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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TV 빅뱅 03

귀하신 몸 연예인 모시기

종편 개국 초기 스타 앞세워 기선 잡기…드라마 수요 증가로 외주 제작사도 특수

  • 오미정 CJ E&M 기자

귀하신 몸 연예인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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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다섯남자의 맛있는 파티’ MC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시대를 맞아 연예인 몸값이 상종가를 쳤다. 방송 콘텐츠에서 연예인은 필수불가결한 요소. 이 때문에 종편이 방송 준비를 서두르던 올해 초부터 연예인 섭외를 둘러싸고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특히 종편으로 자리를 옮긴 PD들이 연예인 섭외 전선에서 선두에 섰다. 섭외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톱스타 출연료는 이미 회당 수천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종편은 개국뿐 아니라 6개월 이상의 라인업도 확보해야 하는 까닭에 섭외 경쟁은 개국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배우 기근에 조연 배우까지 몸값 치솟아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종편이 개국 초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스타를 앞세울 수밖에 없다. 스타를 잡는 가장 매력적인 당근은 높은 출연료.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는 출연 자체의 대가뿐 아니라, 자신의 홍보 효과도 고려해 출연료를 받는다. 하지만 채널 인지도가 낮은 종편에서는 스타 자신의 홍보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톱스타의 출연료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상파를 포기하며 종편으로 온 것에 맞춰 플러스알파의 출연료를 지급한다는 것이 방송가의 정설이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에 따르면, 종편 드라마에 출연하는 톱배우의 출연료는 회당 5000만 원 선. 그 이상을 요구한 배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드라마 ‘인수대비’에 출연하는 채시라는 회당 출연료로 4500만 원가량 받는다. 고현정과 박신양이 지상파에서 이미 5000만 원 가까운 회당 출연료를 받았기 때문에 채시라의 출연료 자체를 높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50부작에 이르는 대작이다. 지상파에서 이 정도 길이의 드라마 주연에게 4500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출연료 인플레이션 현상은 비단 주연급 배우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많아지면서 배우 기근 현상이 나타났고, 자연스럽게 조연급 배우의 몸값도 치솟았다. 방송가에는 가수 출신인 한 조연급 연기자가 종편 드라마에서 3000만 원가량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 정도면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급 출연료다.



종편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톱스타도 많다. 채널A행 열차에는 많은 스타가 탑승했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는 최불암, 유호정, 김새론이 출연하고 ‘총각네 야채가게’에는 지창욱과 황신혜가 나온다. 정우성은 jTBC 개국 작품 ‘빠담빠담 :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에 출연하며, jTBC의 또 다른 드라마 ‘발효가족’에서는 송일국, 박진희가 호흡을 맞춘다.

TV조선 드라마도 톱스타를 섭외했다. ‘한반도’에서는 황정민, 김정은, 조성하를 볼 수 있고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에는 김해숙, 천호진, 독고영재가 나온다. 한일합작 드라마 ‘스트레인저6’는 오지호, 김효진을 주연배우로 낙점했다. MBN행을 택한 배우도 많다.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에는 김수미, 노민우 등 배우와 황광희, 이정 등 가수를 캐스팅했다.

PD 따라 움직이는 예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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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에서 큰 인기를 누린 강호동(위)과 유재석.

톱배우뿐 아니라 예능인에 대한 섭외 경쟁도 뜨겁다. 유재석 같은 톱예능인은 종편으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아왔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능인 섭외에는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자리를 옮긴 유명 PD들이 활약을 펼쳤다. 예능인은 보통 자신과 호흡이 잘 맞거나,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준 PD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다. 이런 상황에서 PD들이 예능인 섭외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jTBC에는 MBC 출신 여운혁, 임정아, 성치경 PD가 들어가 있고 KBS 출신 김시규, 김석윤, 윤현준 PD도 둥지를 틀었다. 실제로 이들은 예능인의 이동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KBS에서 탄탄히 자리 잡은 김병만이 jTBC 예능 프로그램 ‘상류사회’에 출연하기로 한 것도 PD의 힘이다. 김병만은 종편 이적에 대해 “KBS ‘개그콘서트’를 연출한 김석윤 PD가 무명이던 나를 믿고 ‘달인’ 코너를 맡겼다”면서 “그 부름에 응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이적했다”고 밝혔다.

