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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송화선 기자의 미술 여행

무엇이 존재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김아타 개인전 ‘RE-ATTA : Part I - On-Air’

  •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무엇이 존재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我他(아타). 작가는 이 두 글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다. 그리고 남과 나, 실재하는 세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자아의 관계를 줄곧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성찰은 그를 세계적인 예술가로 만들었다. 2006년 미국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연 사진작가 김아타 얘기다.

김아타의 사진은 현재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트컬렉션을 비롯해 미국 휴스턴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2월 7일까지는 서울 강남에서도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다.

이번 전시는 김아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긴 ‘ON-AIR(온에어)’ 프로젝트를 두루 감상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특히 뜻깊다. ‘ON-AIR’ 프로젝트의 특징은 장노출과 이미지 중첩.

먼저 ‘8 hours 시리즈’를 보자. 김아타의 카메라는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 인도 뭄바이 등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도시 한복판을 찍는다. 8시간 동안 조리개를 열어두고 담아낸 결과물은 놀랍다. 건물과 주차된 차같이 고정된 사물을 제외하면 어떤 것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거리를 걷는 사람도, 도로를 오가는 차량도 없는 고요한 도시 풍경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주향 수원대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사라지는 것은 모든 개체의 숙명이다. 김아타의 카메라는 ‘움직이는 것은 모두 사라진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평했다.

마치 모노크롬처럼 보이는 ‘인달라 시리즈’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색채를 제외하면 그 무엇도 알아볼 수 없는 이 작품 안에는 작가가 특정 도시에서 촬영한 사진 1만 컷이 담겼다. 김아타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 도시마다 1만 컷의 풍경사진을 찍은 뒤 포토샵을 이용해 이를 하나로 포갰다. 같은 방법으로 ‘논어’ 1만5817자, ‘반야심경’ 260자를 집자해 하나로 합치는 작업도 했다.



그렇게 만든 세계 안에는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멈춰 있는 것조차 남아 있지 않다. 얼핏 보면 뜬구름 같고, 뭉실한 거품 같기도 한 이 사진 안에 그토록 숱한 이야기와, 사건과, 시간이 담겼다니, 생각하면 걸음을 옮기기 어려워진다.

‘ON-AIR’ 프로젝트에 포함된 또 하나 연작은 ‘아이스 모놀로그’다. 파르테논 신전 같은 인류 문화유산을 얼음으로 만든 뒤, 그것이 녹아 들어가는 과정을 촬영한 작품이다. 사진 속에서 물은 얼음이 되고, 조형물이 됐다가, 다시 물로 돌아간다. 그렇게,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그럼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아타가 ‘ON-AIR’ 프로젝트를 통해 말하려 한 건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 아니었을까. 문의 02-3446-3137.

무엇이 존재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ON-AIR Project, ‘Analects of Confucius(論語)’ 15,817, the Indala Series, 15,817 letters layered (2010).





주간동아 2014.01.27 923호 (p90~90)

송화선 주간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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