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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날로그 감성, 흑백의 미학

‘에펠탑…마크 리부 사진전’…주요 걸작 190점 국내에 첫선

  • 최진아 인턴기자 jinachoi88@naver.com

아날로그 감성, 흑백의 미학

아날로그 감성, 흑백의 미학

마크 리부와 그의 작품. ‘여성미,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 ‘에펠탑의 페인트공’(왼쪽부터)

한 페인트공이 철골 구조물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흑백사진을 본 적 있는가. 무성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작품은 작가 마크 리부(89)를 전 세계에 알린 ‘에펠탑의 페인트공’이다. 작가 특유의 재치와 묘한 긴장감을 담은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프랑스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세계를 여행하는 유명 사진작가가 되기까지 그의 일생은 모험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변화에 맞서온 그의 삶이 궁금하다면 국내 첫 회고전 ‘에펠탑의 페인트공-마크 리부 사진전’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리부의 사진은 모두 흑백이다. 디지털 기기로 연출하는 인위적인 현대 사진 속에서 그의 흑백사진은 삶과 인간 본질에 대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욱 뚜렷하게 담아낸다. 이는 평생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은 작가의 뜻이 대중에게 진정한 미학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에펠탑의 페인트공-마크 리부 사진전’은 리부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1950~60년대 작품을 비롯해 주요 걸작 190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가 직접 퀄리티 컨트롤을 한 오리지널 사진 작품만을 선보이며 ‘에펠탑의 페인트공’ ‘마오 시대의 중국과 일본’ ‘파리의 사랑’ ‘여성미,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 ‘시대의 목격자’ ‘세상 속으로’ 등 총 6개 주제로 꾸며진다.

우리에게 리부의 작품은 익숙하지만 그의 이름은 다소 낯설다. 그는 1923년 프랑스 남동부 리옹 인근에서 태어났다. 리옹종합이과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빌뢰르반 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긴 휴가 동안 사진을 찍으며 사진작가로의 전향을 결심한다. 1952년 매그넘(Magnum, 1947년 로버트 카파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데이비드 시무어, 조지 로저가 창립한 국제 자유 보도사진작가 그룹)에 합류하지만 주제와 소재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1953년 ‘에펠탑의 페인트공’이 ‘라이프’지에 실리면서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현대 사진 1세대의 마지막 생존 작가다.

희망과 열정 메시지 전달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세계 전역을 여행하며 역사적 사건 현장에서부터 일상의 소소한 장면에 이르기까지, 그의 렌즈를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그는 대중 가까이에서 호흡한다. 그의 흑백사진에 담긴 수많은 얼굴과 풍경은 꾸밈없는 대중의 삶이다. 그 모습은 실로 자연스럽고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다. 그는 평소 인터뷰에서 “당신이 찍은 최고의 사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최고의 사진은 아직 찍지 않았다. 내일 찍을 예정”이라고 대답한다. 최고의 사진을 향한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주식 코바나컨텐츠 이사는 “관객들은 마크 리부의 작품을 통해 절망적인 상황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 희망과 웃음 코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희망과 열정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아흔 살 청년’ 마크 리부를 지금 만나러 가보자. 5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문의 02-532-4407.



주간동아 838호 (p54~54)

최진아 인턴기자 jinachoi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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