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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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눈동자 속엔

  • 문충성

    입력2013-06-28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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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눈동자 속엔
    당신 눈동자 속엔

    내가 떠나야 될

    나의 바다가 있다

    들여다볼수록 깊어진다

    들여다볼수록 넓어진다



    푸르르 꿈꾸는 바닷물결

    밀고 써는 부대낌들

    하얗게 재우는 모진 바람 속을

    갈매기 한 마리

    날고 있다

    당신 눈동자 속엔

    내가 건너야 될

    나의 수평선이

    또 하나

    어두워오는 내 이마

    쟁쟁 눈물로 빚은 불

    불 밝혀놓고

    가고 오지 못할

    길을 열어놓는다



    등대가 육지의 눈동자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한 시절, 등대를 돌아다니니 사람이 모두 바다가 돼 등대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바다였던 당신의 눈동자는 이제 눈물 떨어진 자국, 섬이 됐다. 거기에 등대를 세운다. 사람의 눈동자를 깊이 들여다보자. 물 한 방울에 담긴 온 우주가 거기에 있다.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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