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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골프여왕 박인비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 대기록 눈앞에 다가와

  • 주영로 스포츠동아 레저경제부 기자 na1872@donga.com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골프여왕’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올해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메이저대회를 모조리 휩쓸면서 한국인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박인비는 6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4라운드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내 ‘베테랑’ 캐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메이저대회 3승째 신고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인 동시에 올 시즌 4번째 우승이다. 개인 통산 7승째다.

한국 여자골프의 최다승 및 메이저 최다승 기록은 ‘원조 골프여왕’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가 갖고 있다. 1998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는 박세리는 통산 25승을 올렸다. 이 가운데 메이저 우승은 5승이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3승째를 신고했다. 통산 7승의 절반에 육박한다. 박세리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많다.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은 1998년 박세리 이후 처음이다. 15년 만이다. 당시 박세리는 4월 열린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 이어 7월 US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도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다.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3차례(1998, 2002, 2006년) 우승했다.

L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 내 메이저대회 백투백 우승(연승)을 이룬 건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8년 만이다. 소렌스탐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올 시즌 4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1승만 추가하면 박세리가 가진 한국 선수 단일시즌 최다승(5승)과 동률을 이룬다. LPGA 투어는 이제 절반을 조금 넘겼다. 현 추세라면 2~3승을 추가하는 건 시간문제다.

또 다른 관심은 박인비가 남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해 그랜드슬래머가 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그랜드슬램은 1년 동안 개최하는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L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는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오픈 등이며, 올해부터 에비앙 마스터스가 추가돼 5개 메이저대회가 열린다. 메이저대회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나 규정을 따져봐야겠지만, 테니스나 PGA 투어의 경우 4대 메이저대회 우승자를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한다. 그랜드슬램은 아니더라도 시즌에 상관없이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랜드슬램 달성할까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 이어 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 우승에 성공했다. 브리티시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만 가져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2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는 박인비가 올해 남은 메이저대회 가운데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가운데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고 밝혔다.

LPGA 투어에서 그랜드슬램에 성공한 선수는 없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6명이 기록했다. 루이즈 석스(1957)를 시작으로 미키 라이트(1962), 팻 브래들리(1986), 줄리 잉크스터(1999), 캐리 웨브(2001), 안니카 소렌스탐(2003)이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지만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했다.

박인비는 경기 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해 에비앙에서 우승했다. 내겐 무척 편안한 장소”라며 그랜드슬램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트리플 크라운 예약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33만7500달러(약 3억7700만 원)를 추가했다. 올 시즌 벌어들인 상금은 122만1827달러로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 수잔 페테르센(77만3785달러)에 약 45만 달러 이상 앞서 있다.

한국 선수 첫 올해의 선수상도 기대된다. 박인비는 6월 11일 현재 191포인트를 획득, 87포인트를 얻은 페테르센에 크게 앞섰다.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85포인트로 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수상한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상을 루이스에게 넘겨줘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실패했다.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위한 마지막 관문은 최저타수 부문이다. 박인비는 69.85타를 기록, 루이스(69.83타)에 이어 2위다.

세계랭킹 경쟁에선 박인비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박인비는 6월 11일 발표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11.17점을 얻어, 루이스(8.55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박인비 퍼팅 3가지 비결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제의 도전
박인비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무기는 ‘퍼팅’이다. 박인비는 6월 11일 현재 홀당 평균 퍼팅 수 1위(1.711개),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 2위(28.56개)에 올랐다.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도 박인비는 4라운드 동안 한 번도 퍼팅 수가 30개를 넘지 않았다. 1라운드 29개, 2라운드 27개, 3라운드 26개, 그리고 4라운드에서 27개를 기록했다.

박인비의 퍼팅은 무엇이 다를까. 5월 귀국했던 박인비는 자신의 퍼팅 비결을 3가지로 압축했다.

1. 백스윙 때 헤드를 낮게 유지한다.

퍼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백스윙이다. 헤드가 지면으로부터 최대한 낮게 이동할 수 있게 유지하는 게 포인트다. 거의 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뒤로 빼면서 스트로크를 시작한다. 그럼 임팩트 때 공을 더 확실히 밀어줘 회전이 일찍 시작한다. 공이 빨리 회전할수록 그린 경사에 따라 잘 굴러간다. 그렇지 않고 헤드를 높게 들어 퍼팅하면 임팩트 이후 공이 통통 튀면서 뒤늦게 굴러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거리와 방향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 과거엔 박인비처럼 스트로크를 낮게 유지하려고 바닥에 동전 2개를 포개놓은 뒤 위에 있는 동전만 때리는 연습을 하는 골퍼가 많았다. 박인비는 동전으로 연습하진 않지만 퍼터 헤드가 최대한 지면과 밀착해 스트로크하는 연습을 많이 한다.

2. 퍼팅 궤도는 인사이드에서 아웃사이드로

프로마다 퍼팅 궤도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박인비는 스트로크 때 퍼터 헤드가 인사이드에서 아웃사이드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프로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인사이드-인, 아웃사이드-인 같은 궤도로 퍼팅하는 골퍼도 있다.

인사이드에서 아웃사이드로 퍼팅 궤도를 보이는 이유는 공의 직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박인비는 “공을 똑바로 굴리는 게 훨씬 쉽다”고 말했다.

퍼팅 궤도는 거리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한 이 퍼팅 궤도를 유지하려고 퍼터 헤드가 큰 말레형을 고집한다. 말레형 퍼터는 헤드가 커서 백스윙 때 인사이드로 빼는 동작이 쉽다. 또 샤프트는 살짝 꺾인 밴드형 타입을 쓴다. 모두 퍼팅 궤도와 관련 있다.

3. 그립은 약하게 그리고 감각적으로

너무 강하거나 약한 그립은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박인비는 그립을 쥘 때 최대 악력이 10이라면 아이언 스윙 때는 5 정도, 퍼팅 때는 그보다 훨씬 적은 2∼3의 악력으로 그립을 쥔다. 그립을 세게 쥐면 정확한 스트로크를 하기 어려워지고 감각을 느끼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박인비의 설명이다.

이는 감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박인비는 퍼팅 때 ‘감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발걸음으로 거리를 계산하지도 않는다. 눈으로 거리를 확인하고 몸에 밴 감각만으로 퍼팅한다. 그만큼 감각이 뛰어나다.




주간동아 2013.06.17 892호 (p52~54)

주영로 스포츠동아 레저경제부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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