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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로’ ‘남불내불’

‘내로남로’ ‘남불내불’

역시 정권은 바뀌어야 맛이다. 최근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과정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의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했다. 야당 측은 “협치를 무너뜨린다”고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라며 설전을 벌였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여야 공수가 바뀐 셈 아닌가. 문 대통령은 야당 시절 내놓은 ‘5대 비리 인사 배제 원칙’에 발목이 잡혔다. 스스로 그 원칙을 뒤집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뜻’이 군색한 변명처럼 느껴진다. 야당도 여당 시절 야당의 인사 검증 공세에 혹독하게 시달렸다. 지금은 거꾸로 그것을 무기 삼아 물실호기(勿失好機) 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로남불’ 얘기가 나온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인데 얼마나 그런 상황이 많았으면 이렇게 줄임말까지 나왔을까. 이번 호에 ‘내로남불’이 아니라 ‘내불남로’가 필요하다는 기사가 있다(14쪽 참조).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훌륭한 태도다. 하지만 이런 정도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내로남로’ ‘남불내불’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내가 로맨스면 남도 로맨스고, 남이 불륜이면 나도 불륜이다.’ 나와 남을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균형감만 가져도 정치권은 물론, 사회도 훨씬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이런 역지사지가 가능하니 역시 정권은 바뀌어야 맛이다. 

개인적으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도 반대하지 않는다. 정말 결정적 하자라면 몰라도 새 정부 초기엔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내세운 건 내로남불을 넘어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  

‘하늘이 착하지 않은 자를 벌하지 않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라 그 흉악함을 기르게 하여 더 큰 형벌을 주기 위한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이 말은 최병국 전 의원이 검찰을 떠날 때 인용한 문구로 유명해졌다. 여기서 선악의 개념만 뺀다면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의 지지로 계속 잘나갈 것 같지만 그것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주간동아 2017.06.21 1093호 (p5~5)

  • 서정보 편집장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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