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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의 놀라운 편집의 힘

글 핵심을 콕! 한 줄의 마력

제목 뽑기

  •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글 핵심을 콕! 한 줄의 마력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글로 써서 자기주장을 나타낼 때가 있다. 이때 글 주제와 제목이 글쓰기의 핵심이 된다. 글 주제는 제목으로 암시돼야 하고, 제목은 글 주제와 메시지를 압축해야 한다. 글만 훌륭하다면 제목이야 상관없다는 자세는 무책임하다. 상큼한 제목이야말로 좋은 글의 화룡점정.

제목을 뽑는 본보기와 실례가 바로 신문이다. 인터넷 뉴스의 제목은 클릭 수를 늘리려는 얄팍한 속내로 만든 표현이기에 품질이 조야하다. 더구나 본문과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텍스트 나열 편집이라 묻히기 일쑤다. 신문 제목의 종류를 살펴보면서 제목 뽑기 기술을 알아본다.

정보요약형 제목-주인공이 어떤 행위를 했다

뉴스 헤드라인은 핵심 정보를 군더더기 없이 압축해 기사의 팩트 전달 기능을 가장 빠르게 수행한다. 신문 구독자 대부분은 헤드라인만 읽는 ‘제목 소비자(headline shopper)’다. 신문 구독자는 제목 한 줄로 기사 뼈대를 파악한 다음, 추가적으로 뉴스 본문을 더 읽을 것인지 다른 뉴스로 건너뛸 것인지 선택한다. 신문 기사 제목의 8, 9할은 정보요약형. 대부분 주어+동사 형식이다. 즉 기사 주인공이 특정 행동을 해서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상황을 요약한 것이다. 보통 3~5단어에 10~14자로 이뤄진다. 편집자가 고심해 추려낸 주제목에 그 아래 부제목까지 훑어 읽으면 전체 기사의 개요가 잡힌다.

예 : 김정은, 이영호 숙청하고 최룡해 택했다/ 빚 없이 자기 아파트 거주, 100명 중 16명뿐/ 통합진보당 공식행사서 애국가 처음 불렀다/ 대선주자 출사표, 성장엔진은 없고 브레이크만 있다



화두 던지기형 제목-팩트보다 의미를 내걸어라

뉴스는 사회 변화와 흐름을 담는다. 사회적 트렌드와 쟁점은 딱 부러진 결론으로 수렴되지 않으므로 변화 키워드, 즉 화두를 잡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국면이 변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청될 때 언론은 새 화두를 던지면서 바람직한 미래를 환기시킨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화두 던지기식 헤드라인이다. 주로 기명 칼럼 제목에서 많이 보인다. 화두라는 등불 하나를 밝히면서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제목이라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예 : 홀로 설 수 있는 자만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추격형 R&D를 넘어 창조형 R&D로/ 2012년 7월 대통령후보 감별법/ 런던, 16번의 애국가를 준비하라

비판 일갈형 제목-신문 사설이 본보기

논설위원이 집필하는 사설은 ‘신문의 심장’이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문화 문제 등에 대해 신문사의 대표 주장을 표명한다. 논쟁적 사안에 대해 견해를 나타내고 단죄(또는 지지)하기도 한다. 갑도 옳고 을도 옳아 모두가 옳다는 두루뭉술한 사설은 사설이 아니다. 사안을 규정하고 가치평가를 한다. 시시비비를 가리고 주의주장을 내놓아야 할 때 신문 사설을 필독하고 사설 제목을 익혀두면 유익하다. 사설 제목은 모호하지 않고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

예 : 통합진보 강기갑호, 진보의 전면적 재구성 나서라/ 청와대 ‘문고리권력’ 비리 어물쩍 넘길 건가/ 박근혜표 경제민주화가 허구인 이유/ 병원 리베이트, 관행이 아니라 범죄다

궁금증 유발형 제목-호기심을 자극하라

인터넷 뉴스는 대부분 제목을 클릭해 화면을 펼치면 전체 텍스트를 읽도록 돼 있다. 클릭 수에 뉴스 생사가 달려 선정적 제목을 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음표를 달거나 ‘충격’이란 단어로 제목 스스로 흥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낚시 제목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궁금증에 못 이겨 클릭하고 만다. 인터넷에서는 진지하고 분석적인 장문 기사는 인기가 없다. 400~500여 자의 단문성 인스턴트 기사가 판친다. 서로 베끼듯 자극적 제목을 단 연예기사가 많다. 뉴스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는 ‘정크뉴스’는 온라인 저널리즘을 해치는 심각한 주범이다.

예 : 앤젤리나 졸리 “결혼 취소하겠다” 이유가 충격!/ 로또 1등만 18번 당첨, 神 내린 지역 어디?/ 고소영, ‘신비주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오래 살려면 ‘이것’만은 지켜라.



주간동아 847호 (p33~33)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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