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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깊은 절망! 작은 기대? 오세훈 나비효과 02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포스트 오세훈’ 소통령 자리 초미의 관심…잠재후보자들 물밑 경쟁 가열

  • 엄경용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대한민국의 수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 대한민국 면적의 0.6%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 권력과 부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곳. 1000만 명이 넘게 살고 1년 예산이 21조 원에 달하는 도시. 서울시는 대한민국 안에 위치한 또 다른 공화국이다. 서울시장을 소통령이라 부르는 이유다. 더욱이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가는 지름길로도 통한다. 이미 이명박 전 시장이 서울시장을 발판 삼아 청와대에 입성했다. 오세훈 시장도 유력한 차기주자로 꼽히곤 했다. 많은 정치인이 서울시장 자리를 탐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자리를 걸었던 무상급식 투표가 투표율 25.7%에 그쳐 무산되자 ‘포스트 오세훈’을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8월 24일 투표일까진 어느 누구도 “내가 하겠소”라고 말하길 주저했지만, 이제는 여야와 잠재후보군 모두 점잔만 빼기 어려워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보궐선거 승리의 주인공은 일약 대선주자급으로 몸값이 급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야와 잠재후보군의 경쟁이 급속히 가열될 수밖에 없다.

쫓기는 여권과 쫓는 야권 모두 필승카드를 찾기 위한 깊은 고민을 피할 수 없다. 고민의 첫 번째 갈래는 여야 모두 서울시장 후보를 당내 전·현직 의원급에서 찾느냐, 아니면 당외 유력인사를 영입하느냐로 집약된다. 결론부터 보자면, 서울시장직을 자신의 정치 야망에 이용하기 십상인 정치인 출신보다 순수하게 행정에만 전념할 수 있는 당외 인사를 선호하는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명박·오세훈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이다.

한나라당, 나경원·정두언·정운찬·임태희 거론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

여권에선 당내 인사(나경원, 권영세, 정두언, 권영진, 홍정욱)와 당외 인사(정운찬, 임태희, 유인촌, 윤석금) 등 10여 명의 이름이 거론된다. 특정하긴 어렵지만 ‘능력 있는 관료 출신’을 물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선인 나경원 의원은 ‘제2의 오세훈’ 이미지와 함께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나 의원은 주민투표를 앞두고 누구보다 ‘오세훈 구하기’에 앞장섰던 만큼 오 시장 구원투수로서 손색없다는 평가다. 높은 대중성이 강점이다.



보궐선거를 오 시장으로 인해 치르게 된 만큼 ‘제2의 오세훈’을 내세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주민투표에 부정적인 소견을 보여왔던 3선 권영세, 재선 정두언 의원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둘 다 개혁 성향이라는 점에서 여당이 자초한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적임자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초선인 권영진, 홍정욱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권 의원은 강북지역에서만 수십 년째 살면서 서민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 강점이다. 과거 서울시장은 대부분 강남 출신이었다. 홍 의원은 젊음과 개혁 이미지, 대중성을 겸비했다.

당내에선 “전·현직 시장이 대부분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서울시장 자리에 정치적 색채가 너무 짙다”며 당외 인사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먼저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총리가 꼽힌다. 자수성가와 사회공헌을 모두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이름도 나온다. 또 다른 당직자는 관료 출신을 1순위로 꼽았다. 이 당직자는 “서울시장은 어차피 행정을 하는 자리”라면서 “경험 많은 관료 출신이 시장직을 맡으면 한눈팔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성공하면 정치적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민주당, 천정배·추미애·박원순·안철수 거론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민주당 천정배 의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받는 야권에선 후보군이 쏟아진다. 당내 인사(천정배, 추미애, 박영선, 전병헌, 이인영, 김성순, 김한길, 이계안)와 당외 인사(박원순, 안철수, 한명숙)가 두루 거론된다.

민주당 4선 천정배, 3선 추미애 의원은 주민투표가 끝나자마자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 안산 단원갑이 지역구인 천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8월 28일까지 주소를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총선과 대선 승리에 앞장서기 위해 나섰다”는 게 출마변이다. 추다르크로 불리는 추 의원은 “야권이 정치력을 ‘다걸기’ 해야 하는 선거가 됐다”며 출마 뜻을 밝혔다.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능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여성 전사로 꼽힌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전 의원은 개혁을 상징해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야권에서도 정치인보다 집 밖에서 찾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치인에게 식상해 있는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려면 신선한 얼굴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논리다.

박원순 변호사가 1순위로 꼽힌다. 박 변호사는 참여연대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오랜 세월 사회봉사를 실천해온 점이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시골의사’ 박경철 씨와 함께 5월부터 전국 곳곳에서 ‘청춘콘서트’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영입대상으로 거론된다.

차기 서울시장 “나요, 나!”




주간동아 802호 (p18~19)

엄경용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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