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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대 악 척결 사회안전 컨트롤타워 구실 수행할 것”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4대 악 척결 사회안전 컨트롤타워 구실 수행할 것”

“4대 악 척결 사회안전 컨트롤타워 구실 수행할 것”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핵심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그리고 안전행정부(안행부)로 행정안전부의 명칭 변경이다. 이 중 ‘안전’과 ‘행정’의 순서를 바꾼 안행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다.

사회안전은 국민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부 평가 리트머스지인 만큼 사회안전 전반을 총괄하게 된 안행부의 소임은 막중하다. 안행부에 안전정책을 수립 및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준 것도, 그 수장 자리에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정복 의원(사진)을 앉힌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국민 체감지수 꼼꼼히 확인

이런 안행부가 5월 30일 새 정부의 사회안전 의지를 담은 국민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기존의 홍수, 태풍 등 대규모 재난 중심이던 국민 안전 중점 관리 분야를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모든 위험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조류인플루엔자, 유해화학물질, 어린이·노인 교통사고, 키즈카페 등과 관련한 종합대책이다. 성범죄,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단속 등 4대 사회악을 뿌리 뽑아 국민행복과 사회안전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국민안전종합대책을 진두지휘한 유정복 안행부 장관을 5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났다.

▼ 이번에 마련한 국민안전종합대책은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과 지진, 사고 등 21개 분야로 상당히 광범위하다.



“140개 국정과제 중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과제다. 안전문제에 대해선 과거 정부에서도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재난이나 각종 사회 안전, 안전 위협요소에 대한 관리적 측면이 강했다. 이번 국민안전종합대책은 선제적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상시적 종합대책이다. 사고를 일상적으로 관리해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다. 이미 장관이 주재하고 다른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안전정책조정회의도 신설했다. 컨트롤타워 구실을 수행할 거다.”

“4대 악 척결 사회안전 컨트롤타워 구실 수행할 것”

5월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

▼ 4대 악 감축목표제 도입이 눈에 띈다(정부는 성폭력 범죄자 미검률을 지난해 15.5%에서 오는 2017년 9.1% 수준으로 대폭 낮출 계획이다. 가정폭력 재범률도 매년 평균 4.5% 감축하고 학교폭력 피해 경험률도 매년 평균 6% 줄여나가기로 했다).

“그렇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 목표를 설정한 거다. 범죄율을 낮추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불량식품의 경우 신고건수가 줄거나 정부 단속건수를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계량적 지표 관리가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감축목표를 정해 국민에게 공개하고 주기적으로 확인 점검해야 한다. 관련 공무원이 책임지고 관리하고, 결국 국민이 안전을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급자(공무원)가 아무리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범죄가 줄었다’고 해도 국민이 불안해하면 의미가 없다. 국민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안행부는 이러한 안전대책 컨트롤타워로서 국민 체감지수를 꼼꼼히 확인한다.”

▼ 최근 대구 여대생 실종사건으로 성폭력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 그동안 경찰은 경찰서에 여성청소년과를 신설하고 특별수사대를 출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지만 성폭력 범죄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9%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 범죄자 재범률을 2012년 7.9%에서 2017년 6.1%으로 매년 평균 5%씩 낮추는 게 가능할까.

“물론 쉽지는 않다. 그래서 (목표) 수치를 설정하는 건 굉장한 부담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안고서 관계기관이 책임감을 갖고 진정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 안행부는 최근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해 징계를 강화(해임, 파면 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무원의 성범죄에 대해선 솜방망이 처벌을 해놓고 뒤늦게 강화한다?(2007∼2011년 성매매, 성폭력 등 성범죄와 관련해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받은 것은 모두 164건으로 이 중 62%가 견책이나 감봉 등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가 처신을 바로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때문인가.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나.

“(윤 전 대변인 사건으로) 공무원이 큰 경각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대통령이 (윤 전 대변인 사건을) 지칭한 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강화하라는 말씀은 있었다.”

인터뷰에 배석한 김석진 안행부 대변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공무원의 솜방망이 처벌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지적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 안전 관련 정보를 종합한 지역별 안전지수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이 또한 ‘국민 체감’을 위해서인가.

“지역의 안전수준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수단이다. 지역별로 범죄와 안전사고, 재난 등이 얼마나 발생했고, 사고 예방을 위해 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역 주민의 안전의식이 어느 정도 성숙했는지를 모두 담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스스로 안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관리를 강화하게 된다. 정부 역시 안전지수가 향상된 지역은 인센티브를 통해 독려하고 낮은 지역은 컨설팅을 지원한다. 국민이 정부의 정책의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이 함께 참여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핵심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이고 꾸준히 추진하려면 국민 참여와 협조가 필수다.”

광역의원 유급보좌관제는 시대적 요청

▼ 대책 가운데 국민이 위험지역 정보를 알 수 있는 국민생활안전지도가 눈에 띈다.

