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4

2012.09.10

최소 3년 근무… 연봉보다 경력 챙겨야

최상의 이직 타이밍

  • 이명구 커리어케어 상무

    입력2012-09-10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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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는 점에서 이직은 이사와 비슷하다. 한 인터넷 취업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이직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옮기겠다’고 답한 직장인이 전체 응답자의 88%나 됐다. 그러나 이직은 절대 충동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이직은 잘하면 ‘능력’과 ‘경력’이 되지만, 잘못하면 ‘무능’과 ‘실패’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제가 적절한 이직 타이밍일까. 한 직장에서 몇 년간 근무하고 이직하는 것이 적당할까. 전문 헤드헌터로서 조언하자면 한 직장에서 최소 3년 이상 근무한 뒤에 이직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까지 6개월, 자기 역량을 발휘하면서 성과를 내고 필요한 인맥을 형성하기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1∼2년마다 여러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람은 조직 적응력이나 인내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실제로 경력직을 채용할 때 한 직장에 재직한 기간이 3년 미만인 지원자는 아예 전형에서 제외하는 대기업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이 경력 연차와 상관없이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으로 이직을 고려한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그 스트레스로 자신이 꿈꾸던 직장생활과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는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 감정적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간관계에서는 언제든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직장에 가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나 동료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경력직 채용 시 평판조회를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전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업무 태도 등이 채용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이 있다고 바로 이직하기보다 갈등을 해결하고 퇴직 순간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때로는 생각지도 않았던 좋은 조건으로 이직 제안을 받기도 한다. 지금 다니는 직장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이직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닐까. 올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려고 가장 많이 제시하는 조건이 바로 ‘높은 연봉’(64.4%)이었다. 이직 시 높은 연봉이 중요한 변수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연봉만 좇다가는 경력 연차에 걸맞은 업무 능력은 갖추지 못한 채 이리저리 자리만 옮겨 다니는 철새로 전락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연봉 상승만을 노린 이직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러면 직급 상승을 제안받았다면 어떨까. 이런 경우는 업무 영역이 넓어지고 책임과 권한이 커지는 수직이동이므로 연봉만 상승하는 수평이동보다 낫다. 좋은 이직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평생직장의 의미가 퇴색한 요즘은 연봉보다 경력 업그레이드가 더 중요하다. 바람직한 의미의 이직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더 나은 회사로 옮기거나 미래 산업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좀 더 비전 있는 분야로 옮기는 것이다.



    이직은 여러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해진 타이밍이 없다. 자기 능력과 준비에 따라 빨리 오기도 하고, 더디 오기도 한다. 30대 A씨는 자신이 조직의 소모품처럼 느껴지자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인맥, 온라인 채용공고, 서치펌(전문 인력을 업체에 소개하는 일을 하는 회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채용 정보를 수집했고 한 달 만에 이직에 성공했다. 자신의 경력 개발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투자회사가 경력직원을 채용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덕분이다. 업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로 이직하려면 A씨처럼 평소에 준비해야 한다.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오고 그 순간이 최적의 타이밍인 것이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임금 동결, 조기 퇴직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구조조정이라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면 이내 다시 한 번 인원 충원이 필요해진다. 만원버스에도 빈자리는 생기는 법이다. 준비한 사람에게는 이때가 가장 좋은 이직 타이밍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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