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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

슈퍼맨…거미형 인간…비밀 코드는 ‘체지방량’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슈퍼맨…거미형 인간…비밀 코드는 ‘체지방량’

슈퍼맨…거미형 인간…비밀 코드는 ‘체지방량’
‘주간동아’ 870호에 실린 글에서 필자는 운동을 통한 건강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먼저 자기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 몸의 정량적 상태와 정성적 상태, 그리고 의학적 상태 등 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량적 상태란 몸의 외형적 모습을 나타낸다. 외형적 모습은 다시 몸 형태(체형)와 몸 짜임새로 나눠 생각할 수 있는데, 체형은 선천적으로 살이 찌는 체질인지, 아니면 원래 근육형 체질인지를 나타내는 배엽형(내배엽형, 외배엽형, 중배엽형)을 뜻하며, 몸 짜임새는 현재 체지방량을 가리킨다.

그런데 과거 오랫동안 몸 짜임새를 알려고 사용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키와 몸무게는 무엇보다 어떤 장소에서나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사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키와 몸무게 정도만 알아도 그의 신체 상태를 웬만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키와 몸무게는 비단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 운동선수 사이에서도 상대방에 대해 미리 파악해야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보다. 그런데 키는 성장기 이후로는 대부분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현재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데는 결국 몸무게가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러나 몸 짜임새에 대한 정확한 지표로 몸무게를 사용하기에는 결정적 약점이 있다. 즉, 몸무게가 똑같은 사람이라도 키에 따라 마르게 보일 수도, 반대로 뚱뚱해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비슷한 키와 몸무게를 가졌더라도 몸이 주로 근육으로 이뤄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외견상으로나 건강상 큰 차이를 보인다.

건강 상태 지표로 널리 사용



슈퍼맨…거미형 인간…비밀 코드는 ‘체지방량’
단순 몸무게 측정의 이런 약점을 보완하려고 표준체중 개념을 도입하거나 허리둘레 측정을 병용하는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 또한 한 개인을 지속적으로 측정해나갈 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는 신체 골격 차이 때문에 객관적 평가기준이 되기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각광받는 방법이 바로 몸의 지방량(체지방량) 측정이다. 체지방량 측정은 글자 그대로 몸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최근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강 상태 지표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체지방량 측정에는 다음과 같이 간단한 계산 공식을 이용하는 방법에서부터 비싼 기계장치를 이용하는 방법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1)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간단한 계산 공식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2006년 일부 여성 전문모델이 지나친 체중 감량 후유증으로 사망하자 일부 국가에서 모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이 수치를 기준으로 모델 자격을 주겠다고 발표한 이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체질량지수는 영어 약자인 ‘BMI’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계산방법은 매우 간단해 체중(kg)을 신장(m) 제곱 값으로 나누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몸무게 64.8kg, 키 1.8m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몸무게 64.8을 신장 제곱 값인 3.24로 나눠 20이 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 전문모델의 경우 체질량지수 18.5 이상이 돼야 자격을 주는 것으로 기준을 정해놓았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체질량지수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체질량지수 18.5 이하 - 저체중 ② 18.5~24.9 - 건강 상태 ③ 25~29.9 - 과체중 ④ 30 이상 - 비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영양조사에서 정한 비만 판정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체질량지수는 특별한 장비 없이 누구나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지만, 정확한 체지방량을 파악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2) 캘리퍼(caliper) 측정법

간단한 측정도구인 캘리퍼를 사용해 더 정확히 체지방량을 재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좀 더 자세히는 ‘피하지방 두께 캘리퍼 측정법(skinfold caliper technique)’ 또는 ‘피부 두 겹 집기법’이라고 불린다.

캘리퍼 측정법은 미리 정한 신체 부위 몇 군데 피부를 손으로 두 겹 주름잡아 집은 뒤 캘리퍼로 그 두께를 측정하고, 측정 수치를 정해진 체지방율 산출표에 대입해 체지방량을 간접적으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흔히 뱃살이나 허리 살을 손으로 집어보면서 잡지 두께니, 타이어 튜브 같다느니 농담하곤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캘리퍼 측정법의 초보 단계라 할 수 있다.

캘리퍼 측정법은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헬스클럽 등에서 손쉽게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측정자 간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심지어 동일 측정자라도 측정 시기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는 등 측정자 숙련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크다.

(3) 생체전기 저항분석법(BIA)

모든 물체는 전기적으로 저항을 갖는데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전류를 통과시키는 성분은 수분밖에 없다. 따라서 전류가 물이 많은 조직을 통과하는 경우에는 전기가 흐르는 통로가 그만큼 넓기 때문에 저항이 적고, 반대로 물이 적은 조직에서는 저항이 커지게 된다.

우리 몸의 지방은 수분을 약 20%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은 수분 약 75%로 이뤄진 근육에 비해 전류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다. 즉, 전류 속도가 저항 때문에 느리면 느릴수록 그만큼 체지방량이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론에 입각해 우리 몸에 느끼지 못할 정도의 약한 전류를 흘린 뒤 전류가 흐르는 속도 차이를 측정함으로써 체지방을 간접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바로 생체전기 저항분석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BIA)이다.

다양한 체지방량 측정 제품

현재 국내 시장에도 비교적 간단한 체중계 형태부터 정밀한 기계분석 장치까지 생체전기 저항분석법 원리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회사인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에서 만든 기계분석 장치 ‘인바디’가 병원 검진센터, 보건소, 대형 헬스클럽 등을 중심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 제품은 피검자가 분석 장치에 올라서면 손과 발이 닿는 부위에 있는 전극을 통해 전기를 흘려보낸 뒤 인체 저항을 계산해 체지방 및 단백질, 무기질, 체수분 등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몸 전체를 하나로 계산해 측정할 때 생기는 오류를 보완하려고 부위별 직접 저항(임피던스) 측정을 통해 더욱 정확하게 측정값을 구하는 신제품이 나왔다. 단, 인바디는 가격 등의 문제로 큰 기관 외에는 이용하기가 곤란하다.

일반 가정에서도 경제적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체중계 형태의 제품이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타니타(Tanita) 체중계다. 피검자가 키, 나이, 성별 등을 입력한 뒤 체중계에 올라서면 오른쪽 발에서 왼쪽 발로 전기를 흘린 뒤 양쪽 전압 차이, 즉 저항을 계산해 자동으로 체지방량을 측정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체수분량 변동에 따라 측정 오차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설명서를 잘 읽고 조건에 맞춰 체지방량을 측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체지방량 측정법 외에도 직접 측정법인 수중밀도법, 체내 총수분량 측정법 등이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정확한 반면, 측정 방법이 번거롭고 비용도 비싸 주로 연구 목적으로만 이용된다.



주간동아 881호 (p78~79)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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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5호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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