“그렇다. 살인, 강도, 침수, 산사태, 교통사고, 가축전염병 등 국민생활 전반의 위험요인을 종합해 안전지도에 반영할 계획이다.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 시는 범죄지도를 일반에 공개한 뒤 범죄율이 30% 낮아졌다.”

▼ 과거에도 안전지도 제작을 검토하다가 집값 문제나 지역 간 위화감 조성, 사생활 침해 같은 문제를 낳는다는 우려 때문에 무산됐는데.

“안전정책이라는 게 사실상 국민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일정 부분 국민이 감내해야 할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지역별 낙인효과, 지역민의 불안감 증폭 같은 우려가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이나 이웃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너무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국민 전체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 아닌가. 안전지도와 안전지수가 지역이기주의의 ‘볼모’가 돼서는 안 된다. 안전지도가 국민과 자치단체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 최근 불산 누출사고 등으로 기업들의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 5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위한 정부, 산업계 간담회’에도 참석했는데.

“주무부처는 환경부지만 안행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기관이 업무소관을 떠나 협업체계를 강화한 거다. 과거처럼 기업이 경제이익만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불산 누출사고처럼 기업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발생하는 손실은 더 크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국민 재산과 생명을 함께 지켜나가고 국민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데 정부와 기업 모두 공감했다.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가 나면 기업도 망한다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달라는 얘기가 많았다.”

기자는 이즈음 지방자치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유 장관은 최근 각종 강연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광역의원 유급보좌관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연내 추진 의사를 밝혔다.

▼ 국민적 공감대, 재정자립도 측면에선 유급보좌관제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1991년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22년 지났다. 성인이 된 만큼 지방자치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유급보좌관제는 광역의회에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주고 제대로 하라, 잘못하면 책임지라는 의미다. 전국 지자체 예산이 100조 원을 넘는데 이를 의원 혼자 심의하고 또 조례와 정책을 만든다. 당연히 집행부 공무원의 도움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견제 구실을 할 수 있을까.”

현장 이해 없이 정책 나오겠나

“4대 악 척결 사회안전 컨트롤타워 구실 수행할 것”

5월 2일 서울 성북구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유정복 장관이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있다(위). 5월 23일 경기 수원시 못골시장에서 과일을 사며 전통시장 상인들과 물가동향에 대해 얘기하는 유정복 장관.

▼ 광역의회 소속 의원정수는 855명으로 연봉 5000만 원인 보좌관 1명을 두면 연간 427억 원이 든다. 사무실 유지 등 부대비용을 계산하면 더 늘어나는데.

“따져보면 예산은 160억 원 정도 드는 걸로 나온다. 내년부터 교육의원(82명)이 폐지돼 의원정수가 줄고, 현재 의회사무처 내 입법직원 인력을 보좌 인력으로 전환하면 된다. 생각해보라. 국회의원 1명은 보좌 인력을 9명 두는데 광역의원은 한 명도 없다? 그게 바로 중앙과 지방이라는 상하관계 아닌가. 중앙과 지방정부는 같이 가야 한다. 제대로 일하게 해주면서 의정활동을 불성실하게 하면 의정비를 감액하는 등 자기 책임성을 강화하면 된다. 그래야 날로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지방행정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 시·군·구 통합은 어떻게 보나. 지난해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16개 지역 36개 시·군·구를 통합대상 시·군·구로 선정했지만 현재로선 이미 통합한 청주·청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통합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 청주·청원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구는 통합 의지가 아직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통합 권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상반기 중 지방자치발전위원회를 발족해 개편 논의를 지속하고, 이를 토대로 충분히 논의할 거다.”

▼ 최근 경기 수원, 안성, 남양주 등 잇달아 경기지역을 방문했다.

“충북 청주와 경북 안동에도 다녀왔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유 장관은 행정고시 출신 내무관료로 인천 서구청장, 김포시장을 거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3선 현역 국회의원이다. 지역구는 경기 김포시).

“글쎄,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 답이 있는 거 아닌가. 현장을 이해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국민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펴려면 현장을 중시하는 건 당연하다. 사실은 더 많이 가야 했다. 장관 취임 후 충청도에 많이 갔는데, 거기보다 먼 곳은 시간이 많이 걸려 자주 못 가고 있다.

▼ 1979년 행정고시 합격 후 김포군수와 국회의원, 장관 등 줄곧 공직생활을 했는데.

“그동안 맡은 업무에 충실했다. 사심 없이 일하다 보니 성과를 냈고, 이는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안행부는 집행기관으로서의 책임성을, 국회의원은 방향성을 강조하는데, 안행부 수장의 말 한마디는 정책추진에서 굉장히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국회의원 말과는 다르다. 어쨌든 공직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일이다.”



주간동아 2013.06.03 890호 (p8~10)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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