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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강철 내면’ 두 남자 정치 궁합도 맞나

이완구 vs 우윤근 여야 원내대표 ‘방패와 창’으로 격돌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전예현 내일신문 기자 whatisnew@naver.com

‘강철 내면’ 두 남자 정치 궁합도 맞나

‘강철 내면’ 두 남자 정치 궁합도 맞나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얼굴에 미소가 어려 있으나, 내면에는 강철이 자리 잡고 있다.”

이완구, 우윤근 여야 원내대표의 공통점에 대한 한 정치평론가의 분석이다. 둘 다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두 원내대표의 지도부 입성길에는 상대적으로 반발 세력이 적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대결이 예고되던 시점에 이례적으로 당내 경선이 아닌 추대로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친이계와 딱히 척을 지지 않은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역시 ‘적’이 거의 없는 인물로 알려졌다. 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비노’로부터 배척당하는 인물도 아니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10월 9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 “박영선 전 원내대표 사퇴 후 당내 계파 갈등이 증폭되던 시기에 화합에 대한 욕구가 우윤근이란 인물에 투영됐다”고 해석한다. 점잖은 스타일에 의회 구실을 강조해온 점도 그의 당선에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완구, 우윤근 두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향후 여야 관계는 ‘협상과 대화를 중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완구- 박영선 구도에 비해 파열음이 더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이 주목하는 부분은 두 사람의 ‘강철 같은 내면’이다.



‘협상과 대화’ 중시 기대

‘강철 내면’ 두 남자 정치 궁합도 맞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왼쪽)가 10월 10일 국회 새정치 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새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우윤근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함께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가속도에 초점을 맞추는 방패를 자처한다.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고, ‘국가 대개조’와 연관된 입법 과제 해결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완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비롯한 경제 정책과 세수 증대 방안 등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굳게 손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당 해체설까지 겪었던 ‘위기의 야당’을 이끄는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견제와 야당 존재감 회복에 집중한다. 여권을 겨냥한 칼을 갈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정부의 세제 정책에 대해 “부자감세 문제를 덮기 위한 서민증세”라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민생’ 주장에 대해서도 ‘가짜민생’이라 몰아붙인다. 여권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 처리가 만만치 않게 됐다.

당장 10월 국정감사만 봐도 야당 의원들은 오랜만에 목소리를 높여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서도 우 원내대표는 ‘헌법 제17조’(사생활 비밀·자유 보장)를 거론하며 “정부는 국민의 사생활이 궁금하지만 국민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이 더 궁금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품격 있는 야당’을 주장해온 만큼 앞으로 본회의장에서의 몸싸움이나 장외투쟁 등 극단적 방법을 선택할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개헌과 관련해 두 사람의 강철 내면이 어떻게 발현될지도 흥미롭다. 10월 들어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이 활동을 본격 재개하면서 원론 수준의 논의를 넘어 구체적 조문을 마련하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방중 마지막 날인 10월 16일 “개헌은 대선(대통령선거)이 가까워지면 안 된다. (정기국회가 끝난 뒤 개헌 논의의) 봇물을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권력’과 연결된 이 원내대표는 반대다. 10월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문제가 있다는 건 부인하지 않지만, 개헌처럼 예민한 문제를 다루다 보면 일 못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원내대표의 이런 스탠스는 홍성경찰서장, 충남 지방경찰청장, 충남도지사를 거치며 ‘대통령 중심제’에서 행정가의 길을 걸어온 성장 배경과도 연결된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신한국당, 자유민주연합, 새누리당 등 그야말로 ‘보수의 길’을 걸어왔고 사회질서 유지에 주력했던 이 원내대표에게는 체제 변화보다 안정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의회주의자’이자 변호사 출신인 우 원내대표는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 야당 간사를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국회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마무리 후 개헌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아예 시점까지 제시했다. 또 최근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선 10월 국회 차원의 개헌 특별위원회(특위)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런 흐름 속에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은 10월 16일 기준 155명에 달한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민주당 등을 거친 우 원내대표는 평소에도 ‘힘으로 굴복시키는 정치’의 한계를 자주 거론했다”며 “그가 개헌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강력한 대통령제에서 여야를 모두 거친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 재편 놓고 묘한 긴장감

‘강철 내면’ 두 남자 정치 궁합도 맞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현재 권력과 여야 원내대표의 묘한 긴장감 속에 정의화 국회의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 의장 생각은 △개헌 논의는 빠를수록 좋고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19대 국회에서 결정하되 적용은 20대 대통령부터 해야 하며 △대선, 총선을 일치해 대통령 4년 중임제로 맞추고 국회도 양원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11월부터 (국회) 상임위에서 개헌 관련 논의를 하거나 개헌 특위 구성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봤다. 이런 점에서 정 의장의 개헌 철학은 우 원내대표와 상대적으로 가깝다. 여기에 여당 소속이지만 친이계라 현재 권력인 박 대통령이나 ‘친박 주류’와는 ‘결’이 다르다.

이완구, 우윤근의 리더십 경쟁 이면에는 ‘여야 권력 재편’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의 최근 별명은 ‘2PM’이다. ‘차기 총리(Prime Minister)’라는 의미다. 이른바 ‘세월호 정국’에서 비교적 선전했고, 친박과도 교감이 깊어 몸값이 오르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그의 운명이 친박과 연계된 점은 빛과 그림자다. 최근 친박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고, 보수층 관심이 김무성 대표에게 쏠리기 시작했다는 관점에서 친박 타이틀은 박근혜 정부의 운명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 ‘원조 친박’을 자부하는 의원들이 실제로 그를 차기 총리로 밀어줄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스스로를 ‘파랑새파’라고 한다. 강경파인 매파도, 온건파인 비둘기파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파랑새는 온순하지만 제 둥지를 지킬 때는 다른 새들과 목숨 걸고 싸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세력들은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그를 ‘범친노’로 분류하고 있다. 그가 원내대표로 당선했을 때 우윤근이란 개인에 대해 호감을 가진 일부 의원조차 “비대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친노 출신”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 출신이자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과 연관 지어 그의 행보를 주시하는 것이다.

두 원내대표의 좌우명도 ‘닮은 듯 다르다’. 이 원내대표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우 원내대표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 좌우명이다. 이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야당 처지를 헤아리며 리더십을 발휘할지, 우 원내대표가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주간동아 959호 (p24~25)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전예현 내일신문 기자 whatisn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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