탈세로 물의를 빚기 전 강호동 역시 종편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였다. 이 소문의 근원에는 여운혁 PD와 강호동의 끈끈한 관계가 깔렸다. 여 PD는 MBC에서 ‘강호동의 천생연분’ ‘황금어장’ 등의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강호동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유명 PD가 나선다고 해도 유명 예능인 섭외가 100%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워낙 채널이 많다 보니 인간적인 부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 유명 PD가 요즘 직접 기획사를 돌아다닌다. 연예 관계자들의 경조사도 꼼꼼히 챙기며 섭외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말을 전했다. 유명 PD에게도 톱스타 섭외는 쉽지 않은 일.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능인의 몸값도 높아졌다.

외주 제작사 수요도 폭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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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채널A 매체설명회.

가수 역시 종편의 모시기 경쟁 대상이다. 아이돌그룹의 경우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의 러브콜도 뜨겁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뜨거운 섭외 경쟁이 펼쳐졌다. 몇 달째 해외 일정을 진행하는 한 아이돌그룹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출연 요청이 정말 많이 들어와 눈코 뜰 새가 없다. 종편으로부터 출연 요청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연예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다 보니 방송가에서는 “이런 시기에 출연 섭외가 없는 연예인은 대중에게 외면받는 사람”이라는 우스갯말도 나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은 모두 섭외가 끝난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흘러간 연예인도 섭외 대상이다. 이들은 자기 고백형 아침방송의 주요 게스트다.

연예인뿐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 제작사도 특수를 누린다. ‘야차’ ‘몽땅 내 사랑’ ‘볼수록 애교만점’ 등 드라마와 ‘순위 정하는 여자’ ‘리얼스토리 묘’ ‘무한걸스’ ‘위기탈출 넘버원’ 등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 코엔미디어는 종편 시대를 맞아 몸집을 불렸다. 해외에서 투자금을 유치했고 불어난 회사 규모에 맞게 경영 컨설팅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작사로서 납품 물량의 증가는 분명히 호재”라며 “종편 개국은 제작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현영, 김현숙 등 인기 방송인의 매니지먼트도 맡아 2배의 특수를 누리게 됐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팬엔터테인먼트도 종편 시대를 맞아 작가를 영입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드라마 ‘너는 내 운명’ ‘웃어라 동해야’의 문은아 작가, ‘종합병원2’ ‘로열패밀리’의 권음미 작가, ‘결혼해주세요’의 정유경 작가와 계약을 맺고 내년 하반기 기획에 착수했다. 이미 이 회사에는 진수완, 유현미 등 실력파 작가가 포진한 상태.

드라마 예능 작가도 덩달아 품귀현상

드라마 제작 수요의 증가로 작가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미 많은 작가가 종편 드라마 집필을 결정한 상태다. ‘그들이 사는 세상’ ‘굿바이 솔로’ 등 드라마로 많은 마니아 팬을 거느린 노희경 작가는 ‘빠담빠담 :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를 집필한다. 박은령 작가는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김지우 작가는 ‘발효가족’, 정하연 작가는 ‘인수대비’ 등 종편 드라마를 쓴다.

드라마 작가뿐 아니라 예능 작가도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섭외 능력까지 갖춘 예능 작가는 특히 몸값이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말 프로그램이 급한데 아직까지 작가를 구하지 못했다”며 “요즘 작가 모시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아나운서도 종편 특수 영향을 받았다. 유명 아나운서 가운데 종편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사람이 꽤 있다는 것이 방송가 안팎 소문이다. 한때 종편행 소문이 나돌았던 김주하 MBC 아나운서는 실제로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이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종편 역시 지상파의 간판 아나운서를 영입하려고 회사 관계자가 발 벗고 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운서의 이적 소문은 단지 지상파 아나운서에 국한되지 않는다. KBSN의 간판인 최희 아나운서가 종편행을 선택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연예인과 작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이 같은 방송 제작비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방송사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대체로 연예인 몸값도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간동아 813호 (p18~20)

오미정 CJ E&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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