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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安철수 정치행보 朴근혜 닮은꼴

정치판 뒤흔들 폭발력에 신당 창당 생각…심지어 신비주의 ‘복도정치’도 비슷

  • 문수인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 miniss@mk.co.kr

安철수 정치행보 朴근혜 닮은꼴

安철수 정치행보 朴근혜 닮은꼴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 촉진 전국기초광역의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가 의장이 된 이후 이렇게 기자들이 많이 모인 적은 처음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5월 13일 안철수 의원의 의장실 방문에 웃으며 내뱉은 말이다. 이날 안 의원의 방문은 한동안 정치권 이슈였던 상임위원회 배정 논란을 해결하려고 이뤄졌다. 국회에 입성한 새내기 정치인인 안 의원이지만, 이처럼 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뜨겁기 그지없다. 여야 당대표보다 기자들을 더 많이 몰고 다닐 정도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 대상이다. 유력 대권주자로 정치판을 뒤흔들 폭발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대권주자로서의 지지율도 앞선다고 평가된다. 그가 창당한다는 신당 소식에 정치권은 겉으로는 무덤덤하지만 속내는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바쁘다.

차기를 향해 뚜벅뚜벅

이런 그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여러 시선 가운데 재미난 포인트가 있다. 종종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모습이 보인다”는 말이 들린다.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삶을 준비하는 안 의원의 정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박 대통령이 대권 의지를 불태우던 때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비약으로 치부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새 정부 초반부터 공개적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박 대통령이 2007년 당내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하자 절치부심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박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짚고 내공을 쌓는 등 공부를 시작했고, 민심과 만나면서 준비된 지도자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특히 경제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공부모임은 유명하다. 이후 박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여러 캐치프레이즈 가운데 가장 앞에 내세웠다. 5년 준비의 결실은 박근혜 정부로 나타났다.



안 의원도 마찬가지. 새 정부가 이제 막 출범했지만 그는 다음을 위한 준비를 차분히 하고 있다. 명시적으로 대권 도전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안 의원 본인도 간접적으로 큰 꿈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5월 18일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변화의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많은 준비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정치 세력화에 나선 것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라는 얘기가 많다.

실제 그는 정치에 뛰어든 후 자신을 뒷받침할 세력이 없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내공을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국회에서는 복지위원회를 자청해 사회적 약자, 소외된 계층을 챙기는 정책을 준비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현재 안 의원은 차기 대선후보감 1위를 달린다. 지난해 대선 때 안 의원을 도운 한 인사는 “안 의원을 지금부터 돕는다면 그 시계는 2016년에 맞춰졌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그 사단이라고 불리는 세력이 차기 대권에 대한 속내를 이처럼 숨기지 않는 이유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탄탄한 고정 지지층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30% 가까이 나온다. 지난해 대선 당시 안 의원이 다자구도에서 20% 중반대 지지율을 얻었던 것을 감안하면 20% 정도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고정 지지층은 박 대통령도 갖고 있었다. 그 견고성은 더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경선 패배 후 차기 도전을 바로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흔들리지 않는 지지층과 여기에 ‘플러스알파’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계산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안 의원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층도 든든한 후원군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 사이에서 안 의원이 지지층 확장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의원 지지층이 20~30대에 몰린 점이 한계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새 정치를 매개로 돌파구를 찾는다면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는 점도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과 얼핏 닮았다.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이다. 사실 박 대통령만큼 신비화 전략에 성공한 정치인은 드물다. 한 예로 각종 현안이 생겨 정치적 판단을 할 때 박 대통령이 누구와 주로 의논하는지 지금까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한때 원로들이 모인 7인회을 지목했지만 박 대통령은 조언을 듣는 여러 그룹 가운데 하나라고 일축한다. 또 박 대통령의 책사격인 이들도 2007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일부 드러난 후 지난 대선에서야 오롯이 파악될 정도였다.

일거수일투족 관심사 파장

安철수 정치행보 朴근혜 닮은꼴

안철수 의원이 4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안 의원도 그렇다. 그가 정치 현안과 관련해 누구에게 조언을 듣고 누구와 의논하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냥 막연히 대선 때 도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조언을 구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4인회 혹은 6인회 등의 의사결정체가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난무한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은 “정치적 판단이야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이고, 사전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열심히 의견을 듣는다”고만 답한다. 박 대통령 측도 과거 이 같은 시선에 대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두루 듣고 본인이 직접 판단한다”고 했던 것.

안 의원이 종종 뜻하지 않게 기자들을 우르르 몰고 다니며 복도에서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도 박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실제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난 후 기자들을 몰고 다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은 의원 시절 그보다 더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그의 뉴스가치도 높지만 기자들이 그를 직접 만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특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전화를 걸어도 그는 잘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그가 공식적으로 ‘뜨는’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이고, 벌떼처럼 달려들어 이것저것 묻고 기사화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빗대 종종 “초선이 중진급 대우를 받는다”는 농담이 회자되곤 한다.

어쨌든 국회 입성 후 ‘복도’는 안 의원의 생각을 듣는 유용한 장소가 됐다. 5월 13일 안 의원은 국회의장실 방문 직후 기자들로부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에 관한 질문을 받고 “책임소재를 밝히고 (청와대가)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안 의원 측도 이런 분위기가 싫지 않은 듯하다. 대선 주자이긴 하지만 국회 초년병인 점을 감안할 때 항상 공개적으로 자기 견해를 전달하는 일이 정치 선배들의 눈에 좋게 비치지 않는 것이 사실. 이런 까닭으로 이동할 때 자연스럽게 인터뷰 장이 펼쳐지는 것도 정치적으로 나쁘진 않다.

물론 박 대통령처럼 그의 발언 파장은 크지 않다. 아직까지 체급이 낮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그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몰라도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트레이드마크였던 복도정치를 재현했다고 보는 것은 아직 섣부르다”면서 “하지만 대권주자로 입지가 더 단단해지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과 파장도 더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끝으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도 발견된다. 바로 ‘새로운 당’ 만들기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자신의 당(미래연합)을 만들었다. 안 의원도 독자 세력화의 종착역으로 신당을 생각한다. 두 사람 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발에서 추진했고, 또 추진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다시 제도권에 진입해 결국 정권 창출에 성공했다. 안 의원의 도전 결과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주간동아 2013.06.03 890호 (p12~13)

문수인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 minis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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