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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 충족…경쾌한 몸놀림

폭스바겐 CC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질주본능 충족…경쾌한 몸놀림

질주본능 충족…경쾌한 몸놀림
프랑스어로 ‘자르다’라는 뜻을 가진 쿠페(Coupe)는 원래 19세기에 유행하던, 마부석(馬夫席)이 외부에 있는 2인승 상자형 마차를 가리킨다. 현대에 들어서는 승차 인원에 상관없이 문 2개에 지붕이 낮고 날씬한 모양의 차량을 쿠페라고 부른다. 일반 세단도 문 2개짜리가 있긴 하지만, 쿠페는 공기저항을 줄이려고 세단보다 낮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엔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실용성을 겸비한 문 4개짜리 쿠페가 나오면서 자동차를 형태로 구분하던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탈 세단이 필요하지만 멋있는 쿠페 스타일을 버릴 수 없다는 욕망이 고전적인 차량 형태를 섞어버린 것이다.

2008년 처음 데뷔해 전 세계에서 32만 대를 판매한 폭스바겐 CC가 대표적인 문 4개짜리 쿠페다. 컴포트 쿠페(Comport Coupe)의 약자인 ‘CC’는 말 그대로 안락한 세단과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쿠페의 장점을 조합한 신개념 쿠페다.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

CC는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 파사트의 쿠페 버전에서 출발했다. 평범한 5인승 가족형 세단을 4인승 쿠페로 탈바꿈한 것이다. 폭스바겐 수석디자이너인 클라우스 비숍(Klaus Bischoff)이 이끄는 디자인팀은 개발 당시 ‘현상 유지는 곧 퇴보’라는 구호를 내걸고 CC를 만들었다. 출시 이후 독일, 미국,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유수 디자인상을 휩쓸며 스타일을 인정받았다.



폭스바겐은 4월 CC의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 들여왔다. 전면의 경우, 최근 폭스바겐 디자인의 흐름을 적용해 간결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연결시키고 둥글었던 마감에 각을 줘 중후한 느낌을 풍겼다. 새롭게 적용한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 14개가 U자로 헤드램프를 감싸고 있어 날카로운 느낌이며, 단순하게 변한 테일램프 역시 LED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

지붕은 뒤로 갈수록 낮아져 날렵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된 대신, 뒷좌석의 머리와 다리 공간은 좁아져 덩치 큰 성인이 장시간 앉아 있기엔 답답할 수 있다. 2명이 탈 수 있는 뒷좌석의 중간을 센터터널이 가로질러 좌우 자리를 완벽하게 갈랐다. 하지만 원래 2인승이던 쿠페 뒷좌석은 승객용이 아닌 화물용 공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공간이라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폭스바겐 실용성 중시한 실내

겉모습과 달리 실내는 변화가 크지 않은데, 간결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폭스바겐 고유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 달린 공조장치는 다이얼과 표시창 디자인을 바꿔 터치감과 시인성을 개선했다. 페이톤에 장착한 아날로그 시계를 그대로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국형 3D 내비게이션과 30GB 하드디스크, CD· DVD플레이어, 핸즈프리 등을 지원하는 RNS51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0ℓ가솔린엔진의 TSI 모델로, 최고출력 200마력에 최대토크 28.6kg·m의 힘을 낸다. 디젤 모델과 비교해 토크가 7kg·m가량 부족하지만 터보차저가 적용돼 효율성을 높였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8초면 도달한다.

CC는 주행에서 무거운 느낌 없이 가볍고 날렵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시속 80km까지 거침없이 가속되고 120km/h까지도 경쾌한 움직임이 계속됐다. 속도를 좀 더 높여 160km/h 이상 초고속영역에 들어서자 핸들이 가벼워지고 바람 소리가 커져 일반 세단과 다른 느낌이다. 제원표상 안전최고속도는 210m/h.

질주본능 충족…경쾌한 몸놀림

폭스바겐 CC의 실내는 간결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폭스바겐의 철학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왼쪽). TSI 모델에 적용된 200마력의 가솔린엔진은 터보차저가 적용돼 넉넉한 출력을 자랑하지만 10.5km/ℓ의 연비는 아쉽다.

#민첩한 주행 성능과 코너링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변속기로 꼽히는 폭스바겐 6단 DSG(Direct Shift Gearbox)는 꾸준한 가속에서 최상의 기어변속을 보여줬다. 가속에 맞춰 기어를 민첩하게 바꿔주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속도를 높여갔다. 하지만 도심 정체구간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자 기어가 2단, 3단을 정직하게 오가며 변속충격을 일으켰다.

CC는 비슷한 크기의 일반 중형 세단과는 추구하는 주행 성향 자체가 다르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가진 쿠페답게 가속이나 제동에 대한 응답성이 민첩했고, 하체도 단단해 스포츠 주행에 적합하다. 특히 주행모드를 ‘S’로 바꾸면 스포츠카를 탄 듯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정숙성이나 편안함은 세단보다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경쾌한 움직임에 어울리게 코너링도 민첩했다. 커브를 지날 때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차를 제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급한 커브에서 조금 속도를 높이자 뒤쪽이 노면을 꽉 붙잡지 못하고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시승했던 폭스바겐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나중에 이유를 찾아보니 시승한 모델에 디퍼렌셜 록(XDS) 기능이 빠져 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전륜구동 차량은 고속으로 커브를 돌면 차량이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XDS가 개입해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안쪽 앞바퀴에 독립제동을 걸어 오히려 오버스티어 경향을 만들어줌으로써 커브 길의 다이내믹한 주행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달릴 수 있다.

#낮은(?) 가격 매력, 연비는 단점

CC 2.0 TSI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은 연비다. 신연비 기준으로 복합연비는 10.5km/ℓ(도심 9.0km/ℓ, 고속도로 13.2km/ℓ)이지만 실제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320km가량 주행한 뒤 잰 연비는 8km/ℓ내외였다. 최근에는 대형 자동차도 10km/ℓ대 연비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하지만 신형 CC는 가격을 인하해 경쟁력을 갖췄다. TSI 모델은 이전보다 720만 원 내린 4390만 원에 판매한다. 디젤엔진에 4륜구동 모델인 2.0 TDI 4모션은 5090만 원, 2륜구동 모델은 4890만 원이다.

가격이 내린 대신 몇 가지 안전 및 편의 장치가 제외돼 구입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메모리시트, 차선이탈 경보장치, 무릎보호 에어백, 선루프, 통풍시크, 조수석 전동시트가 빠졌다.



주간동아 851호 (p78~79)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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