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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 구희언의 1막2장

‘스타 사관학교’ 10주년 이름값

뮤지컬 ‘헤드윅’

  • 구희언 주간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스타 사관학교’ 10주년 이름값

‘스타 사관학교’ 10주년 이름값
금발머리 드래그퀸(여장남자) 인기는 여전했다. 1998년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을 시작으로 2001년 영화로 제작돼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뮤지컬 ‘헤드윅’. 3월 뉴욕 벨라스코 시어터에서 새롭게 막을 연 이 작품은 제68회 토니어워즈에서 4개 부문을 수상(최우수리바이벌뮤지컬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조명상)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 이래 마니아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록 뮤지컬 불모지인 국내에서도 이례적으로 히트했고 조승우, 오만석, 엄기준 등 작품을 거친 배우들이 하나같이 국내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는 점에서 ‘스타 사관학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배우가 작품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향은 특히 이 작품에서 도드라진다. 팬은 배우의 애칭 앞글자를 따 각 공연 헤드윅을 ‘○드윅’이라고 부른다. 올해 공연은 10주년답게 초연 멤버인 조승우, 송용진, 김다현부터 박건형, 최재웅, 김동완, 손승원까지 신구 헤드윅이 조화를 이뤄 캐스팅됐다. 따라서 섬세한 연기부터 폭발적인 록 발성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대로 골라 보는 재미가 톡톡하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1961년 동독에서 태어난 소년 한셀은 자유의 땅 미국에 가려고 이름을 엄마 이름인 헤드윅으로 바꾸고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수술이 잘못돼 그의 몸엔 1인치의 살덩어리가 남고, 미국 남자와 결혼했지만 1년 만에 버려진다. 이후 진정한 반쪽이라 여기던 토미를 만나지만, 진짜 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다시 버림받는다. 이후 헤드윅은 록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 떠돌이이자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아픈 삶을 노래한다.

‘스타 사관학교’ 10주년 이름값
작품 중반 뮤직비디오와 함께 선보이는 ‘디 오리진 오브 러브(The Origin of Love)’는 인간이 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한 흥미로운 곡이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향연’에 나온 인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각색했다. 제우스가 내리친 번개로 자웅동체이던 몸이 찢겨진 인류 이야기를 왜 어머니가 어린 헤드윅에게 해줬는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위키드 리틀 타운(Wicked Little Town)’은 내면 이야기에 집중하던 헤드윅이 처음으로 세상에 건네는 외침 같은 곡이다.

‘헤드윅’의 또 다른 배우는 바로 관객. 객석 분위기가 공연 전반과 커튼콜의 느낌까지 바꿔놓는다. 여성 관객 비율이 높기에 화려한 드래그퀸의 특별한 ‘카 워시’(드래그퀸이 객석으로 가서 추는 랩댄스) 세례를 받는 행운은 언제나 1층 남자 관객 몫. 목석처럼 서서 박수 치는 게 리액션의 전부인 사람도 커튼콜에서 펄쩍펄쩍 뛰게 하는 신비한 마력이 있는 작품이다. 10월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



주간동아 955호 (p76~76)

구희언 주간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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