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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의 건강萬事

설사 잦다고 대장암? 문제는 혈변

변에 피 섞이고 검어지면 반드시 병원 찾아야…금연은 기본, 굽고 튀긴 육류 멀리하는 것이 상책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설사 잦다고 대장암? 문제는 혈변

설사 잦다고 대장암? 문제는 혈변
“설사가 계속되는데 이거 대장암 아니야?”

습하고 더운 장마가 계속되면서 수인성 전염병인 식중독이 유행하고 있다. 일부 독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을 제외하고는 설령 식중독에 걸렸다 해도 면역력이 이를 이겨내는 게 보통이다. 지사제를 먹지 않고 수분과 전해질만 보충해준다면 식중독은 병·의원을 찾지 않아도 이겨낼 수 있다. 오히려 자가 처방한 지사제는 만성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설사는 우리 몸에 해로운 세균(박테리아)과 바이러스를 내보내는 과정이므로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이겨내는 게 좋다.

하지만 설사가 하루에 3회 이상,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반드시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더욱이 변비와 설사가 불규칙적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의원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40~50대 전유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 30대에게도 필수 건강검진 항목이 되고 있다.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용종(폴립) 발견율이 30대에서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4만93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39세에서의 용종 발견율이 17.9%로, 20~29세의 6.8%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용종 발견율이 5명 중 1명인 21.1%에 달했다.

일부 대장염은 대장암으로 발전



우리 몸의 소화기관은 식도, 위, 소장, 대장으로 구분되는데, 대장은 그 마지막에 위치하며 주로 수분과 전해질, 영양분(극히 일부) 흡수를 담당한다. 수분은 신장으로 가고 전해질과 극히 일부의 영양분은 간으로 간 후 분해돼 신진대사 에너지로 사용되거나 남은 것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소화기관 중 가장 길고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곳이 대장이다. 따라서 소화기관 가운데 특히 이곳에 질환이 생길 확률이 크다. 명치나 가슴 아래쪽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면 위장이나 소장 또는 폐에 질환이 생겼다고 의심하지만 알고 보면 대장질환인 경우가 많은 이유도 대장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대장질환은 크게 극심한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장내 세균 균형의 파괴로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대장염(식중독),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비감염성 대장염, 대장 점막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대장암으로 나뉜다. 일반인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대장염이 심하면 대장암이 발병한다고 알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감염성 대장염은 대장암과 전혀 관계가 없다. 오히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은 방치하거나 심해지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공산이 크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일반인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률이 10배 이상 증가하며, 크론병의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대장암 발병률이 4~7배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규칙적으로 대장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암 발병 위험도도 따져봐야 한다. 부모, 형제, 자녀 등 일차 직계가족 중 2명이 대장암에 걸린 경험이 있는 경우 발병 확률이 3~4배 증가하는 것을 보면 이들 대장염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대장 용종의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대장암이 반드시 종양성 용종인 선종이나 유암종 형태를 거쳐 악성 종양, 즉 암 덩어리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종양인 지방종이나 염증성 용종(염증이 생기고 치유되는 과정에서 생긴 용종)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내시경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용종을 제거해(1cm 미만)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대장암을 2, 3기 상태에서 발견하면 장 절제술과 항암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도 있지만 4기 말기 상태에서 발견하면 온몸으로 암이 전이돼 치료가 어려울 개연성이 높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 아무 증상이 없다는 것. 그러다 암이 발병해 진행 단계에 이르면 복통, 설사와 변비가 오락가락하는 배변습관 변화, 혈변, 빈혈, 점액변,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대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 혈변 색깔에 검은색이 섞여 있다든지 배에서 평소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도 있지만, 이미 이 단계가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

동물성 지방은 대장의 적!

설사 잦다고 대장암? 문제는 혈변
실제 젊은 층을 비롯해 전체 인구의 7~15%가 앓는다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도 대장염이나 대장암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 내부 점막층이 어떤 이유로 민감해지거나 연동운동이 패턴을 잃어 발생하지만 대부분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아랫배가 아프고 배변하는 시간이 불규칙적인 게 전형적인 증상이지만, 배변 후에는 복통이 줄어드는 게 특징이다.

점액질 변, 복부 팽만감, 잦은 트림과 방귀, 전신 피로,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 경우 대장암과 증상이 비슷해 병원을 찾지만 대장염이나 대장암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되지만 몸 상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또 다른 특징이다. 또한 대장염이나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대변 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 등 온갖 검사를 다 해봐도 특이한 특징을 발견할 수 없고 원인이 되는 질환도 없다는 점이다. 환자는 각종 검사를 다 받은 뒤 의료진으로부터 “스트레스를 줄이는 한편, 적절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고 굽고 튀긴 음식을 줄이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 외에 별 방법이 없다”는 충고를 듣고 허탈해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화장실을 찾아 헤매야 하는 고통을 줄이려면 그 방법 외에 별 신통한 해결책이 없는 게 사실이다.

대장질환은 증상이 모두 비슷한 만큼 일단 복통과 배변습관의 변화, 설사와 변비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된다면 병·의원에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질병명을 가려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대장질환도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이다. 대장질환은 그 원인은 각기 다르지만 예방법은 비슷하다.

먼저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육류는 되도록 삶아 먹는 게 좋다. 육식을 통해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의 생성 및 분비가 증가해 대장 내 담즙산의 양이 많아지고 대장 내 세균들이 이들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독성 대사산물이 만들어진다. 이 대사산물은 대장세포를 손상시켜 발암물질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킨다. 특히 육류를 굽거나 튀기거나 바비큐를 하는 등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발암물질이 생성되면서 대장암 발병을 촉진한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적당한 운동도 해야 한다. 섬유질은 음식물이 장을 빨리 통과하게 도와 발암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시간을 줄여주고 장 내 발암물질을 희석하는 작용을 하므로 많이 먹는 게 좋다. 적당한 운동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발암물질과 장 점막이 접촉할 시간을 줄여준다.



주간동아 2013.08.05 899호 (p78~79)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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