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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Ⅰ남아프리카 4개국 ‘트러킹 투어’ ③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가장 아름다운 나미브사막의 신비…남아공 케이프타운엔 펭귄 마을

  •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naver.com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메마른 나미브사막이지만 드문드문 식물이 자란다.

나미비아 대서양쪽 해변을 따라 한참을 달리던 트럭이 케이프크로스에 멈춰 섰다. 케이프크로스는 남아프리카에 자리한 거대한 물개 서식지다. 트럭에서 내려 바다 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역한 냄새가 먼저 코를 찌른다. 죽은 물개들의 썩는 냄새와 배설물 냄새가 합쳐진 것이었다. 전망대에 오르니 해변과 바다에 널린 물개 수천 마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물개들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먹이를 잡으려고 바다로 뛰어든 놈, 낮잠을 자는 놈도 있었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의 모습은 자상해 보였다. 많은 물개가 케이프크로스에 모이는 이유는 그곳 바다에 잡아먹을 수 있는 작은 물고기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곳

아프리카에선 매우 드문 케이프크로스 물개보호구역은 나미비아 정부에서 생태보호지로 지정해 관리한다. 물개보호구역은 오래전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건너온 포르투갈 탐험대가 도착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탐험가 디에고 카오는 상륙 지점에 포르투갈 국왕을 위해 약 2m 높이의 십자가를 세웠다.

물개보호구역에서 다시 트럭을 타고 남쪽으로 120km를 달려 스바코프문트에 도착했다. 대서양 연안의 이름난 휴양도시인 스바코프문트는 열대지방에 자리하지만 연중 기온이 10~20도로 시원한 편이다. 이런 날씨가 유지되는 이유는 아프리카 대륙 남단을 돌아오는 벵갈라 한류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했지만 물이 차가워 오래할 수 없었다.

스바코프문트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독일풍 건물은 19세기 후반 독일이 점령해 만든 도시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골프를 칠 수 있는 풍광 좋은 리조트, 박제나 그림으로 아프리카 동식물을 잘 설명해놓은 박물관, 해양자료가 풍부한 국립해양수족관, 양조장 등이 볼만했다. 시내를 다니다 보면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백인이 이곳에서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인 듯했다. 스바코프문트는 휴양도시답게 배낭 여행자를 위한 숙박시설이나 호텔이 많다. 도시 외곽 사막지대에선 샌드보딩, 쿼드바이킹,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전 세계 사막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나미브사막은 나미비아의 대서양 연안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그 크기가 남한 넓이의 1.35배나 된다. 스바코프문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달리니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골프장이 보이고 달 지형(Moon Landscape)도 나타났다. 달 지형은 450만 년 전 지구의 부드러운 층이 침전되고 이어 만년 넘게 침식작용이 이어져 만들어진 기이한 모습의 계곡이다.

자연경관 뛰어난 무지개의 나라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소수스플라이의 붉은 사막.

나미브사막은 북쪽은 흰 모래, 남쪽은 붉은 모래가 주를 이룬다. 이곳 사막은 해 뜰 때가 가장 아름답다. 캄캄한 밤을 지나 이른 아침 떠오르는 태양빛을 받은 모래언덕이 점점 오렌지색으로 변한다.

전날 세스리엠 캠프장에 도착해 하루 자고 오전 4시쯤 일어나 둔 45(Dune 45), 소수스플라이(Sossus Vlei), 데드플라이(Dead Vlei)를 순서대로 찾아갔다. 세스리엠 캠프장을 출발한 지 약 1시간 만에 매력적인 오렌지색 사막이라는 둔 45에 도착했다.

