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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동지회 출신 영입 정관계 로비 시도했다

보해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내막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6·3동지회 출신 영입 정관계 로비 시도했다

● 청년위원장 출신 정모 씨에 ‘금감원 로비’ 청탁…첫 월급 2000만 원

● 前 이상득 지역구 사무국장이 소개비로 1억5000만 원 챙겨

● 저축은행 합수단에 넘긴 파일엔 정씨 사건 누락

● 정씨 “박창달, 이재오 잘 알지만 로비 안 했다. 돈은 수사 직후 돌려줬다”

지난해 2월 19일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보해상호저축은행(이하 보해저축)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검사 직전인 2010년 9월 6·3동지회 청년위원장을 지낸 정모(57) 씨를 고문으로 영입해 정관계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오문철 보해저축 대표는 정씨에게 금감원 검사 연기와 퇴출 저지를 위한 로비를 부탁했다. 정씨는 영입 직후 보해저축에서 첫 월급 명목으로 2000만 원을 받았으며 서울사무소장 자리도 보장받았다(상자기사 참조).



보해저축이 사실상 브로커로 영입한 정씨는 2007년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때 6·3동지회와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외곽 조직이던 ‘2007국민승리연합’에서 청년위원장과 직능위원장을 지냈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 현 여권 실세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당시 6·3동지회 사무총장을 맡았던 송수일 한국항공우주산업 감사는 정씨에 대해 “6·3동지회 청년위원장이 맞다. 당(한나라당)에서 오래 일했고, 발이 아주 넓은 사람이다. 최근엔 만나지 않아 그 사람이 저축은행에서 일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 조직이던 ‘국민성공실천연합’(현재 ‘뉴 한국의 힘’) 대표를 맡기도 했던 이영수 KMDC 회장은 정씨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2년 이회창 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대선에 나갔을 때 하나로산악회를 조직해 선거를 도왔던 사람이다. 2007년 대선 때도 6·3동지회에서 한 구실을 했다. 박창달 총재가 나에게 소개해 같이 일한 적도 있다. 현 여권에 인맥이 두터운 사람이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면서 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 나와 가까이하진 않았다.”

이상득 측근 인사가 브로커 소개

참고로, 6·3동지회는 1964년 한일국교정상회담에 반대하는 6·3사태 시위에 가담했던 학생대표들이 1964년 결성한 단체로, 이명박 대통령이 초대 회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 당시엔 이재오 의원이 회장을 맡았다. 6·3동지회 핵심 멤버들은 2007년 대선 당시 ‘나라사랑국민협의회’를 결성해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보해저축에 정씨를 소개한 사람은 이상득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홍모(57)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씨는 현재 보해저축으로부터 불법자금 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2일 광주지방검찰청(이하 광주지검) 특별수사부는 보해저축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홍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금감원 검사 연기 등을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청탁해달라는 명목으로 보해저축 오문철 대표로부터 공범인 장모 씨와 함께 3억 원을 수수하였지만 도망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당시 검찰은 보해저축과 관련해 3400억 원의 부실대출, 800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금품수수 등을 밝혀냈고, 은행 부실을 묵인한 금감원 직원, 금융브로커 등 38명(구속 21명, 불구속 17명)을 기소했다. 이와는 별도로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은 최근 박지원 민주통합당 대표가 오문철 대표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간동아’는 올해 초부터 보해저축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취재해왔다. 그리고 최근 검찰이 잡지 못한 브로커 홍씨와 그의 소개로 보해저축에 들어간 정씨를 만났다. 홍씨는 인터뷰에서 “2010년 8~9월경 오문철 대표로부터 금감원 검사 연기를 부탁받고 평소 알던 정씨를 소개해줬다. 정씨는 여권 핵심 인사들과 오랫동안 일한 사람이다. 오 대표는 정씨에게 보해저축 고문 임명장을 줬다. 정씨를 소개한 직후 오대표가 (금융브로커인) 장씨를 통해 ‘고마움의 표시로 돈을 보내겠다’며 3억 원을 보내왔다. 그 돈을 장모 씨와 나눠 가졌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오 대표가 당시 나에게 ‘우리(보해저축)가 20군데 이상 로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정씨를 오 대표에게 소개한 이후 정씨가 보해저축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정씨가 보해저축 사건에 뛰어든 이후 일이 잘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검사가 늦어졌다고 했고, 영업정지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내가 오 대표에게서 받은 돈 1억5000만 원 가운데 2000만 원을 정씨에게 첫 월급으로 줬다. 정씨가 오 대표로부터 이후에 얼마를 더 받았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20군데 이상 로비했다”

수사 결과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지만, 지난해 광주지검은 정씨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핵심 인물인 홍씨가 도망가는 바람에 수사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에 있었던 핵심 관계자의 설명.

