 델타트론’.

새로 시작한 애니메이션을 본 시청자가 ‘아이에게 인형(캐릭터 상품) 사줄 일이 걱정’이라고 하는 것도 이미 CJ E·M이 캐릭터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제목처럼 기차에서 로봇으로, 또다시 기차로 변신 가능한 완구 로봇트레인은 방송 시작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로봇청소기 등 각종 생활로봇을 만들어온 로봇 전문기업 유진로봇이 제작을 맡았다. 이 회사 신경철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종합기술원 로봇개발팀장 등으로 일한 정통 엔지니어. 2005년 봉제완구 제작업체 지나월드를 인수해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그동안 완구 분야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던 유진로봇은 이번에 CJ E·M과 공동으로 약 100억 원을 투자해 1년여간 캐릭터 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봇 변신 과정의 ‘스펙터클’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힘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국내 완구업계에서 ‘변신로봇’은 ‘대박’의 다른 이름으로 통한다. ‘변신자동차 또봇’ ‘로보카 폴리’ ‘헬로 카봇’ 등이 줄줄이 성공하며 완구산업의 체질을 바꿔놓은 덕분이다. 특히 2009년 완구업체 영실업이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트로봇과 함께 기획, 제작한 또봇은 일본 로봇장난감 ‘파워레인저’의 아성을 무너뜨리면서 우리나라에 ‘애니메이션과 완구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성공 모델을 확립했다.

완구를 먼저 출시한 뒤 2010년 4월 방영을 시작한 TV 애니메이션 ‘변신자동차 또봇’(또봇)은 자동차들이 로봇으로 변신해 대도시를 지키는 내용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또봇 X와 Y는 각각 기아자동차 쏘울과 포르테 쿱을 본떠 만든 것. 트랜스포머류의 화려한 변신자동차 이야기가 인기를 끌던 시절 이 콘텐츠를 눈여겨본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는 장난감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또봇의 운명은 바뀌었다.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애니메이션 ‘또봇’에는 또봇 Z(스포티지R), W(레이), C(K3), D(모닝) 등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아차 모델형 변신로봇 캐릭터가 계속 추가됐고, 이 차들이 자유자재로 변신하거나 결합해 모험을 펼치면서 완구 매출은 급증했다. 조사전문업체 닐슨코리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완구는 ‘또봇 쿼트란’. 또봇 C+D+W+R의 합체형이다. 또봇의 대성공과 더불어 영실업 매출은 2010년 242억 원에서 지난해 11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가운데 또봇 매출액이 681억 원으로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영실업 홍보를 담당하는 정세연 INR 차장은 “과거에도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둔 캐릭터 상품이 없던 건 아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기획 주도권을 갖다 보니 실제 장난감 성능과는 괴리된 화려한 영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만들 수 있는 로봇 변신 장면을 작품에 넣는 식이다. 그렇게 하면 초반에는 인기를 끌어도 결국 아이들을 실망시키게 된다. 애니메이션 ‘또봇’의 특징은 애초부터 완구 라인업에 맞춰 캐릭터를 정하고 스토리를 만든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 덕에 애니메이션 인기가 장난감 구매로 이어지고, 장난감 인기가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장난감 완벽 결합

떴다 ‘또봇’, 날아라 ‘카봇’

조사전문업체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2014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완구로 선정된 영실업의 ‘또봇 쿼트란’.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둔 완구 제품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또봇’ 애니메이션의 경우 지난해 대만 케이블 어린이채널 요요TV를 통해 ‘기기전사 또봇’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된 뒤 완구 1차 수출분 일부가 품절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영실업에 따르면 또봇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대만 완구전문점 펀박스(FUN BOX)에서 가장 많이 팔린 남아 로봇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완구매장인 대만 토이저러스에서도 또봇 트라이탄이 전체 완구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또봇과 영실업의 성공은 현재 우리나라 완구업계에서 모범 사례로 통한다. 최근 큰 인기를 모으는 완구업체 손오공의 변신로봇 캐릭터 ‘카봇’ 역시 또봇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손오공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글로벌 베스트셀러의 명작 더 뉴 아반떼가 다이나믹한 스타일로 리얼 변신한다!’는 광고 문구가 뜬다. 카봇의 원형이 현대자동차 아반떼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헬로 카봇’에는 이 밖에도 여러 개의 현대차 모델이 등장한다. 제작사는 이들 캐릭터를 활용한 뮤지컬도 극장에 올렸다.

결과는 성공적. 최근 롯데마트가 남아 완구시장 3대 강자인 파워레인저와 카봇, 또봇 등 3가지 완구의 1월 매출 비중을 비교한 결과 카봇이 34%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15.3%였던 점유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콘텐츠와 캐릭터의 컬래버레이션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NH투자증권은 세계 콘텐츠 시장이 2017년까지 연평균 5.2%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에 바탕을 둔 캐릭터 산업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에 2019년까지 총 38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완화되고 시민들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동 관련 산업이 급성장 중인 것도 관련 분야 전망을 밝게 만든다. 고봉종 연구원은 “중국 캐릭터 애니메이션 산업 규모는 16조 7000억 원으로 매년 30%가량 성장한다”며 “중국은 자체 캐릭터 상품이 부족하고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아 다양한 캐릭터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5.03.09 978호 (p26~27)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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