둔 45는 소수스플라이 부근에 자리한 150m 높이의 매력적인 모래언덕이다. 모래언덕 이름에 숫자 45가 붙은 이유는 세스리엠에서 45km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힘들게 모래언덕 정상에 오른 후 잠시 기다리니 붉은 태양이 떠오르며 검게 보이던 사막이 오렌지색으로 변해갔다. 신비로운 일출 장면이었다. 사진작가나 예술가의 작품 소재로 애용되는 이곳은 특히 모래언덕 정상에 서면 황홀한 일출, 일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다음에 찾아간 300m 높이의 모래언덕이 널린 소수스플라이는 철 성분을 많이 함유한 모래 때문에 붉게 보였다. 영국 BBC 방송은 소수스플라이와 주변 아름다운 사막을 ‘인간이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100곳’ 중 한 곳으로 선정했다. 데드플라이는 둥근 평지 모양의 땅에 오래전 물이 고였다가 물 흐름이 바뀌면서 안쪽에 있던 나무들이 모두 말라죽은 곳이다. 오렌지색 사막을 배경으로 오래전 죽은 나무들이 자리한 모습은 신비스럽다. 바람이 빚어내는 모래언덕의 오묘한 변화에 자칫하면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협곡인 피시리버캐니언은 길이 161km, 폭 27km, 깊이 550m로, 피시 강의 침식으로 형성된 곳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 그랜드캐니언에 이어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며,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뒤틀린 협곡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이곳에서 잠시 머문 후 최종 목적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케이프타운으로 향했다.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마을 풍경.

남아공을 흔히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인종과 종족, 종교, 언어가 다양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흑인이 77%를 이루고 백인 10%, 아시아계 3%, 그 외 혼혈이 10%를 차지한다. 남아공은 금과 다이아몬드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최대 부국이 됐다. 요하네스버그나 케이프타운 같은 도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피부색이 다른 여러 인종이 살지만 경제 실권을 쥔 사람은 백인이다.

케이프타운은 흔히 ‘어머니의 도시(mother city)’라고 부른다. 남아공의 많은 도시 가운데 가장 남서쪽 끝에 자리하는데 유명한 희망봉 외에도 테이블마운틴, 물개 섬, 펭귄 섬, 로벤 섬 등 볼거리가 많다. 방문 당시 희망봉 앞바다에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고, 바람에 떠밀려온 높은 파도가 암벽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만들었다. 회색 화강암으로 절벽을 이룬 희망봉 해안과 검푸른 파도, 흰 모래사장 같은 자연경관은 아름다웠다. 희망봉 언덕 위로는 푸른 초원이 광활하게 펼쳐졌다. 이곳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많은 동식물이 서식한다.

상상력과 모험 자극한 여행

테이블마운틴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으로, 시내를 휘감듯 우뚝 버티고 있다. 해발 1087m의 바위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는 완만한 코스와 가파른 코스로 나뉘는데 보통 3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날씨가 워낙 좋아 수평선, 지평선 할 것 없이 잘 보였는데, 사실 이런 날은 드물고 대부분 흐리거나 안개 낀 날이 많다고 한다. 산 정상은 평평한 운동장처럼 보였고, 뒤쪽으로는 12사도처럼 보이는 산들이 둘러져 있었으며, 전면으로는 세상을 다 안아줄 듯한 짙푸른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케이프타운 근교에는 펭귄 마을이 있다. 펭귄보호구역인 볼더스 비치로 펭귄 수백 마리가 산다. 이들은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펭귄은 추운 극지방에 사는 동물로 알았는데 무더운 아프리카에서 만나니 무척 신기했다.

장장 22일간 이어진 아프리카 오버랜드 여행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밤에 폭우가 쏟아져 텐트 안으로 빗물이 흘러들어와 고생한 일도 이제는 즐거운 추억이 됐다. 텐트 안에 누워 있으면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야생동물 발자국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그 발자국 소리의 주인이 사자인지, 표범인지 나름대로 상상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아프리카의 멋진 곳을 많이 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 트러킹 투어는 모험심 많고 건강한 사람에게 적합한 여행이다. 다음에는 아내와 함께 빅토리아 폭포에서 아프리카 북쪽 콩고의 야생 고릴라 서식지까지 오버랜드 여행을 하고 싶다.

오렌지색 사막언덕 황홀한 세상과 만나다

케이프타운 펭귄마을 해변에서 펭귄 수백 마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다(왼쪽). 바다 물개 수천 마리가 살아가는 케이프크로스 물개보호지역.





주간동아 897호 (p54~56)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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