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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통합 정당은 혁신 정당…‘종로’에서 수권 능력 증명할 터”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총선서 수도권 승리가 중요, 안철수 원장 동참 기대”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통합 정당은 혁신 정당…‘종로’에서 수권 능력 증명할 터”

“통합 정당은 혁신 정당…‘종로’에서 수권 능력 증명할 터”
야권통합을 위한 논의가 한창이던 12월 1일.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탈(脫)호남 출마 선언은 ‘기득권 포기 선언’과 다름없었다. 2008년 총선 이후 민주당 대표를 맡아 2년간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섰던 그는 호남에서 지역구를 지킨다면 무난히 5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 최고위원이 고향을 떠나 고난의 가시밭길이 될지도 모르는 서울행을 택한 이유는 뭘까.

정 최고위원과의 인터뷰는 당초 12월 7일 오후로 예정됐다. 그러나 이날 ‘야권통합협상위원장’을 맡은 정 최고위원이 숨 가쁘게 진행된 야권통합협상에 참석하는 바람에 밤 11시에나 연락이 닿았다. 인터뷰는 야권통합 합의 소식으로 시작했다.

▼ 진통 끝에 야권통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에 이르도록 이끈 원동력은 국민의 힘이다. 이명박 정권에 실망한 국민은 정권교체를 열망한다. 또 정권교체를 하려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우리 당도 그렇고, 통합에 참여한 모든 분 역시 그 같은 국민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의 힘이 야권통합 합의를 이끌어냈다.”

▼ 야권통합 원칙은 뭔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원칙과 정도에 따라 통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사에서 지분 약속 없이 이룬 통합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등은 12월 7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큰 틀의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 최대 쟁점이던 통합 정당 지도부는 시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으로 뽑되, 선거인단에는 대의원이 30%, 시민과 당원이 70% 비율로 참여하기로 했다.

지분 약속없이 이룬 최초의 통합

▼ 평소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곱셉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했는데.

“통합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통합 정당을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하게 세력만 합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과거와 다른 정당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일이 남았다.”

▼ 통합 정당이 국민에게 제시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첫째가 수권 정당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지지 세력을 재결집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목표다. 통합 정당은 서민과 노동자, 중산층을 위한 정책으로 한나라당과 차별화할 것이다. 젊은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젊고 열린 정당, 그리고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전국 정당을 지향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통합 논의에 직간접적으로 함께한 통합 정당은 이미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췄다.”

▼ 개인적인 얘기로 화제를 바꿔보자.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는데, 이유는 뭔가.

“내년 총선은 의회권력을 교체할 절호의 기회다. 한나라당이 전횡을 일삼아온 의회권력을 바꿔야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온전하게 심판할 수 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민주진보 진영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승리가 중요하다. 선거를 치른 경험으로 보면 수도권에서 우리가 승리했을 때 집권했고, 패배했을 때 정권을 잃었다. 이런 점에서 내년 수도권 총선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호남 불출마는 3년 전쯤 약속했다. 서울 출마는 그때 결심했다.”

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09년 정 최고위원은 4·29재·보궐선거를 앞두고 ‘19대 총선 호남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고향 전주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시점이다.

▼ 서울 중에서도 특별히 종로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지난 4년 내내 정권심판을 주장해온 사람으로서 내년 총선에서 가장 치열한 싸움의 한복판이 될 서울 종로에서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내게 주어진 소임이라 생각한다. 종로 선거구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종로에서 민주개혁진보 진영의 수권 능력을 증명하겠다.”

▼ 얼마 전 ‘분수경제’라는 책을 펴냈는데.

“대기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수출도 사상 최고치라지만 국민 대부분은 못살겠다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국민처럼 부지런한 국민도 없다. 국민이 죽어라고 일하는데도 살기 힘들다면 그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잘못이다.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면 분수경제론이 필요하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통합 정당은 혁신 정당…‘종로’에서 수권 능력 증명할 터”

정세균 민주당 야권통합협상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2월 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야권 통합협상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분수경제는 한마디로 상위 1%를 위한 ‘낙수경제론’과 반대되는 경제론이다. 낙수경제론은 대기업과 부자가 먼저 잘살게 되면 그 혜택이 서민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땠나. 이명박 정부 기간에 경제성장과 설비투자, 경상수지, 재정수지 등 올라가야 좋은 경제지표들이 모두 내려갔다. 반대로 물가와 국가채무, 가계부채 등 안 좋은 지표는 모두 올라갔다. 그 결과 소득불평등이 심해졌다. 낙수경제는 결과적으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분수경제론은 낙수경제론과는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경제를 지향한다. 성장 원천을 위가 아닌 아래에서 찾자는 것이다. 99%의 서민·중산층을 잘 살게 해 그 힘이 분수처럼 솟아올라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낙수경제 아닌 ‘분수경제’ 필요

▼ 개념은 이해되는데, 실제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나.

“중소기업의 성과를 대기업이 가로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분수경제론의 핵심이다. 전횡을 일삼는 재벌 총수의 책임경영도 강화해야 한다. 또 공공 부문은 무조건 작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서민·중산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비정규직과 저임금 근로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금융독과점을 해소하고, 대외의존성이 큰 성장 전략을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국민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철수 원장은 참 괜찮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선에 뜻이 있다면 국민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내년 총선에 직접 나서서 국민으로부터 평가도 받고 민주진보 진영의 승리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왕이면 우리 통합 정당에 함께했으면 좋겠다.”

▼ 정치가 나아갈 길은 뭔가.

“정치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돕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분수경제 같은 좋은 정책을 펴면 정치가 그런 구실을 할 수 있다. 국민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기회가 돌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정치의 몫이다. 궁극적으로는 땀 흘린 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정치가 기여해야 한다.”

▼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대권을 꿈꾼다. 정 최고위원은 어떤가.

“앞서 얘기한 정치에 충실하고,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이다. 국민이 신임하면 더 큰 소임을 부여받을 수 있겠지만, 자리나 지위를 목표로 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난 내게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국민 신임을 받는 길이라 여기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려 노력한다.”



주간동아 2011.12.12 816호 (p28~29)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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