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6

2012.12.10

‘카더라 통신’ 믿다 발등 찍힐라

이직 정보

  • 하주희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2-12-10 09:1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는 여러 상황에 직면하고 수많은 결정을 내린다. 직장인이 이직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더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옮겨 성장할 기회를 노리는 게 나을까 고민한다. 그런 경우 아무래도 주변 사람 말에 귀가 쫑긋해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카더라 통신’처럼 아무런 근거가 없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얘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국내 유명 연구소에 다니던 박사급 연구원 A씨는 10년 차가 되자 이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에게 대기업 계열 연구소 포지션을 제안했으나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해당 기업 조직 문화가 너무 보수적이고 권위적이어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 동료의 조언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조언을 해준 동료는 해당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고, 단지 친구의 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한 것이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카더라 통신이었던 셈이다.

    A씨에게 제안한 포지션은 국내에서 최초로 구성되는 팀이라 그 분야 전문가인 A씨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무던히 노력한 덕분에 5년 전부터 유연한 조직문화도 갖췄다. 이런 점을 사전면접 때 충분히 설명하자 A씨는 그제야 카더라 통신에 근거한 대기업 계열 연구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적극적으로 채용절차에 응해 최종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국내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팀장이던 B씨는 이직을 원하는 회사에 최종 합격한 후 연봉협상을 진행하던 중 친구의 친구가 그 회사로 이직해 전 직장에 비해 연봉이 2배가 됐다는 카더라 통신을 접했다. B씨는 최종 확정된 연봉이 그에 훨씬 못 미치자 불만을 갖고 입사를 취소했다. 그런데 6개월 뒤 동료들이 그 회사로 이직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접한 정보가 사실무근이었음을 확인했다. 그제야 다시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기회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출신의 마케팅전략 전문가인 C씨에게 대형 금융사 마케팅전략 포지션을 제안했다. 그러나 C씨는 해당 금융사 기획팀에 재직하는 선배가 마케팅전략은 영업지원 업무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조언하자 이직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해당 금융사는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위해 과거 영업지원 업무에 국한했던 마케팅팀을 마케팅 전략팀으로 격상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글로벌 컨설팅회사 출신 전문가를 찾고 있었다.



    이직하려고 할 때 해당 기업의 조직문화나 연봉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헤드헌터를 통해 들을 수 있고, 면접 시 기업에 직접 문의할 수도 있다. 면접 시 지원한 부서의 팀장이나 임원이 면접관으로 나오는 경우 궁금한 사항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면접관들을 통해 전반적인 기업 분위기도 유추할 수 있다. 반면, 카더라 통신은 현재 상황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이미 지난 일을 확대 재생산한 소문들이다. 간혹 특정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험담을 일부러 퍼뜨리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카더라 통신은 지원자의 객관적 판단을 흐린다. 정확한 정보에 기인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순간, 카더라 통신에 현혹돼 중요한 결정을 그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