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5

2012.09.17

당신이 알고 있는 상식은 틀렸다?

‘상식의 반전 101’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2-09-17 10:4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당신이 알고 있는 상식은 틀렸다?

    김규회 지음/ 끌리는 책/ 448쪽/ 1만5000원

    “정말로? 진짜야?” 새로운 사실을 알았을 때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어떤 정보를 새롭게 듣거나, 자신이 알던 것과 달랐을 때 먼저 물음표를 던진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이런 작은 호기심과 의심, 그리고 모든 현상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정보화시대에 정보기술(IT) 기기는 이런 궁금증을 단숨에 해결해주는 ‘마법 머신’이다. 그렇다고 인터넷에 노출된 수많은 정보가 ‘청정 정보’라고 할 수는 없다. 인터넷에는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수많은 지식이 떠다닌다. 그 정보와 지식은 수없이 인용, 복제, 가공되면서 확장한다. 때로는 정보와 정보가 합해져 새로운 상식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다 보니 허무맹랑한 내용이 상식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다. 정보가 넘쳐나는 만큼 잘못된 정보도 늘어난다.

    어설픈 정보는 아는 것보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더 낫다. 남에게 주워들은 정보를 철석같이 믿어 진짜 정보를 왜곡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상식은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상식은 단순하지만 살아 있다. 하지만 상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인류 발전과 더불어 상식 또한 진화 과정을 거친다. 과거에는 상식이었으나 현재는 상식이 아닌 것이 많고, 현재는 상식이지만 미래에는 상식이 아닌 내용도 많다. 또한 상식에 또 다른 상식을 더해 새로운 상식을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말일까? 진짜일까?’ 물음을 통해 상식에 대한 실체를 의심한다. 그렇다고 ‘당신이 아는 상식이 틀렸다’고 접근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아는 상식에는 분명 반전이 있다”고 말한다.



    ‘세계 최초의 전화 발명자는 벨이다?’ ‘장영실이 측우기를 발명했다?’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은 미모다?’ 등 흔히 아는 상식은 물론 ‘에이즈에 걸리면 금방 죽는다?’ ‘독립문은 반일의 상징이다?’ ‘인쇄술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구텐베르크다?’ 같은 질문을 받으면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책은 역사, 사회, 문화, 인물, 과학, 음식, 동물, 스포츠 등 모든 분야의 상식에 관해 흥미로운 반전 드라마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식 범주를 ‘상식’ ‘교양’ ‘지식’으로 나눈다. 상식은 말 그대로 보편적 정보의 범주다. 자칭 지성인이라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교양은 상식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정보, 지식은 상식의 가장 높은 단계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 정의는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다.

    ‘링컨은 노예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했다?’라는 내용을 보자. 링컨은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 해방을 실현했기 때문에 여전히 전 세계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정말 링컨은 노예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했을까. 사실 링컨에게 ‘노예제 폐지’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링컨의 마음은 언제나 다수의 지지, 대통령, 연방 유지에 쏠려 있었다. 링컨이 노예 해방 공로자로 역사에 기록된 것은 그가 노예 해방론자들의 여론이 들끓던 시대에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 덕분이다.

    저자가 ‘상식의 반전’이라고 강조한 것은 그동안 잘못 알던 상식에 대한 오류를 밝히는 일인 동시에,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다른 진실이 숨어 있는 경우도 많음을 이야기하고자 해서다. 이 책은 정확한 근거와 수많은 자료에서 찾아낸 정보를 내용 근간으로 삼았다. 지루하지 않게 진실을 탐구하는 시간을 만끽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일간지 조사기자로 ‘정보 컬렉터’를 자처하는 저자의 부지런함이 전해진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