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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한국 영화 ‘천만시대’ 03

“매출보다 수익에 집중, 될 만한 작품 고르죠”

인터뷰Ⅰ서동욱 투자배급사 NEW 부사장

“매출보다 수익에 집중, 될 만한 작품 고르죠”

“매출보다 수익에 집중, 될 만한 작품 고르죠”

서동욱 투자배급사 NEW 부사장.

흥행 감독도, 스타 배우도 없고 막대한 제작비도 들이지 않은 ‘7번방의 선물’(‘7번방’)이 100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적’을 이룬 배경으로 영화 투자배급사 NEW를 주목하는 이가 많다. 영화 산업에서 투자와 배급은 제작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준이 비슷한 작품이라도 개봉 당시 얼마나 많은 스크린(상영관)을 확보하는지, 어떻게 마케팅하는지에 따라 흥행 성패가 갈린다.

잇단 흥행 가도 ‘미다스의 손’

지금까지 국내 배급시장은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등 이른바 메이저 3사가 장악해왔다. 모기업(CJ그룹, 롯데그룹, 오리온) 자본력에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라는 관계 극장 망까지 갖춘 이들 아성에 맞설 상대가 없었던 것. 따라서 NEW의 부상은 이런 구도에서 생긴 첫 변화라는 점에서 영화계 안팎으로 큰 관심거리다.

NEW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xt Entertain ment World)’의 줄임말.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대표이사를 지낸 김우택 대표가 2008년 자본금 20억 원으로 세웠다. 창업 전 ‘가문의 영광’ 시리즈, ‘웰컴 투 동막골’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투자·배급하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김 대표지만, 그의 도전이 성공하리라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이미 많은 스타 영화인이 투자·배급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NEW는 달랐다. 첫해 할리우드 영화 ‘트와일라잇’ 배급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 시작한 뒤 점점 한국 영화 비율을 높이더니, 2012년 ‘부러진 화살’(345만), ‘러브픽션’(172만),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등으로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그리고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를 배급해 내실도 알차게 챙겼다. 8월 개봉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관객 490만 명을 동원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운 지 5개월 만에 ‘7번방’으로 1000만 돌파 홈런을 쳤다.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는 NEW가 장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7번방’에 이어 관객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영화 ‘신세계’ 역시 NEW가 배급했다. 김 대표가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에 몸담았던 시절 동료로 NEW 창립과 함께 자리를 옮긴 서동욱 부사장은 ”관객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이 영화가 많은 분에게 웃음과 위로를 드리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7번방’의 성공은 CJ E·M의 막강 지원을 받은 초호화 캐스팅 액션대작 ‘베를린’과의 맞대결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다. 배급전쟁에서 승리하려고 어떤 승부수를 띄웠고, 어떤 점이 주효했나.

“거의 매주 라인업을 갖춘 대기업 배급 작품과의 만남을 피하긴 어렵다. 다른 영화를 의식한 특별한 승부수는 없다. 다만 ‘7번방’이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임을 고려해 설 연휴 전으로 배급 시기를 잡았다. 개봉 전 배우들이 주는 호감도와 ‘따뜻한 웃음’ 요소를 부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 ‘7번방’과 ‘신세계’의 잇따른 흥행 성공으로 NEW는 ‘메이저 배급 3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들에 맞서는 NEW의 경쟁력은 뭔가.

“앞서 언급한 배급사 모두 그룹을 기반으로 한 모기업을 뒀다. 그룹 계열사 속성상 매년 성장기반의 사업계획을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영화투자 배급업은 제조업과 달리 매년 성장계획을 수립하기가 어렵다. NEW는 사업계획을 세우는 대신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품을 선택한다. 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라인업을 통해 리스크(위험)를 관리하고, 매출보다 수익에 집중한다.”

▼ 최근 몇 년간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년, 164만), ‘부러진 화살’처럼 ‘이 영화가 잘될 줄 몰랐다’는 평을 들은 히트작 상당수를 NEW가 배급했다. ‘7번방’도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다. ‘NEW가 하면 왜 잘되나’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할 수 있나.

“집중력과 팀워크 결과인 것 같다. 우리는 작품을 결정할 때 김우택 대표 이하 전 직원이 모여 집중토론을 벌이고 찬반투표를 거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번 정하고 나면 모두 다 확신을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돌아보면, 구성원들이 일에 업무 이상의 애정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나오는 ‘집중력’이 작품 흥행과 비례한 사례가 많았다.”

음악과 뮤지컬에도 뛰어들어

“매출보다 수익에 집중, 될 만한 작품 고르죠”

‘7번방의 선물’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 ‘신세계’.

서 부사장은 덧붙여 “NEW 직원은 모두 정예요원”이라고 자랑했다. 한국영화팀, 배급팀, 마케팅팀 등 3개 팀이 있는 NEW 영화사업부 인원은 25명. 회사 전체 직원도 36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지난해 매출 500억 원 이상을 올렸다. 서 부사장은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한국영화팀 김형철 부장의 냉철함, 적정 스크린 확보와 배급 일정을 고민하는 배급팀 김재민 부장의 유연함, 관객몰이에서 최고 ‘스킬’을 구사하는 마케팅팀 박준경 부장의 크리에이티브(창조성) 등이 모든 팀원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 공유된다. 각 팀 기능에 맞게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따로 또 같이’ 마인드도 NEW 안에서 자연스레 공유된다”고 했다.

‘소수정예’ 인원이 일군 끈끈한 조직 문화도 NEW의 자랑이다. NEW 영화사업부 직원들은 2012년 초 단체로 울릉도와 독도 여행을 다녀왔다. 10월에는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했다. 서 부사장은 “정해놓고 여행을 가는 건 아니다. 여유가 생기면 평소 함께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를 다니며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했다. 그는 “좋은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볼 때도 많다. 언제든 함께 할 거리를 찾는 것이 우리 조직 문화 특징이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NEW는 최근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음악(MUSIC&NEW)과 뮤지컬(SHOW&NEW) 분야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수 김광석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가제 ‘김광석 뮤지컬’)도 막을 올린다. 영화 부문에서는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주연의 범죄액션드라마 ‘감시’, 엄정화와 김상경 주연의 휴먼스릴러 ‘몽타주’,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양동근과 서영희 등이 출연하는 액션물 ‘배우는 배우다’ 등이 대기 중이다. 서 부사장은 “NEW는 영화 투자배급을 기반으로 영화 및 음악 콘텐츠 분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3.03.04 877호 (p18~19)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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