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5

2014.02.17

바로크 음악 정수를 그대에게

에마누엘 파위&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내한공연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입력2014-02-17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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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베를린 필하모닉은 단원들로 구성된 산하 연주단체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악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현악 4중주단, 관악 앙상블,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형태의 연주단체가 34개나 활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12첼리스트’와 더불어 가장 돋보이는 존재가 바로 2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Berliner Barock Solisten)’이다. 전자가 첼로만으로 이뤄진 앙상블이라는 특성과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다면 후자는 바흐, 헨델, 비발디, 텔레만 등 바로크 시대 전후 레퍼토리에 주력하는 고음악 전문 앙상블로 좀 더 마니아적 성격을 지닌 단체라 하겠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결성된 것은 1995년으로, 당시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으로 활동하던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쿠스마울과 첼로 수석이자 ‘12첼리스트’ 리더인 게오르크 파우스트를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에 각별한 관심과 열정을 지닌 현악 단원 10여 명이 의기투합해 닻을 올렸다.

    1980~90년대는 이른바 ‘바로크 음악 붐’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로, 다종다양한 고음악 앙상블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제각기 입지를 확보하려고 동분서주했다. 그 와중에도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금세 자리 잡았는데, 그 원동력은 역시 멤버들의 탁월한 역량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은 개개인이 독주자로 활동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출중한 연주자들이다. 그런 단원이 뭉친 산하 단체들의 연주력도 자연히 뛰어날 수밖에 없는데,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구성원은 그것에 더해 학구적인 열정까지 겸비한 이들이다.



    이 악단 단원들은 현대적으로 개량한 고악기를 사용하며, 레퍼토리에 따라 해당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형태의 활(bow)을 들고 연주에 임한다. 이런 유연성에 한 오케스트라에서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온 단원으로 구성된 앙상블 특유의 동질성이 더해져 대단히 수준 높은 연주가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이 악단은 다양한 솔로이스트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놓았다. 그동안 이들과 호흡을 맞춰온 협연자 라인업에는 에마누엘 파위(플루트), 알브레히트 마이어(오보에), 라덱 바보락(호른) 등 전·현직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주자는 물론이고 토마스 크바스토프, 크리스틴 셰퍼, 도로테아 뢰슈만 등 정상급 성악가, 그리고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쳄발로), 파올로 판돌포(감바), 모리스 슈테거(리코더) 같은 고음악계 스타도 포진해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바흐의 ‘음악의 헌정’과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텔레만의 ‘플루트 협주곡’과 ‘비올라 협주곡’, 그리고 올해 탄생 300주년을 맞는 바흐의 둘째 아들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의 ‘현을 위한 교향곡 b단조’ 등을 연주한다.

    특히 베를린 필하모닉을 대표하는 스타 플루트 솔로이스트인 에마누엘 파위가 협연자로 가세하는 이번 내한공연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최고 수준의 바로크 음악 성찬이 될 전망이다.

    바로크 음악 정수를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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