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블루엘리펀트/ 216쪽/ 1만2000원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이듬해 이른 봄까지 모리사키 서점 2층에 있는 작은 방은 다카코에게 잊을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책으로 둘러싸인 방은 비좁은 데다 햇빛마저 잘 들지 않아 헌책들의 곰팡내가 떠돌았지만, 다카코의 진정한 인생이 시작된 곳이었다. 아무런 색깔도 없이 단조롭고 쓸쓸하게 끝났을 삶이 180도 바뀐 장소다.
가장 큰 변화는 숨겨졌던 독서 욕구가 ‘팡’ 터진 것이다. 다카코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천천히 책을 읽어나간다.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아무리 책을 읽어도 책이 떨어질 걱정이 없었다. 책을 통해 멋진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나는 당신한테 사과받고 싶어서 왔어! 당신은 내가 그냥 잠깐 데리고 노는 상대였을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었어! 당신이 한 짓 때문에 내가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알아?”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외삼촌이 해준 용기의 말에 힘을 얻은 다카코는 택시를 타고 히데아키가 사는 맨션으로 쳐들어가 가슴속에 쌓아놓았던 말을 쏟아낸다. 응어리져 있던 것이 모두 사라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 다카코는 서점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외삼촌은 헌책 수십 권을 기념으로 선물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넨다.
“누굴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설령 거기서부터 슬픔이 생겨나더라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따위의 쓸쓸한 짓은 하면 안 돼. 누군가를 사랑한 추억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단다. 나이를 먹으면 그걸 알 수 있어.”
‘가끔은 조금 쉬어가도 좋아’라고 얘기하는 책으로, 제3회 치요다 문학상 대상 수상작.

신시아 몽고메리 외 지음/ 동아비즈니스리뷰 엮음/ 레인메이커/ 240쪽/ 1만3000원
지금 기업은 정보혁명으로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추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자신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을 스스로 파괴해야 하고, 앞선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다.

캐슬린 김 지음/ 학고재/ 808쪽/ 4만 원
위작 시비가 빈번한 우리나라는 예술품 유통과 감정의 책임 문제에 취약하다. 창작자가 분명한지, 어떤 경로를 거쳐 매매돼왔고 소장자들은 누구였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허다하다. 표현의 자유부터 예술품 거래까지 다룬다.

임진국 외 지음/ 북오션/ 264쪽/ 1만4000원
한국 중·장년층은 자녀 교육에 목숨을 건다. 그러나 부모 스스로 교육철학을 갖지 못한 채 성공에 대한 욕망을 자녀에게 투영한다. 자식 교육을 위해 부부가 생이별하고 노후준비도 전혀 못 하는 게 과연 옳은지 질문을 던진다.

김정남 지음/ 작가정신/ 248쪽/ 1만2800원
승호는 자폐아 아들과 함께 마지막 여행길에 오른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굴곡진 인생의 한 페이지가 펼쳐졌다 다시 접힌다. 7번 국도를 동행하는 마음은 비통하다 못해 괴로울 지경이다. 삶의 상처가 승호를 괴롭힌다.

마야 최 지음/ 에스앤아이팩토리/ 284쪽/ 1만5000원
사랑하는 관계에선 상처를 피해갈 수 없다. 모든 선택엔 득과 실이 있다. 충족이 있으면 상실이 있고, 사랑을 얻거나 잃어도 각각에 상응하는 상처를 받는다. 남의 눈이 무서워 감춰두기만 했던 사랑, 성 관련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한상복·박현찬 지음/ 위즈덤하우스/ 304쪽/ 1만4800원
여성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경제를 좌우한다. 문화산업부터 패션, 교육, 식음료, 정보기술(IT)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수요를 결정짓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킨다. 여성의 ‘숨은 동기’를 간파하는 7가지 성공 프레임을 다룬다.
주간동아 917호 (p7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