“이미 수사를 진행한 사안이다. 현재 홍씨와 정씨 모두 기소중지 상태다. 정확히 말하면 내사중지다. 정씨가 당시 홍씨를 통해 보해저축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2000만 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홍씨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씨의 혐의를 특정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받은 돈이 소액이어서 중요한 사건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는 당시 이상득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낸 홍씨를 거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볼 때 정씨는 단순 정치브로커에 불과하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 홍씨를 수사해봐야 끝날 사건이다. 보해저축에 대한 수사 내용은 지난해 모두 서울(합수단)로 보냈는데, 이 사건은 빠뜨린 것 같다. 지금이라도 올려 보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2007년 대선 당시 정씨와 같이 활동했다는 홍씨, 정씨의 주장에 대해 박창달 총재는 “2007년 대선 때 알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 후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 측 관계자는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전해왔다.

인터뷰 | 보해저축 영입 6·3동지회 출신 정모 씨

“MB 동서 소개로 이명박 캠프서 활동…2000만 원 받았지만 검찰 수사 직후 돌려줘”


‘주간동아’는 최근 보해저축이 정관계 로비를 목적으로 영입했던 6·3동지회 청년위원장 출신 정모 씨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정씨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인 황태섭(전 제일저축은행 고문) 씨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당시 6·3 동지회 회장) 소개로 6·3동지회 청년위원장을 맡았고, 이명박 후보도 도왔다. 이명박 후보의 외곽 조직이던 ‘2007국민승리연합’에도 몸담았고,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도 같이 일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민주산악회 후신인 민산동우회 1대 회장을 지냈다. 1997년과 2002년 이회창 씨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땐 부국산악회, 하나로산악회를 조직해 선거를 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보해저축과 관련해서는 “2010년 9월 보해저축에 이사로 들어갔다. 나는 브로커가 아니다.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보해저축에서 받은 돈은 딱 2000만 원인데, 검찰수사 직후 돌려줬다. 로비 청탁을 받은 건 맞지만 문제될 만한 짓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보해저축과는 어떤 관계인가.

“2010년 9월 1일 이사로 들어갔다. 오문철 보해저축 대표에게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업가 홍○○ 씨에게서 오 대표를 소개받았다.”

고문으로 들어간 것 아닌가.

“아니다. 이사로 들어갔다.”

보해저축으로부터 금감원 검사 연기 등을 부탁받은 사실이 있나.

“부탁받은 건 맞다. 그래서 이래저래 알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알아봤나. 정치권에 로비했나.

“로비 안 했다. 구체적인 건 말하기 곤란하다.”

보해저축에 들어가서 한 일은 그것뿐인가.

“오 대표가 서울에 사무소를 낸다고 했고, 나에게 서울사무소장을 주겠다고 했다. 그 문제도 여러 번 상의했다.”

오 대표를 몇 번이나 만났나.

“임명장 받고 난 뒤 따로 만난 건 서너 번이다. 영업정지 되고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사실상 관계가 끝났다.”

보해저축에서 얼마를 받았나.

“연봉으로 8000만 원을 받기로 했고, 첫 월급으로 20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 돈도 검찰수사 직후 보해저축에 돌려줬다.”

정상적으로 받은 돈이라면서 왜 돌려줬나.

“지난해 초 광주지검에서 조사를 한 번 받았다. 가서 보니까 오 대표가 ‘현 여권 실세들과 가까운 정씨를 영입해 로비를 맡겼다’고 진술했더라.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내가 받은 돈이 문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토해내겠다’고 얘기했다. 검찰에서 그러라고 했다. 문제가 있는 돈인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안 받았을 것이다”

2010년 9월부터 보해저축이 영업정지 된 이듬해 2~3월까지 일했는데, 첫 월급 2000만 원 말고 받은 돈은 없나.

“없다. 첫 월급으로 2000만 원을 받은 게 전부다.”

2000만 원은 (브로커인) 홍씨를 통해서 받았나.

“아니다. 보해저축에서 정상적으로 받았다.”

오 대표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해줬나.

“그런 적 없다.”




주간동아 851호 (p36~38)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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