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7

2011.12.19

‘걸어 17kg 감량’ 그 후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1-12-16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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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전 815호 커버스토리에 ‘난 7주 동안 걷고 17kg 뺏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전체 기사의 취지는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도심을 좀 더 환경적이고 쾌적하게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는데, 정작 독자들의 관심은 ‘어떻게 그렇게 단기간에 살을 뺏느냐’에 집중됐습니다. 이후 관련 이메일이 계속 폭주합니다. 제일 많은 내용이 ‘기사에 쓰지 않은 다이어트 비법을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 정말 비법은 없습니다. 미친 듯이 걷고, 음식량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인 것 외에는 말입니다. 독자 중에는 ‘나도 차 버리고 걸어봤지만 재미가 없어 그만뒀다’ ‘많이 걸으니 무릎과 발이 아파 못 걷겠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실, 차를 버리고 걷는 데 최대의 적은 지루함과 근육통, 시간배분입니다. 제 스마트폰에는 3시간 분량의 클래식과 팝송, 가요가 들어 있죠. 걷고 뛰도록 대부분 행진곡풍이거나 가슴을 쿵쿵 울리는 음악입니다. 헬스장에 가면 운동에는 관심 없고 잘생긴 남자, 여자 찾느라 정신없는 사람이 있지요. 하기 싫은 운동을 하려면 어떤 방법으로든 재밋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도시 조경과 사라지는 옛것에 관심이 많아 걸으면서 지루함을 적게 느낍니다. 한 번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갔다 길을 잃은 적도 있습니다. 옛 모습을 간직한 방앗간에선 참기름도 한 병 사고 작은 상점에 들어가서는 흥정도 해봅니다. 하루 2~3시간을 걸으려면 그만큼 일찍 일어나야 하고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매일 다음 날 걸을 동선을 미리 짜놓아야 하지요.

    ‘걸어 17kg 감량’ 그 후
    근육통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안 쓰던 근육을 하루 3시간씩 혹사하니 아플 수밖에요. 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바르는 진통소염제를 2통이나 썼습니다. 물렁살이 근육이 되는 과정에서 근육통은 성장통과 같습니다. 정면 돌파밖에 방법이 없죠. 벌써 기사를 쓴 지 2주가 지났는데 지금은 어떠냐고요? 그 이후 이야기와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선 내년 지면으로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만 팁(?)으로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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